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웰(Orwell) 리뷰 - 빅 브라더로 시민을 감시하여 테러조직을 밝혀내는 어드벤처 게임

2017. 11. 15. 02:02게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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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 2016. 10. 20


장르 : 인디, 어드벤처, 추리


가격 : 10,500원 (스팀기준)


게임시간 : 13시간 (약 3회 플레이)





작년 가을에 나온 오웰(Orwell)은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빅 브라더로 사람들을 감시한다는 주제에서 모티브를 얻어


2010년대 배경으로 재구성해낸 게임입니다.




보통 이런 주제가 사람들 관심 끌기는 매우 좋은 소재라


게임 볼륨에 비해 텍스트가 많은 편이라 영어의 압박이 있긴 했지만


과감하게 세일기간 때 구매를 하였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영어를 읽고자 하는 약간의 노력만 준비한다면


꽤 몰입하면서 해볼만한 게임이였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시스템과 작은 볼륨임에도


현실감 있는 연출과 몰입성 있는 스토리가 단점을 모두 상쇄하고 남는 게임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1. 도 입 부



메인화면은 심플하지만

미션임파서블 같은 잠입형 영화에서 볼 법한 세련된 디자인의 프로그램처럼 꾸며져 있습니다.




'이용규정에 동의합니다' 체크박스 같은 게임 플레이에는 하등 영향이 없는 요소이지만

이것이 게임이 아니라 실제 감시 시스템에 로그인하여 접속하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하고 있습니다.





게임은 CCTV 카메라가 'The Nation'이란 가상 국가의 'Freedom Plaza'라는 광장을 비추는 오프닝으로 시작됩니다.


이 게임의 유일한 3D 그래픽 장면인데,


흡사 90년대 초의 어나더 월드 같은 각진 폴리곤으로 간략하게 묘사된 것이 특징입니다.


인물들 그래픽도 그렇고 오웰의 그래픽은 대체로 단순하고


큐비즘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체가 특징입니다.




감시 카메라가 단순 카메라가 아니라 얼굴 인식을 하고 프로파일링까지 하는 첨단 감시 카메라입니다.




그 순간, 광장에서


쾅! 하며 폭발물이 터집니다. 



플레이어는 오웰이라는 정보기관의 조사관으로서

Freedom Plaza의 폭발물 테러 사건이 발생한 이후

테러 용의자의 정보를 파헤쳐서 진범을 찾는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2. 게임 플레이



오프닝 이후 본격적인 게임화면에 진입하면


조셉 고든 래빗 삘나는 게임 진행을 도울 사임스(Symes)가 시스템을 안내해 줍니다.



플레이어는 Reader, Listener, Insider라는 세 가지 기능을 활용하여

개인정보와 행적을 수집할 수 있습니다.


용의자들의 정보를 수집해가다보면

용의자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스토리가 진행되며,

결국 진범을 밝혀낼 수 있게됩니다.


정보들은 실제 뉴스 기사, SNS 글, 이메일 처럼 구성되어 있어서 텍스트 양이 꽤 되는 편인데,

참 다행스럽게도 영어가 약한 분들을 위해


수집할 만한 단서들은 파란색 또는 노란색으로 하이라이트되어 있어(Datachunk라고 합니다.)

실질적으로는 Datachunk만 왼쪽의 프로파일러로 끌어 놓다보면

알아서 스토리가 진행되고 엔딩까지 전혀 문제없이 볼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습니다.






<용의자 이름이 'Watergate, Cassandra' 로 파란색으로 하이라이트 되면 왼쪽 프로파일러로 드래그하여 

용의자 정보를 업데이트 할 수 있습니다.>




정보수집 도구의 종류와 특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1. Reader


인터넷에 접속해 뉴스나 SNS, 웹사이트 정보를 볼 수 있는, 가장 처음부터 사용할 수 있는 정보수집 도구입니다.

