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웰:무지는 힘 리뷰 - 전작보다 강화된 방법으로 재야언론인을 감시하자

2018. 3. 26. 23:16게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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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 2018. 2. 23.


장르 : 인디, 어드벤처, 추리


가격 : 10,500원 (스팀기준)


게임시간 : 19시간


한국어 지원 : 미지원




오웰: 무지는 힘(Orwell: Ignorance Is Strength)은  제작년 나왔던 오웰의 후속작으로


제목처럼 빅브라더를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배경과 시나리오가 인상적이여서 많은 호평을 받았던 게임입니다.



3월 22일부터 에피소드 3까지 모두 출시된 상태로


전작이 에피소드 5까지 있었던 것에 비하면 볼륨은 약간 더 적어졌지만


전작의 에피소드 1, 2가 분량이 적었던 것을 감안하면 크게 내용이 줄어들지는 않은 편입니다.

(그래도 내용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네요.)


시스템과 인터페이스는 전작과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새로 추가된 요소와

전작과는 살짝 달라진 주제를 중심으로 리뷰해보겠습니다.




1. 스 토 리



이번 편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사실감 부여를 위해

플레이어가 직접 아이디 등록을 하고 오웰 시스템에 접속하는 것으로 게임을 시작합니다.


여기서 차이점은 전작을 플레이 했을 경우 전작으로 등록한 프로필을 불러올 수 있는데,


바로 본작과 전작은 동일한 시간대에서 진행되기 때문입니다.

각각 다른 사안에 대해 두 수사관이 동시에 조사하는 상황인거죠.


없으면 물론 안불러와도 되고, 사실 생각보다 접점은 별로 없습니다. 한 번 정도 됩니다.





그리고 조사관으로서 자질을 평가하기 위한 적성평가를 하는데, 사실 아무거나 선택해도 큰 상관없습니다.

그래도 게임 초반이나 중후반에 한두번씩 적성검사 선택한 것에 대해 언급이 되곤 합니다.




  1) 에피소드 1



적성검사가 끝나면 본격적으로 게임이 시작됩니다. 둘의 전화통화로 시작되는데,

전작과 달라진 점은 바로 음성이 등장합니다!


이전에는 전화도 모두 텍스트로만 표시되었는데, 전작으로부터 수익이 꽤 났는지(?)

이번에는 전화나 방송에서 직접 사람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좀 더 스토리에 몰입하기 좋아져서 좋았습니다.


통화내용은 Oleg Bakay라는 군인이 Ravan Vhart라는 한 재야언론인에게 협박을 받는 내용으로 긴박한 분위기에서 시작합니다.


그러나 Oleg Bakay는 타국(Parges, 파지스)의 군인으로 위장한 스파이로 오웰을 운영하는 국가(Nation, 네이션)에서

보낸 첩자이기 때문에, 그에 대해 조사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 과정에서 Ravan Vhart라는 재야언론인이 어떤 일을 하는 지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하게 됩니다.




이번 편에서는 조사관인 플레이어를 도와주는 앰플포드(Ampleford)라는 여성 조언자가 등장합니다.

지난 편에서는 사임즈(Symes)라는 남성이였었죠. 




조사를 하다보면 Parges의 군인인 줄 알았던 Oleg Bakay가 Nation의 'Janus'라는 활동명을 가진 첩보원임을 알게 됩니다.

(조사관도 Nation에 소속된 사람이기 때문에 내부에서는 그리 비밀스런 내용은 아닙니다.)





반면 대범해보이는 풍모를 가진(머리가 산발인게 약간 김어준씨 같은 느낌이...) Ravan Vhart는 Parges 사람으로 

PeoplesVoice라는 SNS 채널의 메인편집장을 담당하는 재야언론인입니다.


그는 'Nation'이 자국의 상층부를 꼭두각시로 만들어 조종하고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이며,

상층부에서 몰래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파헤치고자 합니다.




Oleg Bakay는 Orwell의 현장출동팀에 의해 연행, 또는 사살되는데

뜻밖에도 Ravan Vhart는 그곳에 있던 감시카메라를 볼 수 있게 미리 준비하였고

그 장면을 대중에 공개하여 Nation이 자국의 군인을 멋대로 처리하는 만행을 저질렀다는 경악스러운 보도를 냅니다.


