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ulenc, Nocturnes No. 7, 풀랑 녹턴 7번 연습일지 - 2

2022. 11. 15. 23:11정보글 모음/피아노 연습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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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랑 녹턴 7번 연습일지를 올리고 1개월 여가 지났는데,

중간에 딴 일 하다보니 실제로 연습한 기간은 2-3주 정도 된 듯 하네요.

(라고 글을 쓰다 임시저장만 해놓고 벌써 5개월이나 지날 줄이야)

 

곡이 짧고 반복적인 부분이 많아서 외우는 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는데,

볼륨 조절을 잘 해야해서 까딱 잘못해서 조금만 힘들어가도 팍 때리는 튀는 소리 나거나, 페달 연결을 실수해서 소리가 끊겨버리는 불상사가 발생하는 등 생각보다 완성하기는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손가락이 좀 익고 나서는 악보에 자주 틀려서 특별히 의식해야 하는 부분을 새롭게 표시를 하였는데

손가락 번호는 빨간색 글씨로, 아티큘레이션이나 칠 때 유의해야할 사항 등은 파란색으로 표시하는 식으로 구분해보았습니다.

 

 

먼저 이 곡이 생각보다 어려운 게 3성으로 진행되서인데요. 

보통 3성 연습을 위한 대표적인 곡인 바흐 신포니아(Sinfonia)는, 각 성부를 비교적 동등하게 들리게 표현을 해야하는데,

이 곡은 각 성부가 다 들려야 하는 스타일의 곡은 아니고, 가장 윗 성부인 멜로디가 잘 들려야하다보니

2개의 성부를 치는 오른손이 건반을 누르는 세기의 밸런스 조절이 중요하다고 느껴집니다.

 

실제로 유튜브 같은데서 이 곡의 연주를 들어보면 중간음들은 들릴 듯 말 듯 하게 약하게 들리는데,

아마추어인 제가 처음에 별 신경을 안쓰고 치면 멜로디가 묻히고 화음 역할을 하는 중간음만 세게 들리기 쉽더라고요.

 

 

그 이유가 중간음을 누르는 오른손 손가락은 주로 힘이 센 엄지와 검지이다보니 그런건데,

특히 첫번째 마디 첫부분의 멜로디인 도-시b-라b-솔 중간에 들어가있는 미b - 도를 엄지로 치다보니 의식하지 않으면 중간음에 더 힘이 실리게 됩니다. 그래서 이른바 '윗소리'를 잘 내기 위해서는 차라리 엄지에 힘이 너무 안들어가서 소리가 묻히는 한이 있더라도

멜로디를 치는 약지와 새끼 손가락에 좀 더 힘을 싣도록 하였습니다.

 

실제로도 이 곡의 연주곡을 들어보면 중간음은 들릴락 말락한 음량으로 치는 경우가 많아서 윗소리르 내는데 좀 더 집중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됩니다.

반면 윗소리 중에 힘이 지나치게 많이 들어가는 부분이 있는데, 

바로 두 번째 마디 뒷부분의 멜로디인 시b - 도 - 솔 중에 '시b'입니다.

그 이유는 제가 연습한 손가락 번호대로라면 시b 전에 '도'를 엄지로 치고 시b를 중지를 넘겨서 치는데,

중지를 엄지 위로 넘겨서 치느라 손가락의 위치가 높아지다보니 힘이 너무 많이 실려서 음이 튀게 들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부분을 비록 윗소리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강하지 않게 치도록 표시를 해서(>에 x자 표시) 손가락이 건반을 때리는 속도를 잘 조절하도록 했습니다.

 

그 다음 자주 틀리는 구간이 마디 3의 세 번째 박자에 등장하는 '레' 를 친 다음 바로 한 옥타브 아래 시-레-솔을 부분인데요.

이 부분은 손이 큰 사람이라면 레를 짚고 손을 떼지 않고 바로 '시'로 내려갈 수 있는데,

저는 10도가 억지로 닿는 손 크기여서 왼손으로 화음 짚을 때 빼고는 대개 동시에 치려고 하면 옆에 음까지 같이 치기 일쑤라 되도록이면 그냥 끊어서 치기 때문에 페달 밟는 타이밍을 놓치면 소리도 같이 끊어져 버리게 되죠.

