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게임] 투더문 리뷰 - 달로 떠나고 싶은 한 사람의 소원 들어주는 이야기

2017. 12. 2. 00:54게임/리뷰

728x90



출시일 : 2011. 11. 1.


장르 : 인디, 어드벤처, 드라마


가격 : 10,500원 (스팀기준)


게임시간 : 4.6시간 (본편 기준) / 5.4 시간 (미니소드 포함)





쯔꾸르 게임 중 가장 대중적으로 성공한 게임이라 할 수 있는 투더문은

아름다운 스토리와 음악으로 특히 유명합니다.


스토리 감상이 주가 되는 게임이라 원래는 유튜브 채널에서

스트리머가 하는 플레이로 대신하려고 했었는데요,

의외로 영상으로 보는게 집중이 잘 되지 않아서

가을세일 기간에 80% 세일을 하여 드디어 직접 구매하여 플레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아는 사람들은 알만한 게임이긴 하지만

짧지만 따뜻한 여운이 있는 게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스 토 리



(매우 약하지만 스포성 내용이 있습니다 :) )



도로 위의 다람쥐를 피하려다 나무에 차를 들이박아버린 닐 와츠와 에바 로잘린 박사.

이들이 향한 곳은 외딴 곳에 있는 한 2층 저택이였습니다.





이 집에는 주인인 존(조니)는 릴리라는 가정부의 그녀의 두 아들 딸이 살고 있는데요,


닐과 에바가 이 집에 도착했을 때 존은 하루 이틀 연명하기도 어려운 위독한 상태입니다.


주치의도 이미 자리에 있는데 두 박사는 무슨 일로 방문한 걸까요?






그것은 바로 존의 마지막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찾아왔던 것입니다.


그것은 존의 현실을 바꾸어서 소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다름아닌 기억을 조작해서 소원을 이루어진 것 처럼 느끼게 해주는 것이였습니다.



닐과 에바가 일하는 곳은 지크문드라는 곳으로 머리에 쓰는 기구를 통해 

사람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 기억을 조작하여 소원을 들어주는 특이한 서비스를 해주는 회사입니다.


다만 기억을 바꾸는 것은 인생에서 대단히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임종 직전의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합니다.



그리고 닐과 에바를 불러 이루고자 했던 소원은 바로


'달로 가고싶다' 는 것입니다.



다 크다못해 늙은이가 된 존이 저런 유치하다 싶은 소원이 생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투더문은 이렇게 뒤늦게 노년이 되어서야 달로 가고 싶은 소원이 생긴 존에게

더 늦기전에 소원을 이루어줄 수 있도록 닐과 에바가 그의 기억을 여행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리고 그의 더 이전 과거로 점프하기 위해서는 그의 인생에 걸쳐 연결될 수 있는

실마리(물건)가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기념물을 찾으면서 그의 인생을 거꾸로 추적해볼 수 있게 됩니다.




투더문의 공간적 범위는 존의 집과 인근의 등대, 그리고 기억 속의 몇 개의 포인트들로 넓지 않지만


필드가 작은 덕분에 반대로 대단히 세심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등대를 내려다볼 수 있는 뒤뜰 풍경과

아련함을 배가시켜주는 도서관, 영화관, 학교 등 추억의 장소들의 도트 그래픽이 세심하게 그려져 있어


낮은 해상도이지만 게임에 몰입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게임에는 다양한 기억을 연결시켜주는 기념물이 등장하는데,

그 중 토끼와 오리너구리인형은 등장 빈도가 높습니다.

특히 종이접기로 접은 토끼는 왜 이리 많이 등장하는지, 처음에는 이해할 수 없지만

나중에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기념물이라는 존재로 대놓고 복선을 뿌려주고 있는데,

문학적 감수성이 별로 없는 저에게도 '토끼는 분명 이전의 기억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라는 것을

짐작케 해주고 있어서


스토리의 완성도를 유지하면서도 일반 유저가 이해하는데 크게 어렵지 않게 배려해주고 있는 점이

투더문이 대중적으로도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합니다.





위의 이상한 배경은 기억을 여행하다 막혀서 생긴 모양입니다.

이야기가 항상 순탄하게 진행되지는 않는 법이죠.


소설이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5단계 구조라는 것은 중고등학교 때부터 귀에 박히게 들어왔던 건데,

바로 위기에 해당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존의 청소년기까지 살펴본 닐과 에바 로잘린 박사는

존이 달로 가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는

과거의 존이 달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도록 주입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한 행동들은 어떤 것들이였을까요?






네... 그렇습니다.


어린시절, 젊은시절의 존에게 달로 가면 좋다는 식으로 엄청난 꼬드김을 시전했던 것이죠.


심지어 NASA 직원으로 가장해서 채용설명회까지 진행한 닐 와츠의 분전이 돋보이네요.






하지만 존이 달에 관한 특별한 기억을 갖게 된 것은 더 예전으로 돌아갑니다.


가족과 함께 놀러나온 축제 행사장에서 빠져나와 돌아다니던 조니는 밤하늘 전망이 잘 보이는 언덕을 발견하는데요,


그곳에는 환한 보름달과 별들이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 곁에 나타난 한 소녀.




리버라는 소녀는 별을 등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등대끼리 서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달을 보면서 바로 토끼의 형상을 떠올립니다.