(사실 그는 Oleg Bakay가 Nation의 스파이인걸 이미 알았기 때문에 협박을 한 것인데,

기사를 낼 때는 입 싹닫고 모른다는 듯이 얘기하는 점이 참 예사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2) 에피소드 2


하루가 지나고 Ravan Vhart는 부인인 Karen Vhart와 동생인 Ilya Vhart와 통화하면서

Nation에 타격을 줄 수 있을만한 기사를 작성하겠다고 합니다.


이 전화를 도청한 조사관 및 조언자 Ampleford는 그가 기사를 내지 못하게 훼방을 놓기로 합니다.

이를 위해 그의 가족관계를 캐내기로 하며 약점을 잡아보고자 합니다.




부인인 Karen Vhart는 PTSD(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를 관리하는 재활치료사이며,

Ravan Vhart와 Ilya Vhart가 공습으로 인한 사고로 피난을 가면서 만나게 된 사이로,

그 인연으로 Ravan Vhart결혼까지 이어진 케이스입니다.



그리고 나이차이가 좀 나는 동생인 Ilya Vhart는(Ravan Vhart는 1972년, Ilya Vhart는 1983년)

전작에도 등장했던 제약회사의 직원이자 PeoplesVoice의 편집인으로도 형과 함께 일하는 사람입니다.


평범해보이는 두 사람이지만 조사관은 진실 혹은 별거 아닌 사소한 기록이나 증언을 꼬투리잡아서

고의적으로 스캔들을 일으키는 것이 에피소드 2의 주 내용입니다.


어떠한 내용으로 진행하냐에 따라 3-4가지로 분기하고, 시간제한이 있는 에피소드이기 때문에

수많은 증거들 중 필요하다 생각되는 내용만 선별적으로 수집할 필요성이 높습니다.



  3) 에피소드 3





또 다시 하루가 지나고 에피소드3에서는 하루가 지나고 Ravan Vhart에 최종적으로 타격을 입히기 위해

그가 작성하는 글들을 미리 엿본 후 그에 반박하거나 그가 하는 말이 거짓임을 보이는 글들을 퍼트리는 일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대중에 글을 퍼트리는 것은 전작에는 없던 요소이며 에피소드2와 마찬가지로

어떠한 내용을 퍼트리냐에 따라 3-4가지 정도로 분기하기 때문에 흥미진진하게 스토리를 즐길 수 있습니다.


 




2. 시스템


오웰: 무지는 힘은 전작과 거의 동일한 시스템과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어서

변화된 점 위주로 언급하기로 하겠습니다.


공통되는 내용은 오웰 리뷰를 참고해주세요.(링크)






먼저 이번 게임에서는 시간의 개념이 생겼습니다. 왼쪽 상단을 보면 현재 시각이 뜨는데요,

하나의 데이터(Datachunk)를 수집할 때 마다 이를 확인하고 분석한다는 명목으로 10분의 시간이 흘러갑니다.


이 요소는 에피소드2에서 중요한데 에피소드2는 Ravan Vhart가 저녁 6시경에 기사를 뿌리는 시각이기 때문에

그 이전에 뭔가 조치를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로는 자료수집을 단순히 있는 자료를 갔다 옮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검색을 해볼 수 있는 기능입니다.

위와 같이 오른쪽에 분홍식 입력창이 뜨면 왼쪽에는 검색 키워드가 하이라이트되어서

오른쪽으로 끌어서 해당 키워드를 인터넷에 검색해볼 수 있게 됩니다.


이 점이 이번 편의 난이도가 약간 올라간 점이라고 할 수 있는게,

그 전에는 파란색이나 노란색으로 친절하게 '여기 데이터가 있습니다' 표시해줘서 그냥 수동적으로 수집만 하면 됐다면

이번에는 연관 검색어를 직접 찾아봐야만 볼 수 있는 자료나 힌트들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적절한 검색어를 찾질 못하면 떄로는 게임이 막히는 일도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위의 첫번째 화면은 학교 전자출석부로 수업이 있었던 일자를 입력하면 해당 수업의 출석한 학생 명단이 뜨게되고

아래의 인스타그램 비슷한 '홀로그램'이라는 사이트에는 

검색창에 특정한 장소를 입력하면 그 장소에서 업로드한 사진이 뜨게 되는 식입니다.