 

저 부분에서 레를 누르고 시 치려고 레를 짚었던 손을 떼기 전 찰나의 타이밍에 페달을 밟아야 '레' 소리가 안 끊어지기 때문에

이 부분을 특별히 주의해서 치려고 따로 표시를 하였고, 차라리 박자가 살짝 밀리더라도 페달을 밟는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하였습니다.

 

 

곡을 연습하다가 종종 간과하게되는 부분이 악상기호가 아닌 글씨로 쓰여져 있는 지시어인데요

보통은 crescendo(점점 세게), ritardando(rit.) (점점 느리게)와 같은 이탈리아어 지시어는 보편적으로 쓰여져서 익숙한데,

프랑스 작곡가나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한 작곡가는 이 지시어를 프랑스어로 써놓는 경우가 있어서 좀 생소할 수 있습니다.

 

위의 9번째 마디에 'très doux' 라고 되어있는 지시어가 그러한데 프랑스어로 '매우 부드럽게'라는 뜻입니다.

이탈리아어로 번역하면 'molto dolce' 정도 되려나요.

 

그리고 같은 9번째 마디 왼손 반주 부분이 아까 위에서 말씀드린 것 처럼 10도로 도약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원래 같으면 처음 박자에서 '라b'까지 치고 페달 뗀 다음에 시b와 한 옥타브 위의 레 사이에서 페달을 다시 밟아야하는데,

페달을 떼고 재빠르게 다시 밟지 않으면 반주소리가 또 끊기게 됩니다.

 

최대한 페달을 빨리 밟고 뗴야 하는데, 실패 확률이 높아서 결국에는 그냥 저 부분을 페달을 아예 안떼고 그냥 치기로 했습니다. 소리가 덜 깔끔해지긴 하는데 그렇다고 완전 불협화음이 되서 지저분해지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구요.

 

 

 

 

12 마디에서는 처음 주제가 한 옥타브 위에서 반복되다가 다시 한 옥타브 아래로 원래대로 돌아가는데,

16분음표를 빠르게 한 옥타브 내려서 쳐야하기 때문에 소리가 끊어지기 쉽습니다.

 

한 옥타브 아래를 완전히 레가토로 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겠습니다만, 최대한 페달과 약간의 루바토 기술로 최대한 한 옥타브 위의 도 소리가 끊어지기 전에 다음 음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왼손 파트에서는 약간 엇박이라고 써놨는데, 이거는 유튜브에서 들은 한 버전에서 약간 이 부분을 완전히 동일한 타이밍에 치지 않고 살짝 왼손과 오른손 타이밍을 엇갈리게 치는데 좀 더 여유있고 약간의 의외성있는 소리로 들리더라구요.

 

그 유튜브 영상에서 듣던 버전이 대체로 낭만주의스럽게 박자를 살짝씩 밀당하는 경향이 있던데, 제 개인적으로는 좀 더 곡의 맛을 더 잘 살려주는 것 같아서 몇몇 포인트에서 저도 비슷하게 쳐보고자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23-26 마디를 긁어왔는데요.

 

24마디 때 한 프레이즈를 마무리하고 다음 프레이즈로 넘어가기 전 쉬는 타이밍이 있습니다. 쉬는 박자를 정확하게 몇 박자를 쉬라고 나와있지 않고 늘임표(페르마타, 아래와 같이 생긴 기호)가 있는데요.

 

이렇게 쉼표가 늘임표로 표시되면 칠 때 마다 그때 그때 삘에 따라 쉬는 박자가 들쭉날쭉하게 되는 문제가 있더군요.

그래서 제가 생각했을 때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박자를 세어서 저 부분을 총 몇 박자로 칠 것인지를 표시해놓아서 항상 일정하게 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25-26 마디 사이는 처음주제를 아까와는 반대로 한 옥타브 내려서 치게 되어있는데, 이 부분도 약간의 여유와 의외성을 주면서, 한 옥타브 내려가는 타이밍을 좀 더 확보하기 위해서 순간적으로 리타르단도(rit.)를 주고 다시 원래 템포로 돌아가도록 표시했습니다.

 

되도록이면 정해진 박자를 지켜서 치는 게 좋겠습니다만,

도저히 정박을 지켜서 칠 때 미스가 너무 많이 난다고 생각되면 

약간 루바토를 주는 식으로 처리하면 치는데 좀 더 수월하면서 어색하지 않게 들리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 치고 벌써 다섯 달은 되었으니 조만간 어느 정도 완성도를 달성하면 졸업하고 다른 곡을 도전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