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게임] Gorogoa 리뷰 - 아름다운 일러스트로 즐기는 퍼즐 한 편

2017. 12. 28. 01:41게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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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 2017. 12. 14.


장르 : 인디, 퍼즐


가격 : 15,500원 (스팀기준)


게임시간 : 2.7시간 



1. 소 개



12월에 출시된 Gorogoa는


특이하고 아름다운 아트워크로 나름 화제가 되고 있는 퍼즐 게임입니다.


무려 7년 동안 손으로 그림을 그려 게임을 완성했다고 하는데요,

그림이 대단히 부드럽게 움직여서 게임을 하기 전에 그 장인정신에 먼저 감탄하고 시작하게 되는 게임입니다.




게임 내 텍스트가 옵션 메뉴 밖에 없어서 

인디게임인데도 벌써부터 한국어가 지원되네요.


사실 없어도 게임하는 데 전혀 지장은 없습니다.



2. 스 토 리   및  시 스 템




게임의 배경은 이탈리아로 보이는 도시로

한 소년이 창밖으로 보이는 상상의 동물을 보면서

그 동물을 재현하기 위해 책을 살펴보며 

아래의 그림과 같이 다섯 개의 과일을 얻어야 함을 알게 됩니다.

(대사가 없이 장면만으로 상황을 묘사해서 제 해석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소년이 과일을 얻을 수 있도록 플레이어가 데려다주는 것이 이 게임, 그리고 이 퍼즐의 목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Gorogoa의 주요 매커니즘은 총 네 개의 칸에 그림들이 잘 맞도록 배치하여

자연스럽게 또는 의도하는 바대로 상황이 흘러가도록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소년이 위치한 어느 집에서 창 밖으로 도시가 보이는 단 하나의 그림인데,

사실은 이것이 창틀과 도시라는 두 개의 층이 겹쳐진 그림이여서

위와 같이 창틀을 끌어다 놓으면 그림이 두 개로 분리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 장면은 시점을 확대,축소하거나 좌우로 이동시킬 수 있어서

새로운 장면을 발견하고 힌트를 얻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두 번째 캡처화면은 원래 그림에서 창틀만 떼어놓은 그림을 축소시켜

방안이 보이도록 시점을 변환시킨 것입니다.


이렇게 그림들을 요리조리 확대, 축소하고 드래그해서

힌트를 찾아내는 것이 퍼즐을 풀어내는 주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에서 설명한 방법 외에도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장면들을 잘 확대 축소하다보면

위 그림과 같이 연결되는 장면으로 만들 수 있는데, 이러한 트릭도 퍼즐에 숨겨진 주요 트릭 중 하나입니다.




아래쪽에 위치한 두 그림을 보면 오른쪽 그림은 문이 있어야할 자리가 하얗게 비어있고

왼쪽 그림에 바로 그 비어있는 문에 해당되는 공간이 딱 맞게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두 그림을 잘 겹쳤다 다시 분리시켜 가면서 소년을 왼쪽 그림에서 오른쪽 그림으로 이동시킬 수 있습니다.




Gorogoa는 처음부터 끝까지 장면의 단절없이 계속 이어져 나가기는 하지만

과일 하나를 얻는 것이 하나의 스테이지 단위로 볼 수는 있습니다.


첫 번째, 두 번째 과일을 얻는 퍼즐은 제가 위에 설명드린 매커니즘으로 거의 풀리고

세 번째 과일도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데,


네 번째, 다섯 번째 과일을 얻기 위한 퍼즐은 단순히 그림을 잘 맞게 이어붙이는 것을 넘어서

장면 자체의 상황을 변화시킬 수 있는 좀 더 창의력이 필요한 트릭이 숨어있고,

좀 더 퍼즐의 길이가 길어서 하다가 좀 헤매게 될 때도 있겠습니다.





(도대체 서로 관계없어 보이는 그림들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다는 걸까요?

하지만 모두 그림 속에 힌트가 숨어있습니다)





퍼즐게임 특성상 결말이 그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Gorogoa는 여느 퍼즐 게임에 비해서는 꽤 내러티브가 강조되어 있습니다.


대사가 없고 상상속의 동물, 그리고 형이상학적으로 표현된 과일의 개념 때문에

장면들이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이야기를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소년이 과일을 찾아내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찾게 도와준다는 점에서 퍼즐이면서도 나름 스토리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점도

참신하게 생각됩니다.









또한 Gorogoa는 이탈리아로 짐작되는 서양의 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동양(특히 인도)적인 느낌이 베어있는 것 같습니다.


처음 나타난 상상속의 동물의 생김새도 그렇고

과일모양이나 중간중간 등장하는 기하학적 무늬들이 힌두교나 불교의 문양들을 연상케 합니다.


거기에 명상음악 계열의 BGM이 시종일관 흘러나와서

퍼즐 풀면서 짜증날 법 한데도 평안한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위의 캡처는 기하학적인 식물무늬 그릇을 계속 확대하면

그 안에 또 새로운 무늬가 나타나고 마지막에는 식물이 우거진 정원으로 확대되는데,


꼭 프랙탈같기도 하고 만다라 그림같은 느낌도 나서,

분명히 배경은 서양인데 동양적인 느낌이 강하게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일러스트들이 대단히 심미적으로 아름답게 그려져 있어서

게임을 하는 느낌도 나지만 미술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느낌도 받게 됩니다.





3. 마무리


보통의 퍼즐게임이 정교한 트릭을 치밀한 계산이나 논리력으로 풀어나가는 데서 얻는 재미를 주는데 반해

Gorogoa는 아름다운 일러스트, 뚜렷한 스토리 구성, 다양한 방식의 퍼즐 풀이 등

심미적이고 창의력을 돋구는 측면에서 즐거움을 주는 특이한 퍼즐게임입니다.


다만 일반적으로는 2-3시간, 조금 머리가 좋은 분이라면 2시간 이내로도 엔딩을 볼 수 있는 점에서

플레이 타임 대비 가격으로는 가성비가 좋은 게임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스팀에서 단점으로 많이 올라오는 의견들이 대부분 이러한 이유이구요.


그런 점에서 어느정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유사한 대체 가능한 게임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이 게임을 해볼만한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게임이 예술로서 갖는 가치를 어느정도 고려하는 편이라,

비록 가성비가 낮더라도 다른 게임에서 느끼지 못한 경험을 했다는 점에서 만족하게 플레이하였습니다.


지금은 출시된 지 얼마 안되어서 할인율이 낮은 편인데요(저는 12,000원대로 구입)

나중에 40~50% 이상으로 할인할 때라면 훨씬 더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주관적 평가 - 


마음에 든 점 


1. 손으로 그린 질감이 느껴지는 아름다운 일러스트

2. 동서양이 결합된 오묘한 분위기

3.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시너지가 나는 퍼즐 풀기


아쉬운 점


1. 플레이 시간이 좀 더 길었으면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