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촌 신흥시장 탐방기(코스모스 식당, 루프트발롱, 남양카페)

2018. 6. 15. 15:56각종 후기, 리뷰들/맛집,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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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촌 신흥시장 가는 길


얼마전에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와서 유명해진 해방촌 신흥시장에 다녀왔습니다.


해방촌 아래쪽은 경리단길 맞은 편이라 분위기 있는 음식점들이 많은데 비해서


해방촌 신흥시장은 남산자락의 고지대에 위치해있어서 많이 알려진 곳이 아니였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줄서서 먹어야 될 정도로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하죵.




숙대입구역과 녹사평역의 딱 중간인 절묘한 위치라 어디서도 가깝지 않아서

정말 아는 사람만 가는 곳이였죠. 




선거 전 날인 화요일에 갔었는데 저는 녹사평역 루트가 아니라

402번 타고 남산 둘레를 도는 소월길쪽으로 해서 찾아갔습니다.


보성여중고 입구 정류장에서 내리면 길 건너면 바로 신흥시장입니다.

강남쪽에서 가실 때는 402번 타고 가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반대편 정류장은 옛날 TV처럼 만들어져 있어서 레트로한 동네의 느낌을 살려주고 있네요.




미세먼지 없었던 깨끗한 날이였습니다. 버스타고 가끔 지나가본 적만 있는 동네인데

직접 걸어내려가 본 거는 이번이 처음이였습니다. 서울 한가운데에 있는 동네인데도 낯선 동네네요.




8-90년대 느낌이 아직도 남아있는 동네의 모습을 보니, 유치원 때 살던 동네가 생각나네요.




<신흥시장 입구>


일반적인 시장처럼 한 길을 따라 쭉 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저 안쪽의 길이 원형으로 되어 있어서

건물 사이에 감싸져 있는 구조라 이국적이고 독특한 분위기가 있습니다.


지금은 쇠퇴해서 시장의 기능은 하지 못하고 대신 음식점이나 옷가게 등이 들어서있고

공방같은 곳들도 많이 입점을 추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진짜로 레트로한 신흥시장 내부



언제부터 이런 모습으로 되었던건지 가늠도 안될 정도로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곳이 바로 여기 신흥시장이였습니다.


이 정도로 사람이 빠져나가서 방치되면 아예 다니지 못할 곳이 되버리거나, 

아니면 다시 재정비해서 좀 깔끔하게 바뀌거나 할 텐데

신흥시장은 딱 예전에 가게들이 많이 있었을 때 느꼈을 법한 모습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았습니다.





레트로한 컨셉이 아니라 진짜 레트로함이 느껴지는 골목.



다녀간 분들 중에서는 을씨년스러울 정도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밤이 되면 정말 그럴 것 같지만, 화창한 낮에는 그 정도의 느낌은 없었습니다.




가게들 휴무일이 들쭉날쭉해서 쉬는 집들도 있었고,

아직 골목식당에 나온 음식점 외에 다른 매장들이 많이 있지는 않더라구요.


매장이 좀 더 들어오면 본격적으로 활성화 될 것 같은 느낌.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나왔던 음식점



<백종원에게 호평 받았던 시장 횟집>


매장이 많이 없어서 대체로 한산한 신흥시장이였지만 백종원의 골목식당 해방촌 편에 나왔던 음식점들을 중심으로는

활기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가장 호평을 받았던 시장 횟집은 역시나 만석이였습니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오른편으로 8-9명 정도 대기하고 있었고,

아마 재료가 다 소진되어서 그 분들이 마지막 손님이였던 것 같습니다.


아직 1시도 되지 않았는데 대단하네요.





<퓨전 중식당 H5NG(홍)>


여기는 방송 당시 홀 직원 분이 답답함을 유발하였지만 사장이자 주방장 분의 기본기나 자세는 많이 호평받았었죠.


여기도 시장 횟집 다음으로 인기가 있다고 들었는데, 역시나 12시 딱 맞춰 가질 않으니까 줄이 잔뜩 있었습니다.


줄 서신 분께 물어보니 안에 가서 번호표를 받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이미 점심은 마감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신흥시장 와서 이 집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이번엔 아쉽게 실패네요.


방송에 나왔던 '알파고' 직원 분도 계셨구요, 밖에 있는 손님 안내할 때 잠깐 봤는데 방송에서 봤던 모습이랑 똑같네요 ㅎㅎ


지나친 실수만 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런 걸 컨셉으로 가져가도 재미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욥ㅎㅎㅎ


그리고 연세 있으신 아주머니 분도 홀에 계시더라구요.

저번엔 젊은 여성 분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요일에 따라 다른가봅니다




<이른바 원테이블 식당 or 놀이공간?, 비플로르 키친>


골목시장 해방촌 편의 하이라이트, 원테이블 놀이공간, 비플로르 키친도 볼 수 있었습니다.

