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절두산 순교성지 - 서울의 근대 기독교 역사현장

2019. 2. 2. 20:55우리나라 - 관광지 명소/서울(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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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북로로 당산철교와 양화대교쪽을 지나다보면 한 편에 야트막한 언덕과 공원같은 곳이 있는 것을 자주 봐왔는데,

서울에 살지만 저 곳이 어떤 곳인지는 잘 몰랐습니다.


그러다 오늘 드디어 이 곳을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이 곳은 당산철교를 사이로 왼편과 오른편에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사적지가 있는데요,


합정역 7번출구에서 내리면 아래와 같은 작은 광장에 안내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절두산 순교성지와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묘원이 바로 그 곳이였습니다.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은 조선말기부터 국내외 기독교 선교사 및 선교자 가족의 묘소가 있는 곳이고,

절두산 순교성지는 역시 마찬가지로 조선말기 때부터 진행된 기독교 박해로 인해 기독교인들 순교했던 곳입니다.


고층빌딩이 많은 합정역에서 불과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에 있어 교통이 괜찮은 곳이지만,

주택가를 뚫고 나가야만 접근할 수 있는 묘하게 외진 위치때문에 천주교 또는 기독교 신자가 아니면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은 곳인데요,


기독교 사적지이긴 하지만 국사시간이나 한국사 시험 공부할 때

근현대사에서 들어봤을 법한 바로 그 역사의 현장이여서 생각보다 더 좋았습니다.


두 곳이 거의 붙어있고 모두 기독교 관련 사적지라 같은 곳이라 같은 곳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은 개신교에서 관리하고, 절두산 순교성지는 천주교에서 관리하는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개신교나 천주교인은 아니지만 약간 다른 점을 알 수 있었는데,

전자는 하나님이라는 표현이 사용되는 반면, 후자는 미사라는 표현이 사용되고 요한 바오로 2세의 기념상이 있는 등 차이가 있습니다.



-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 방문기 링크 -





위의 사진에서 보이는 곳에서 바로 왼쪽 골목으로 계속 가면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절두산은 산이라는 이름답게 낮지만 꽤 경사가 있는 동산에 위치해 있습니다.


원래는 잠두봉이라고 불리던 곳인데 이곳에서 천주교인들이 순교하여,

머리를 자르는 곳이라는 뜻으로 후에 절두산이라고 이름붙였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교인들이 순교한 이유는 프랑스가 우리나라를 침략했던 병인양요 때 이 양화진까지 진입했기 때문에,

그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 프랑스 선교사들을 위주로 이 곳에서 처형(병인박해)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도 몇 차례 선교사 및 신자들을 이곳에서 순교하였고,

최초의 조선인 천주교 신부으로 유명한 김대건 신부도 이곳에서 순교된 것은 아니지만,

김대건 신부의 일부 유해가 이 곳 전시관에서 보존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이라 우리나라의 천주교 참배길 코스의 일부로도 안내되어 있습니다.





 


곧게 난 길 오른편으로 테레사 수녀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기념상이 있습니다.







절두산 언덕 위로 올라가면 병인박해 100주년 성당과 박물관, 유해실이 있습니다.


박물관은 아쉽게도 전시준비기간(1.14~2.15)이여서 들어가보지는 못했습니다.











성지 중앙 넓은 곳에는 김대건 신부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





한강 바로 옆에 있어서 한강, 강변북로가 바로 보입니다.




흥선대원군이 전국에 세웠던 척화비 중 하나가 절두산에 위치해 있습니다.




또 다른 김대건 신부의 동상.


다시보니 목도리는 원래 없던 것인데 누군가 씌워놓은 것이였네요.




중앙의 큰 김대건 동상 둘레로 난 산책길에는 예수의 탄생에서부터 부활까지의 일대기

15개의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성당과 박물관을 바라본 모습>




<김대건 동상>





한편 입구로 돌아와서 오른편 주차장으로 가면 2001년에 만들어진 절두산 순교자 기념탑이 있습니다.




한강공원에서도 바로 이어져 있습니다.




당산철교 소음방지벽에 그려진 벽화인데, 차타고 지나갈 때는 그냥 무심코 지나쳤었는데,

자세히 보니 기독교와 관련된 그림이였습니다. 이 장소의 의미가 담겨있는 그림인 것을 알고나니 새로운 느낌입니다.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묘원과 더불어 절두산 순교성지는 기독교나 천주교를 믿더라도

우리나라의 근현대 역사를 차분하게 돌아볼 수 있는 곳이라 누구든지 방문해도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주로 역사관련 관광지나 유적지는 아름답고 멋진 것들이 많은데,

아픔과 고난이 있었던 역사현장을 돌아보는 것도 충분히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