임용한 박사의 손자병법 개정판 구매 후기

2021. 6. 24. 22:07각종 후기, 리뷰들/책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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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 말~작년 초에 국방TV의 최고 인기 프로그램, '토크멘터리 전쟁사'를 알게되서 즐겨보았는데요.

여느 우리나라 역사 프로그램 답지않게 국뽕이라 불리는 이른바 국수주의식 태도나 단순 사실 나열성 설명을 지양하고 현장감있는 묘사와 색다른 방향으로 역사를 해설하는 차별화된 특징이 있어서, 기존 역사 매니아 뿐만 아니라 저와 같은 역사에 약간 관심있는 일반인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던 프로그램이였습니다.

 

그 덕분에 여기에 출연했던 네 분(허준 MC, 윤지연 아나운서, 임용한 박사, 이세환 기자)의 인기가 상당히 올라갔는데, 그 중에서도 역사학자이자 여러 전쟁사 관련 책을 저술했던 임용한 박사가 토크멘터리 전쟁사의 장점을 살리는 데 가장 큰  지분이 있었던 만큼, 예전에는 일부 역사 매니아층에서만 인지도가 국한되었으나 지금은 대중 역사교양 분야에서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진 것 같습니다.

 

'올재'에서 이번에 출판한 '손자병법'은 2015년에 같은 출판사를 통해 발간했던 손자병법을 좀 더 상세하고 이해하기 쉽게 다시 쓴 개정판이자, 임용한 박사님이 토크멘터리 전쟁사 방송 이후 처음 발간한 책이기도 합니다.

 

개정판 이전 손자병법을 본 적은 없으나, 토크멘터리 전쟁사가 2016년 부터 방송한 만큼 4년 여간 방송을 통해 축적된 역사 이야기 등이 더 풍부하게 보완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임용한 TV 채널에서 직접 이 책을 소개하는 영상이 올라왔는데, 이번에 개정하면서 내용을 대폭 수정 보완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토크멘터리 전쟁사 방송하면서 축적된 지식과 정보가 이 책에 많이 녹아들어있다 느껴졌습니다.

 

 

 

 

흰색 단색 바탕에 캘리그라피로 장식된 심플한 표지 디자인이 깔끔하고, 약간 단순해 보이는 디자인 덕분에 '손자병법'의 주는 고전 비기(?)같은 느낌이 더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

 

 

 

올재의 '손자병법'은 임용한 TV 유튜브 채널에서 출간 소식을 들었는데, 가격이 8,900원이라고 하길래 저는 앞에 숫자 1이 빠진 줄 알았습니다. 요즘 책 치고 1만원도 안하는 게 있을 거라 생각도 안했고, 8,900원이 맞다면 상당히 얇은 소책자 정도 두께일거라고 생각했는데, 교보문고를 가보니 일반적인 교양서적 사이즈이고 460 페이지 수준으로 두께도 두툼하고 텍스트도 꽤 밀도있게 들어있습니다.

 

 

 

 

책 첫 페이지를 열어보니 손자병법을 출판한 '올재'는 일반적인 출판사가 아니라, 수익금을 공익 목적으로 환원하는 비영리 법인이라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이윤을 추구하지 않고 책 판매금과 별도로 후원을 받고 있어서 저렴한 책값을 책정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손자병법을 비롯한 올재에서 출판하는 도서는 5,000부만 인쇄하고 6개월간 교보문고를 통해서만 판매하는 특징이 있고, 일정 기간 이후에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무료로 공개한다고 합니다. 

 

유명 고전을 불우이웃에게는 무료로 제공하고 일반인에게는 부담없는 가격으로 판매해서 양질의 지식을 접할 수 있게 하는 취지가 좋아보이네요.

 

 

 

 

 

손자병법의 1편 '계' 부터 13편 '용간'까지 원전 한문 구절의 의역을 먼저 제시하고 그 다음에는 그 구절에 대한 해설이 이어집니다. 고전 한문이 워낙 추상적이고 함축적으로 쓰여지다보니, 다양한 해석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데, 이번 올재의 손자병법에서 저자는 지나치게 형이상학적이거나 철학적인 해석은 지양하고, 전쟁 그 자체의 관점에서 손자가 어떤 원리를 말하고 싶어했던 것인가를 더듬어 살펴보고 있습니다.

 

특히 손자가 살았던 춘추전국시대의 시대상을 충분히 감안하면서 그의 말을 해설하기 때문에 좀 더 생생하게 손자병법의 구절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해설 다음에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적용할만한 사례들을 소개하는데, 지나치게 단편적이거나 또는 보기 힘들정도로 너무 길지 않고 딱 보기 편한 길이로 예시를 제시하여서. 4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지루한 고전이라기 보다는 흥미로운 전쟁 이야기 책 보는 것 같은 느낌도 줍니다.

 

 

아직 2편까지만 보아서 전체적인 내용에 대해 평하기는 이르지만, 

손자병법을 토크멘터리 전쟁사 스타일로 해설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토크멘터리 전쟁사가 직접적으로 언급되는 것은 아니지만 풍부한 전쟁 사례들이 방송에서 다뤘던 주제인 경우도 많은 것 같아서 그 때 이야기 들었던 어록들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8,900원이라는 매우 저렴한 가격을 감안하지 않더라도 손자병법에 관심이 있거나 인문학 서적을 좋아하는 분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만한 책이고, 기존에 임용한 박사의 역사해석 스타일을 좋아하셨던 분들이라면 더더욱 만족할 만한 책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