용의자나 그 주변 인물들의 배경을 조사할 수 있고, 

웹사이트 접속 패스워드 등을 해킹해서 알아낸다면 좀 더 은밀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 Listener


전화통화나 문자 메시지, 메신저, 이메일을 감청할 수 있는 도구로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최신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점이 특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실시간이라는 점이 꽤 중요한 요소인데,

플레이어가 보고있는 이 화면은 게임상으로도 플레이어만이 보고 있어서

각종 정보(Datachunk)가 나타나도 실제로 프로파일러로 끌어다 놓지 않으면

같은 기관의 조언자인 Symes가 해당 정보를 파악하질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몇몇 통화나 채팅에서는 선별적으로 Datachunk를 수집하거나

아니면 아예 Datachunk를 보고도 방치하는 것 만으로도 게임 스토리에 분기가 생기기도 합니다.






3. Insider


인사이더는 백도어 프로그램으로 용의자의 PC나 휴대폰을 해킹해서 파일들을 뒤져볼 수 있는 기능을 합니다.


전원이 켜져있어야만 해킹이 가능하기 때문에 용의자가 해킹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전원을 꺼버리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오웰이 게임에 몰입이 잘 되는 이유는

2010년대의 실제 소통방법을 잘 묘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첫번째로 등장하는 용의자인 카산드라 워터게이트는

처음에는 경찰에게 폭력을 휘두른 전적이 있는 단순한 망나니인 것 같다가도


뒤를 조사하다보면 부잣집 제약회사 사장의 딸이기도 하고



페이스북을 흉내낸 SNS에서는 음악을 좋아하는 인디 뮤지션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오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평면적이지 않고

장소마다 다른 모습으로 인간관계를 맺고 사회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웹사이트나 SNS를 통해 이들이 살아온 이력들을 파악할 수 있는데,

시간에 따라 활동했던 일들이 다를 수 있고 어떤 정보는 현재에는 유효하지 않을 수 있어서


한 인물에 대해서는 서로 상충하는 정보들이 발생합니다.

그러한 정보들은 아래와 같이 노란색으로 주의를 줍니다. 



예를 들어 또 다른 용의자인 니나 마터노바(Nina Maternova)는 병원진료기록을 조사할 수 있는데,

어떤 것은 과거정보이고 또 다른 어떤 것은 현재정보인데,


어느 것이 현재시점에서 유효한 정보인지를 서로 상충하는 정보들 속에서 가려서

프로파일러에 넣어야 합니다.


하나를 넣으면 다른 상충하는 정보는 자동적으로 틀린정보로 취급되어 프로파일러에 넣을 수 없게 됩니다.




니나 마터노바는 전직 군인이지만, 현재는 전역하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입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인생을 살아온 사람에 관련된 정보들 중 

맞는 정보, 또는 현재 유효한 정보를 가려내는 것이

이 게임의 유일한 숙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특히 영어로 된 점 때문에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의외로 머리가 아플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점은 설사 틀린 정보를 넣어도 엔딩을 보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습니다.

단지 중간에 스토리 분기에만 영향을 줍니다.


(폭탄테러가 일어날 위치를 파악해서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또는 그러지 못하거나 하는 등...)




3. 주요 인물(용의자)들





카산드라 워터게이트


제약회사 사이트에서는 이지적인 것 같다가도 SNS에서는 순진해 보이기도 하는 이 인물은

무려 홧김에 경찰을 폭행한 전적이 있는 무시무시한 여자입니다.


최초에 용의자로 지목당한 이유도 경찰을 폭행한 범죄 전적이 있고

테러가 일어날 무렵 근처에서 버스를 탔다는 겨우 그 정도 이유였기 때문입니다...




줄리엣 케링턴


카산드라와 친분이 있으며 로젠테크라는 회사의 홍보직원이자 음악활동도 하는 인물입니다.