또한 이번 작에는 기존의 자료수집기인 Reader, 도청 기능을 하는 Listner, 컴퓨터나 폰을 엿보는 Insider 세 개 외에도

Influencer라는 또 하나의 탭이 우측상단에 보입니다.


이것은 자료수집이 아닌 자료를 퍼뜨리는 기능으로

Raban Vhart가 작성하고자 하는 글의 주제를 찾으면, 그에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자료를 찾아서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반론을 제기할 수 있는 자료는 다양한 곳에서 찾을 수 있으며, 위와 같이 한 가지가 아닌 두 개에서 네 개 까지(주황색 하이라이트된 부분) 다양하므로 선택의 여지가 있고 각 선택지에 따라 파급력도 조금씩 다릅니다.


이 기능은 에피소드3에서만 활성화 되며, 에피소드3의 이야기 전개 및 엔딩에 매우 큰 영향을 주는 핵심요소입니다.







물론 기존과 같은 도청기능이나 휴대폰 고유번호를 뒷조사해서 원격으로 엿볼 수 있는 기능은 모두 갖고 있습니다.




3. 마무리


전작이 일련의 테러사건의 배후인 비밀조직에 대해 조사하고 그와 관계된 비밀을 밝힌다는 수사물 및 미스터리물의 성격이 있었기 때문에 진실이 무엇인지가 좀 더 중요했고, 사회불안을 종식시킨다는 분명한 명분이 있었던 조사였던데 반해


본작은 Oleg Bakay의 협박과 관련된 Ravan Vhart의 연관성을 찾는 초반부 외에는, 조사관이 소속된 Nation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는 그의 약점을 캐고 그것을 대중에 퍼트려 신뢰를 잃게 만들어 대중을 선동하고 여론을 조작하는 전형적인 빅브라더의 폐해를 보여주고 있어 이야기의 방향성이 다소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에피소드를 진행하다보면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서로 상반되는 증거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이 아닌 것을 진짜인 것으로 믿어도 전혀 문제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거짓된 증거라도 프레임을 짜고 그걸로 몰아넣으면 되기 때문이죠.


따라서 게임성은 유사하나 미스터리한 부분이 대폭 옅어져서 전작을 즐겨하신 분들은 약간 호불호가 갈리는 듯 합니다.

이번 조사관(플레이어)이 오로지 정권을 위해 반대 언론인의 사생활을 캐내 명예를 실추시키고 가정을 무너뜨리는 일도 서슴지 않는 걸 보면 예전 채동욱 검찰총장의 가정사 관련 논란이 떠오르기도 하고 플레이 하고 나서 생각해보면 아주 나쁜 짓을 한 거였구나 알게 됩니다. 


그래서 예전 국정원이 저지른 일들이 민주사회에서 해서는 안될 짓이였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게 해주는 약간 교훈적인(?) 효과도 주는 게임이라 생각이 되네요. (하지만 플레이어는 또 다른 엔딩이 없나하고 아무렇지 않게 정보를 파헤치죠...)



그래서 저는 이번 작이 바로 이전까지의 우리나라 현실과 비슷한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서 재미있게 플레이했고 거의 모든 엔딩까지 보게 되었습니다.(전작보다 스토리는 더 짧은 데 플레이 시간은 오히려 더 긴 걸 보면 알 수 있어요.)


고등학교 수준의 영어를 할 수 있으시면 다 이해는 안되더라도 플레이하는데 어렵지는 않아서 이런 류의 게임을 좋아하실 경우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 간단 요약 - 

장점 

1. 심플하지만 현대-근미래 분위기를 잘 살리는 세심한 그래픽, 사운드 연출

2. 텍스트가 많은 게임치고 게임 진행이 편리함

3. 다양한 스토리 분기


단점 

1. 수많은 영어 텍스트

2. 전작보다 짧은 분량

3. 전작에 비해 주제가 한 개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미스터리한 요소가 덜함

(하지만 에피소드 3에서 많이 만회함)


이런 분께 추천

1. 게임을 통해 정보원 느낌을 체험해보고 싶으신 분

2. 다양한 스토리 분기를 좋아하시는 분


이런 분께 비추천

1. 영어 울렁증 있으신 분

2. 여러 엔딩을 공략하기 귀찮으신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