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소곡주 인터넷 주문 개봉 후기

2018. 8. 13. 23:49각종 후기, 리뷰들/맛집,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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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척 분이 충남 서천에 사셔서 간적이 있었는데, 그 때 특산주로 마셨던 한산소곡주가 너무 맛있었습니다.


술을 많이 안 마시는 저도 도수가 꽤 나가는 술이지만 저도 모르게 많이 마셔버렸죠. 앉은뱅이술이란 별명도 갖고 있는데 딱 그 별명이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서울에서도 한번 사먹어 봐야지 했는데, 지난번에 공주갔을 때도 특산품 가게에 있지 않아서 

인터넷으로 주문하였습니다.






아주 옛날에는 인터넷으로는 주류를 안 판다는 얘기를 어렴풋이 들은 것 같은데 그것도 다 옛날 일인가봅니다.


옥션, 11번가 같은 오픈마켓은 물론이고 티몬같은 소셜 커머스에서도 전통주 코너가 어엿하게 하나 있더라구요.


대부분 5-10% 전통주 할인쿠폰도 있는데 다 비슷비슷한 메이커이지만 옥션이 좀 더 쿠폰 할인율이 높아서 옥션에서 구매하였습니다.


주류인 만큼 당연히 19세 이상이신 분들만 구입가능하겠죠?




용량은 750ml, 1500ml, 1800ml 이렇게 세 사이즈로 나오는데

저는 가장 가성비 좋은 가장 큰 1800ml 짜리로! 구매했습니다.



유리병이라 스티로폼에 에어캡까지되어서 오는군요. 


한산소곡주는 막걸리 같은 완전 생주는 아니지만 발효주라 어느정도 서늘한 곳에서 보관해야해서 아이스팩도 같이 담겨서 배송되어왔습니다. 하지만 역대급 폭염에 이미 아이스팩은 다 물이된지 오래되긴 하였네요.





일제시대와 전쟁을 거치면서 전통주 양조비법이 많이 파괴되었다가 요즘 다시 복원되면서 지역별로 다양한 전통주들이 많이 발굴되고 인지도를 넓혀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산소곡주에서 '한산'은 서천군 한산면의 지명을 따온 것으로 이순신 장군이 해전을 벌인 한산도 대첩의 한산과는 관련은 없구요, 이 지역에서 만든 찹쌀을 주 원료로 하여 담근 술만 '한산 소곡주'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고 하네요.






한산소곡주는 멥쌀보다 찹쌀 비중이 훨씬 높아서 소주나 물보다 좀 더 진하고 걸쭉하다는 느낌이 있구요,


또 발효되면서 생기는 단맛이 강해서 쓴 맛보다는 단맛이 더 많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단맛이 강하지만 인공 감미료는 전혀 안들어가서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곡물 특유의 단맛과 향이 느껴집니다.


알콜 도수가 참이슬 후레시 같은 순한 소주랑 별 차이가 나지 않는 16도 도수인데 반해 쓰다는 느낌이 훨씬 약해서 소주잔이 아니라 막걸리잔에 따라서 마셔도 잘 넘어가는 게 소곡주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덕분에 취하는 줄 모르고 마셔대다가 과거를 놓치거나 도둑질하다 도망가지 못하고 술마신 자리에서 못일어 난다는 일화로 인해서 앉은뱅이술로도 많이 알려져있다고 하네요.






아까 언급했듯이 냉장고나 서늘한 곳에 보관하는 것이 좋아서 어쨌든 냉장고에 넣으려고 했는데

1800ml짜리 병이 워낙 커서 냉장고에 똑바로 세워서 들어가질 않을 정도네요.




병은 샴페인과 비슷하게 겉에 커버를 벗기면 위와같이 플라스틱 마개로 되어있어서

똑바로 세워서 보관하지 않으면 혹시나 뚜껑이 열려서 쏟아지지 않을까 약간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병이 너무커서 어쩔 수 없이 가로로 뉘어서 보관했거든요.

자취하시는 분들처럼 냉장고가 작은 경우 보관이 조금 불편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날씨가 너무 뜨겁다보니 겉 커버를 벗기니까

몇 초 있다가 샴페인처럼 마개가 저절로 뻥 하고 튀어나오더라구요. 

날씨가 더울 때 구입하시는 분은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생긴 것만 보면 약초가 들어간 전형적인 쓴 약주 생김새긴 한데,

전혀 그렇지 않고 달고 부드러운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특히 찹쌀특유의 입에 착 붙는 느낌이 참 인상적이기도 하구요.


소주잔에 따라서 원샷하셔도 좋구 막걸리 잔에 따라서 양껏 마시는 것도 좋은 술입니다.


하지만 쓴맛은 별로 없지만 도수는 높아서 약간 매실주나 과일소주 같은 도수가 희석된 술보다는 확실히 진하고 독하다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서천에서 마셨던 것에 비해서 좀 더 그랬었는데, 더운 날씨에 배달오다보니 그런 것인지 아니면 그냥 기분 탓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어쨌든 과음만 하지 않으면 크게 호불호 안가리고 마실만한 전통주라 막걸리나 일반적인 약술만 드셔보신 분들은 기회가 되면 드셔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