어렸을 때 달에 토끼가 산다는 우화를 많이 들었었는데,

그래서 토끼와 달이 서로 관련이 있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어린아이의 순수한 모습을 보면서

다 큰 어른들도 저절로 동심으로 돌아가지 않을수가 없네요.


몇 안되는 장면이지만 밤하늘을 바라보는 일러스트는

투더문에서 가장 사랑받는 일러스트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부터 어떤 계기를 만들어서

 존이 달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부터 이야기의 실타래가 풀리는 지점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봤었던 영화 나비효과라든가, 드라마 나인 등 타입슬립물들은

결말이 긍정적으로 흘러가지 않아서 투더문도 그렇게 흘러가는 것 처럼 보입니다.


감동과 여운은 결말이 비극적일 때 더 극대화되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투더문에서 존의 소원은 잘 이루어질 수 있을까요?




2. 시 스 템





투더문은 비록 스토리 위주의 게임이지만

완전한 비주얼 노벨로 분류되지는 않는 이유는 

어찌되었든 작으나마한 게임적 요소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중 메인이 되는 시스템은 바로 기념물 시스템입니다.


닐과 에바가 존(조니)의 기억을 여행할 수 있는 단서가 바로 기념물인데요

각 기억 내 장소들을 돌아다니면서 기념물을 찾아야 하는데,

기념물을 발견한다고 바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필드를 돌아다니거나 존과 연관된 또다른 오브젝트들을 탐색하여 

화면 아래의 다섯개의 기(?)를 모아야 합니다.





기를 다 모은 후 기념물을 탐색하는 것이 끝이 아니라

위와 같은 퍼즐을 맞추어야 비로소 기념물을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퍼즐은 가로, 세로, 대각선 방향으로 타일을 뒤집어서 모든 타일을 여는 퍼즐로 

횟수제한은 없으나 오른쪽에 최소 뒤집기 횟수가 나와있어서 

나름 생각할 여지는 주고 있습니다.




퍼즐까지 클리어하면 비로소 기념물을 이용할 수 있고,

이것을 매개체로 또 다른 기억으로 여행할 수 있게 됩니다.





투더문의 또 다른 요소로는 바로 시간을 나타내주는 상단의 바입니다.


기억을 이동할 때 존의 인생 중 어느 위치에 있는 지 알려주는 요소로

시간여행물을 즐기다보면 흔히 겪게되는 시간순서의 헷갈림을 덜어주기도 하고,


나이대에 따라 소년 / 청소년 / 청년 / 장년 / 중년 / 노년의 여섯 가지의 조형으로 만들어진

존의 변화하는 모습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작지만 의미있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미니게임



기념물 퍼즐 외에도 투더문은 이야기 진행을 위해 거쳐가는

여러가지 간단한 미니게임들이 있습니다.


위의 스샷은 유일한 투더문의 전투씬으로

쯔꾸르가 원래 RPG만들기 툴임을 감안한 요소인데, 

유머코드로 만든 페이크 전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도서관에서는 기를 모으기 위해 수수께끼가 하나 준비되어 있습니다.

주변인물에게서 힌트를 얻을 수 있으니 풀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존의 주변에 배치된 네 개의 기념물들을 순서를 바꿔가면서

같은 기념물끼리 서로 마주보도록 하는 간단한 게임입니다.


닐과 에바가 영혼같이 표시된 게 나름 깨알같네요




어린시절로 돌아가면 축제에서 두더지잡기 게임도 할 수 있습니다.





게임 후반에는 함정을 피하고 에바의 환영을 무찔러가면서 복도를 통과하는 게임도 준비되어있습니다.

게임오버가 된다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후반에 긴박한 느낌을 살려주는 요소로 기능하고 있습니다.




4. 마 무 리



투더문은 스토리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뚜렷한 단계로 진행되어서

시간여행류의 난해하고 철학적인 분위기보다는 직관적이고 감성을 자극하는 점이 더 돋보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바람에 이야기가 약간 뻔하게 전개될 수도 있지만

이러한 부분은 아름다운 음악과 뛰어나지는 않지만 분위기를 잘 살려주는 그래픽이 어우러져서

게임에 잘 몰입하게끔 도와주고 있고

저 또한 여운을 갖고 게임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원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데,

투더문은 워낙 스토리로 유명세가 높아서

'과연 얼마나 좋나 보자' 하는 마음도 좀 있었는데요,

예상과 비슷하게 흘러가는 듯 하면서도 조금씩 변주되는 점들이 있어서

재미있게 스토리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스토리에 치중하느라 게임으로서 풀어나가는 고유의 재미는 

많이 약하다는 단점은 있었지만

그 점은 이미 감안하였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구요.


다만, 실내에서는 걷는 속도가 실외에 비해 절반정도로 떨어져서

이동 시에 좀 답답한 느낌이 있었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인 것 같습니다.



정가로 즐기기에는 조금 볼륨이 작아서 아깝다 생각될 수는 있으나

나온 지 오래되어서 수시로 반값이나 그 이하 수준으로 할인을 하기 때문에

세일기간을 활용하여 구매한다면 충분히 값을 할만한 게임으로 생각합니다.




- 주관적 평가 - 


장점 


1. 감동적인 스토리

2.  감동적인 스토리 (강조!)

3. 아름다운 음악

4. 분위기를 잘 살려주는 등대와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배경 도트 그래픽



단점


1. 게임으로써 즐길요소가 약함

2. 걷는 속도가 느려서 쾌적성이 떨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