홍 식당과 함께 눈에 확 띄는 외관을 하고 있습니다. 


신흥시장이 전체적으로 레트로하고 삭막한 느낌인데, 샤랄라한 인테리어에 앞에 꽃과 식물들을 가져다놓아서

분위기가 확 사는 그런 느낌은 있더라구요.


그리고 방송에서 보는 것 만큼, 그 이상으로 작다는 느낌이 들었구요.

사장 분들이 바로 정면에서 보이느라 안엘 막 들여다보기는 좀 민망하더라구요.


그래도 혹시 손님이 있나 잠깐 봤는데, 의외로 나이드신 아저씨 분이 계시더라구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혼자 드시고 있었던 것 같은데...


저번 방송때도 남자 두 분이 들어왔었는데, 이번에도 아저씨 분이라니.

여심을 잡는 컨셉이라는 평가와 다르게 의외로 남심을 잡을만한 포인트가 있는건가 궁금하기도 하고 신기하네욥ㅎㅎ




<비밀 아지트 같은 카레집, 코스모스 식당>


홍 식당이 번호표가 마감되는 바람에 아침에도 카레를 먹었지만 그래도 점심에도 카레를 먹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코스모스 식당입니다.


좁디좁은 복도와 계단을 통과해서 나오는 아담한 공간에 있는 게 특이했었는데, 겉에서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전혀 알 수 없어서 호기심이 느껴지는 곳이였습니다.




<신흥시장의 느낌과 연속성이 있는 내부 공간>


신흥시장 자체가 오래된 느낌이 강하다 보니 건물 내부도 다 오래되었을 텐데요.

코스모스 식당은 그러한 느낌을 지우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 신선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중간중간 큼지막한 식물화분을 갖다놓아서 지나치게 삭막하지 않고 어느정도 아늑한 느낌이 듭니다.


테이블은 다섯개 정도 되는데, 딱 적절한 수준으로 손님들이 차 있었습니다.




<심플고 귀여운 메뉴판>


카레는 새우크림, 야채, 돼지고기, 소고기 총 네 가지가 있군요.

방송에서는 두 가지만 있었던 것 같은데 변화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이 집만의 특이한 플레이팅이 돋보이는 반반카레(새우크림과 돼지고기)로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카레 외에도 각종 토핑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주방은 방송에도 나왔던 어머님이 계셨고, 홀을 보시는 아드님 사장 분도 궁금했는데 일이 있는지

잠깐 보이고 밖으로 나가시더라구요. 그래서 홀은 주로 다른 아주머니 분이 담당하셨습니다.


아드님 분 들어왔을 때 다른 손님이 골목식당 보고 왔다고 얘기하시니까

쑥쓰럽게 웃으면서 감사하다고 하시더라구요.  




<왼쪽은 새우크림 카레 + 감자 고로케, 오른쪽은 돼지고기 카레>



여태까지 살면서 방송 탔다고 찾아가보고 그런 적 없는데 처음으로 해보니까 뭔가 신기하네요 ㅎㅎ


비주얼은 괜찮은데, 근데, 그 방울토마토와 호박으로 웃는 얼굴처럼 데코레이션 했던거 안보여서 속상했어요ㅠㅠ




전에 방송 나왔을 때 밥을 저렇게 네모나게 각잡는거 보고 저러면 밥 떡지는 거 아니냐고 그랬었는데

저도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근데 노하우가 생겨서 그런지 비벼먹기 좋은 정도의 찰기가 유지 되었습니다.


새우크림과 돼지고기 카레는 카레이긴 하나 맛 차이가 확실히 있었습니다.


돼지고기 카레는 조금 더 익숙한 카레 맛인데 간이 좀 센 편이였습니다.

위에 토마토와 고추 같은 것이 쫑쫑 썰어져 있어서 아주 살짝 칼칼한 느낌이 있었네요.



그리고 새우크림 카레는 특색있는 맛이였습니다!


크림이 들어가 좀 더 부드럽고 단 맛이 느껴지는 일본식 카레의 느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새우가 들어있어서 새우 향이 순간적으로 확 올라오는 게 신기했습니다.

보통 칵테일 새우 몇 개 들어간다고 이렇게까지 새우 향이 나지는 않을텐데 싶었거든요.


또 고로케 옆에 튀김 부스러기 같은게 들어있는데,

개인적으로 튀김옷을 좋아해서 들어간게 싫지는 않지만 뭘 굳이 저렇게 따로 넣어주나 궁금했는데, 

자세히 보니 저게 고로케 때문에 들어간게 아니라 건 새우 빻은 것을 튀겨서 플레이크처럼 넣은 것이더라구요.