해리슨 오도넬


TNB라는 친정부 신문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역시 SNS에서는 음악활동을 위주로 올리고 있습니다.




니나 마터노바


전직 군인이자 현재 어린 아이를 키우며 각종 일용직들을 전전하며 생활하는 싱글맘입니다.

게임 중반에 유력한 테러용의자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이니시에이트


정체를 숨기며 익명으로 활동하는 해커입니다.

위의 네 인물들과는 직접적인 친분은 없으나 그들의 일을 직간접적으로 조력하고 있습니다.

정체가 드러나지 않은만큼 뭔가 비밀을 가진 인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위의 인물들(이니시에이트는 제외)은 서로 접점이 없어보이지만

이들은  'The Thought'이라고 하는 모임에 가입된 인물들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The Thought이라는 조직은 일종의 좌파 단체 성격을 가진 곳으로

간혹 과격한 사상까지 흘러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 모임에 가입했던 사람들이 용의자로 확장되어 가는 것이죠.






이 The Thought을 조직하고 사상을 전파한 사람은 바로

아브라함 골드펠 교수입니다.


줄리렛 케링턴은 골드펠 교수의 제자이기도 했고,

해리슨 오도넬은 교수의 수업을 들은 적이 있어 접점을 갖고 있습니다.  



초반 중반부터 여러 용의자들의 행적을 수사하다보면

한가지 방향을 향하는 데 바로 이 골드펠 교수와 The Thought 모임입니다.


그래서 후반에는 이 교수와 모임의 정체를 밝혀내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4. 엔딩 및 스토리 분기 관련




오웰은 게임 상 하루가 한 챕터로 진행되면, 총 다섯 개의 챕터로 진행됩니다.


그 중 마지막 챕터는 위의 캐서린 들라크루아라는 정보기관의 총관리자의 인사로 시작되는데,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Datachunk를 업데이트할 수 있는 개수를 20개로 제한합니다.


마지막 챕터는 많은 Datachunk가 산재해 있어서

그 중에 제대로 된 정보를 수집하냐 못하냐에 따라 엔딩에 영향을 줍니다.



엔딩은 3개 정도로 많지는 않은 편이지만,


엔딩으로 가는 조건이라든가 중간 중간 일어나는 분기들이 한 순간에 이뤄지고 즉각적으로 눈에 보이는게 아니라

챕터 1부터 4까지 어떤 데이터를 수집해서

용의자나 주변인물을 어떻게 처리하냐에 따라 그 영향이 누적되어 챕터 5에도 영향을 주므로

의외로 모든 루트를 타는 것은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각 주요 분기를 통과하면 도전과제를 달성하기 때문에 모든 도전과제를 보려면 거의 모든 분기를 봐야합니다.)







5. 마 무 리


오웰은 결과 못지않게 과정이 중요한 게임으로

현실성 있게 설정된 인터넷 및 통신 환경과 인물 배경을 파악해가면서

내 나름대로의 판단으로 감시당하는 인물들의 상황을 변화시키는 데에서

현실감이 극대화 됩니다.


이러한 오웰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단순히 Datachunk를 옮기는 기계적인 플레이보다는

조금 어렵더라도 텍스트를 읽어가면서 플레이하는 것이 요구될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한국어 버전이나 패치가 나오지 않은 점은 아쉽지만

영어 텍스트가 아주 어렵지는 않아서 플레이가 아주 어렵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되고


향후 출시될 후속작 'Orwell: Ignorance' 도 기대해 봅니다.






- 주관적 평가 - 


장점 


1. 심플하지만 현대-근미래 분위기를 잘 살리는 세심한 그래픽, 사운드 연출

2.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현실감있는 배경

3. 다양한 스토리 분기



단점


1. 스토리가 중요한 게임이나 한국어 버전의 부재

2. 다소 짧은 플레이 시간(영어를 잘 읽을 수 있고 비교적 빠르게 진행 시 1회차 플레이에 4-5시간 정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