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추억의 게임 즐길 수 있는 곳 - 레트로카페 트레이더

2017. 11. 1. 00:33각종 후기, 리뷰들/맛집,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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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쯤에 8-90년 대 오락실 게임을 할 수 있는 카페가 생겼다고 들어서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올해 여름이 되어서야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월간 공군에 특이한 카페를 소개하는 기사를 써야하는데

어디를 정하면 좋을 지 고민하다가 갑자기 생각이 났었거든요.


그래서 일요일 오후 6시쯤에 카페 취재 겸 방문하였습니다.

(그 전날 토요일도 갔었는데 카메라 배터리를 빼놓은 바람에 재방문을ㅠㅠ)



3호선 남부터미널역, 국제전자센터 근처에 있는 '레트로카페 트레이더'는

남부터미널 길 건너라 유동인구가 많은 것도 아니고

평범한 건물 2층에 있어서 제가 제대로 찾아간게 맞나 싶을 정도로 

겉에서는 그리 눈에 띄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토요일에 갔을 때는 테이블까지 사람들이 가득가득 차있더라구요.

오픈한 지 2년이 넘어서 이제는 아마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많이 알려진 듯 합니다.


사진촬영을 한 일요일 오후 6시에는 휴일이 끝나가다보니

대부분 게임하시는 분들 위주로 자리가 차 있었습니다.


바로 옆에 국제전자상가가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평범한 길가에 이런 게임의 성지라고 할만한 카페가 있다니 참 신기했습니다.







지금 20대는 구경도 못해봤을 것 같은 게임들인데도

오히려 간단하고 게임 자체의 재미는 절대 부족하지 않아서인지

젊은 커플들이 즐겁게 게임에 열중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간혹 30대 중후반 아버지들이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오시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이 곳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한다면

음료만 시키면 여기있는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렸을 때 했던 64가지 게임이나, 킹오파, 그리고 저도 잘 모르는 레트로 게임 등 

다양한 게임들이 있어서 골라가면서 해볼 수 있습니다.


다만 무료다 보니 적당히 플레이한 이후에는 기다리는 뒷 사람들에게 양보해야 겠습니다.


다행히 기다리시는 분들을 위해

 작은 팩을 끼워서 할 수 있는 미니 게임기도 구비되어 있어서

게임을 즐기고 싶은 손님들을 배려해주고 있었습니다.





맨 아래 슈퍼패미컴은 알겠는데 위의 까만색 게임기는 키보드 같이 생긴게 신기하게 생겼네요~





또 이곳의 구경거리는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수백개의 레트로 게임들입니다.


대체로 80년대 일본게임들이라 익숙한 게임은 잘 보이지 않지만

그 중에 대항해시대2 패키지를 발견할 때는 얼마나 반가웠던지요.


어렸을 때 게임매장가면 패키지 구경하는 것 만으로도 설레고 행복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는 너무 어려서 제가 살 수는 없었지만요.






벽장에 전시된 게임 말고도 이렇게
판매용으로 전시해 놓은 게임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플스 게임도 있었지만 완전 유치원 때나 봤을 법한 게임팩들이 보이니까
꼭 고대의 유물을 다시 발견한 것 같은 느낌이였습니다.

이런 오래된 게임팩은 맞는 게임기를 가진 사람이 과연 있을까나 싶은데
주기적으로 물물교환하거나 거래하는 모임이 있다고 하시니,
제 생각보다 큰 고정 수요층이 있나 봅니다.



이렇게 많은 게임들을 어떻게 모았을까 궁금하였는데,

제가 갔을 때는 30대에서 40대 사이의 남성 분이 계실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르게

젊잖으신 60대의 내외 분들이 카페에 자리하고 계셨습니다.

바로 이 곳을 개업한 사장님의 부모님이라고 소개하셨습니다.


사장님은 원래 일본에서 무역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는데,

그 때문인지 우리나라에서 구할 수 없는 물건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어렸을 때 부터 게임수집하는 게 또 취미였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몇 년 전부터 오래된 게임들을 즐기고자 하는 2-30대 층이 많아지면서

보유하고 있던 게임들을 공유하고자 차린 곳이 바로 이 카페라고 합니다.




유니크한 컨셉 때문에 어느정도 알려져서

게임을 좋아하는 연예인들이 나올 때 촬영장소로 방송을 타기도 했었답니다.


벽에도 걸려있는데 섹션TV에 민경훈 인터뷰 촬영장소로 나왔다던가

나혼자산다에 이시언과 은지원이 나와 게임을 한 장소로 나왔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보통 컨셉 카페의 경우 컨셉에 치중하느라 커피 맛은 그냥 쏘쏘 한 경우가 많은데

카페라떼 맛이 생각보다 진하고 괜찮았습니다.

경영에 참여하시는 부모님께서 나름 커피에도 신경을 쓰고 싶어서 좋은 머신을 들여왔다고 합니다.


토요일에는 손님들로 바쁘셔서 제대로 이야기를 못 나눴었는데,

일요일에는 다소 여유가 있어서 카페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한 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재밌는 컨셉만으로도 즐거운 경험이였는데,

친절하고 여유있는 분위기의 사장님 부모 내외 분이 환대해주셔서

즐거운 방문이 되었습니다.



카페에서 이야기 나누는 것 말고 색다른 즐길거리를 찾으시는 분들에게

한번 쯤 찾아갈만한 곳이지 않나 생각이 되고,

특히 80-90년대에 어린시절을 보낸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특히 인상깊은 곳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주소 : 서울 서초구 효령로 316-1 2층

지하철 3호선 남부터미널역 인근





( 작성한 레트로카페 트레이더의 짧은 소개 기사는 월간공군 웹사이트 afzine.co.kr 에 방문하신 후

'2017년 9월호(471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