그제서야 그 진한 새우 향의 출처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점이 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나름 연구한 흔적과 특색있는 맛과 향이 느껴져서 저는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이왕이면 특색있는 맛으로 먹어보고 싶다 하시는 분께 새우크림카레 추천하고 싶네요~


그리고 계산대가 계단 바로 앞에 있어서 모르고 뒷걸음하다가 넘어질 수도 있겠더라구요. 조금은 위험해 보이기도 한데,

그래서 안쪽에서 서 있을 수 있게 안내해주시는 점은 좋았습니다. 





수요일 휴무입니다!



그 밖에 들러 본 곳



<홍 식당 맞은 편에 있던 빵집, 루프트발롱(Luftballon)>


약간 독일 느낌이 나는 아담한 빵집입니다.

카페에 좀 앉아있다 가려고 들어갔습니다.




작은 빵집 답게 몇몇개 빵에 집중한 메뉴 구색.


소금빵은 무엇인지 물어봤더니 안에 버터를 녹인 것이 들어가 있는 빵이라고 합니다.

엄밀히 따지면 소금버터빵이라고 해야겠군요.


하나 사 먹었는데 겉에 뿌려진 굵은 소금 맛과 안에 들어있는 부드럽고 고소한 버터맛이 조화되어

다른 부재료의 맛 없이도 감칠맛 나는 빵이였습니다.




시식용 스콘 중에 바나나스콘도 있는데, 은근히 느껴지는 바나나 풍미가 괜찮았습니다.


테이블은 세 개 정도 되는데 다 아담한 사이즈입니다. 




맨 안쪽 4인용 테이블이 비어있었는데, 작은 가게에 저 혼자 자리차기하기 좀 미안해서 빵만 사가지고 나왔습니다.


그래도 분위기는 신흥시장 분위기에 유럽 분위기가 얹어진 느낌이라 좋았습니다.




신흥시장에 있는 매장들 지도도 볼 수 있습니다.







신흥시장에서 나와서 내리막으로 걸어내려갔습니다.




<인테리어와 이름이 특이해서 인상적이였던 곳, 남양 카페>


카페를 찾다가 카페를 하나 발견해서 들어갔습니다.

내부가 아주 하얗고 환해서 멀리서 봤을 때는 카페인가 미용실인가 긴가민가했네요.




테이블이 세 개 정도로 정말 아담한 사이즈인데, 하얗고 투명한 내부 인테리어가 참 인상적이였습니다.


그리고 사장님 미모가 한 미모 하심ㅎㅎ 

일반적인 카페 분위기가 아니라 깜놀했어요.




아메리카노 - \5,000


산미가 있는 원두와 그렇지 않은 원두 중에 선택할 수 있습니다.


5천원에서 7천원 정도 가격대로 싸진 않군요.



커피를 내려주면서 컵받침에 한자로 써진 남양이라는 글자가 인상적입니다.


남양 카페라고 지은 이유가 궁금해서 물어보았는데, 사장님 성이 '남'씨여서 남양 이라고 지었다고 하네욥~



그리고 카페 있는 동안 일이 생기는 바람에 노트북으로 일을 보다보니 좀 오래 있게 되었는데,

빵과 과자도 서비스로 주시더라구요. 이런 고마울데가~






작은 공간에 소품 하나하나가 허투루 놓은 게 없네요. 

음악도 일반적인 카페와 다르게 공간감이 있는 일렉음악 위주로 선곡되어서

현대미술 갤러리에 와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런 느낌이 과연 어느 지방을 표방한 것인지, 글자로 한자로 써져있고 엄청 궁금했는데,

어디서 도쿄 스타일이라고 하던데, 왠지 맞는 것 같습니다. 


아무튼 독특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였던 남양카페 였습니다.





내려가는 길





저는 남산쪽에서 해방촌으로 갔기 때문에 몰랐는데 녹사평역쪽으로 가는 길은 엄청난 경사더라구요. 

그냥 걸어가볼까 싶어서 걸어간 분들은 경사로 때문에 후회한다고 하던데, 이해가 되더라구요.

저는 내려가는 길이였기 때문에 그래도 괜찮았지만요.


편하게 가시려면 녹사평역에서 용산02번 버스 타고 가시는 게 좋지 않을까 싶네요.


내리막길로 내려가서 평지에 도착하니 그 때부터는 경리단길 같이 분위기 있는 음식점 카페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외국인도 많았구요. 같은 동네인데 이렇게 분위기가 차이가 나는 게 신기하네요.



해방촌을 다녀오면서 서울에도 아직 못가본 동네가 많구나 싶었고

멀지 않으면서도 꼭꼭 숨겨져 있어서 뭔가 호기심을 갖게 하는 동네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근처의 다른 곳을 갈 때 다시 들러보고 싶은 생각이 들고 그 때는 홍 식당에서 볶음밥을 먹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