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게 볼 수 있는 요리 상식, 요리 과학 책 - 사이언스 쿠킹

2018. 7. 11. 02:52각종 후기, 리뷰들/책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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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전 냉부에서 봤던 최현석, 샘킴 등 셰프들 부터해서 최근 골목식당의 백종원까지 쿡방이나 음식점 관련된 TV 프로그램을 보다보면, 요리 재료나 조리 방식에 대한 지식이 해박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요, 

요리를 잘 하기 위해서는 경험이나 감 같은 스킬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요리가 잘 될 수 있는 방법에 관한 지식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는데 특이한 제목의 책이 바로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사이언스 쿠킹' 이라고 은색의 표지에 두툼한 양장본 책이라 저는 과학을 요리하듯 재미있고 쉽게 이해하는 책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 책을 꺼내보니 진짜로 요리에 대한 책이더라구요.


요리에 관한 과학을 다루는 책인데, DK 출판사에서 이제 안 다루는 주제가 없구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신기한 주제이긴 한데, 꼭 살 필요가 있을까 싶었는데, 내용을 좀 보니 교양서로도 실용서로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 구입하게 되었습니다.





중고서점인데 비닐 포장도 안벗겨진 책이 옆에 또 있네요. 

그래서 운이 좋게 정가 29,000원인데 20,300원에 싸게 구매했습니다.


2018년 1월에 나온 신간이네요.



 


목차는 육류, 생선, 곡류, 채소, 향신료, 빵 분야로 나눠져 있고 조리기구에 대한 파트도 있습니다.




옛날에는 우리가 신맛, 짠맛, 단맛, 쓴맛 네 가지가 있다고 배웠는데,

최근에는 감칠맛과 지방맛 두 개가 더 추가되었다고 하죠. 이 책에서도 그렇게 여섯가지 맛이 있다고 되어 있네요.




냄비와 팬의 특성에 대해서도 간단히 나와있습니다.




주요 재료는 이렇게 2페이지에 걸쳐서 개략적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고기의 특징과 다양한 종류의 고기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개요 다음부터는 본격적으로 유용한 요리 상식 및 요리 과학지식이 나와있습니다.

쇠고기 부위별 특성부터 적합한 조리법도 나와있고,




고기의 신선도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나 

혹은 제대로 알지 못하면 잘못 알기 쉬운 의문점에 대해 세부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고기하면 떠오르는 요리, 스테이크!


스테이크의 굽기 정도와 잘 굽는 방법도 나와있는데, 일반적인 요리책과는 다르게 스킬적인 부분에 포인트를 맞추기 보다는 원리적인 면에 좀 더 치중하여 설명하고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입니다.




닭고기, 특히 닭가슴살은 퍽퍽한 식재료라 부드럽게 만들어야 먹기가 좋은데, 

그에 대한 적절한 조리원리도 나와있습니다.




프라이팬으로 가열 시에 열 전달이나 익는 순서, 정도에 대해 세부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막연히 프라이팬으로 조리하는 것과 오븐으로 조리하는 것이 다르다라고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을


이 책을 보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선을 구울 때 호일로 싸서 굽는 경우도 종종 있죠. 단순히 눌어 붙지말라고 하는 기능 외에

조리 과정에서 어떻게 차이가 있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냉부를 통해서 인지도가 높아진 저온 조리법인 수비드의 원리도 알 수 있습니다.




치즈나 크림은 우리나라 가정에서 많이 활용하는 식재료는 아니라서 따로 공부하지 않으면 그 특성에 대해서 알기가 어렵죠. 크림도 그냥 생크림, 휘핑크림, 사워크림 같이 저런 종류가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도표로 체계적으로 정리해주니 나중에 크림을 활용한 요리를 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우유와 치즈는 물성도 향도 맛도 너무 달라서 어떻게 저렇게 변화하는 걸까 

TV같은데서 만드는 것을 보면서도 신기했는데요, 그 과정도 과학적으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프라이 팬으로 지지는 조리 외에 찜통에 찌는 조리법의 원리 등 중고등학생 때 기술가정 시간에 배웠을 법한 내용을 다시 한 번 갈무리해서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하면 또 마늘 많이 먹기로 소문난 나라이고, 저도 음식에 마늘을 왠만하면 넣는 편인데,

외국사람이 쓴 책임에도 마늘을 어느 정도로 다니는 지에 대해서도 잘 나와있어서 요리할 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 파트는 빵에 관한 내용인데요, 제빵은 재료배합 방법이나 굽는 방법에 따라 성공과 실패가 명확하게 갈리는 분야라 정확한 계량과 원리 터득이 중요하다고 하죠. 전문 제빵 서적에 비해서는 내용이 간략한 편이지만,

꼭 제빵을 제대로 배우려는 계획이 없더라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각종 그림과 일러스트를 곁들여 읽기 편하게 편집되어 있습니다.




얼마전까지 우후죽순으로 생겼던 대만 카스텔라, 거기서 버터가 아니라 식용유를 쓴다고 해서 인식이 많이 안좋아졌는데, 식용유도 엄연히 빵 만들 때 쓰는 재료 중 하나이긴 하죠. 단지 원래 방식의 카스텔라 만들기 위해 쓰이는 재료가 아니라서 그랬던 거였었죠.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도 버터, 라드, 마가린 뿐만 아니라 액체 지방도 나와있습니다. 


제빵에 직접적으로 적용하는 방법을 알려주지는 않지만 제빵할 때 알고 있으면 두고두고 도움이 되는 내용들인 것 같습니다.




빵이나 케이크 만들기가 실패하는 가장 큰 경우가 제대로 부풀지 않고 떡진 빵이죠. 가장 중요한 요소이니 만큼 이 책에서도 빠지지 않고 온도에 따라 세부적으로 빵이 부푸는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설탕과 초콜릿 등 단 것에 대한 내용도 부가적으로 나와있는데, 초콜릿을 템퍼링하면 더 맛있다고 알고는 있지만 그 이유를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그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져 있습니다.



이렇게 사이언스 쿠킹은 요리를 배우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내용을 그 동안 보고 들었던 요리 지식을 정리해주고 필요할 때 마다 꺼내서 숙지할 수 있도록 하는 레퍼런스 북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은 자취생 등 요리 초보 분들에게는 따로 배우기 힘들었던 요리에 관한 지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서 인터넷을 레시피를 보고 요리를 하거나, 아니면 대충 재료들을 사다가 요리를 하더라도 망치지 않고 먹을만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생각합니다.


다만 한 가지 단점은 저자가 서양 사람이다보니 용어나 조리예시가 주로 미국, 유럽 등 서양의 것들이 많아서

서양음식 할 때는 꽤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한국 음식에는 적용할 수 있는 사례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입니다.


재료 자체에 대한 특성이나 잘 고르는 법, 신선도 체크하는 방법 등 유용한 정보도 많지만

실제 요리에 적용할 수 있는 상식으로는 일반적인 국, 나물, 반찬류 같은 한국음식보다는 오븐요리나 생선 스테이크, 서양식 육수, 제빵 등 서양 요리를 공부하고 있거나 관심이 있는 분들께 더 도움이 되는 책이라 생각됩니다.



그 밖에 꼭 실용적 목적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시각자료와 보기좋은 편집에 도가 튼 DK출판사의 책 답게 일반적인 교양서적으로도 소장할 만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