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규슈 3박4일] 히타 (마메다마치, 삿포로 맥주공장)

2018. 4. 30. 21:59외국여행/2018.04 - 후쿠오카 3박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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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4. 16-19 후쿠오카, 북큐슈 3박4일 여행


1. Day 1 오후 - 기타큐슈 - 고쿠라, 모지코 레트로

2. Day 2 오전 - 히타 - 마메다마치, 삿포로 맥주공장

3. Day 2 오후 - 벳푸 - 흰연못 지옥, 우미 지옥, 스님머리 지옥

4. Day 2 저녁 - 쿠오카 - 도큐핸즈, 우오베이



※ 후쿠오카 숙소 후기 - WBF 후쿠오카 텐진 미나미(Hotel WBF Fukuoka Tenjin Minami)






2일차는 지옥온천 순례로 유명한 벳푸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남들 다 가보는 곳 말고 조금 덜 유명한 곳도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검색을 하다보니 벳푸가는 길에 히타라는 곳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인구 십여만명의 조용한 도시인데 에도시대의 분위기가 남아있는 전통거리인 '마메다마치' 라는 곳이 있다 하더군요.


그래서 벳푸 일정은 간소하게 줄이고 히타 일정을 좀 우겨넣어 보았습니다.

후쿠오카에서 히타가는 버스는 한 시간에 한 대 꼴로 있어서 별 문제가 없었는데, 히타에서 벳푸가는 버스가 하루에 네 대 정도 밖에 없어서 버스시간 맞추는 게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것도 히타 시내를 지나는 게 아니라 '고속히타' 라는 고속도로 길 가에 있는 정류장에서 타야해서 시내에서 이십분 정도 걸어가야 했습니다.


이 날은 비가 와서 좀 돌아다니가 힘들었는데, 그래도 차분하게 가라앉은 분위기가 나름 어울렸던 두 곳이였습니다.





후쿠오카 텐진 버스터미널에서 히타 버스센터까지는 1시간 반, '고속히타' 정류장에서 벳푸의 지옥순례 온천이 있는 '칸나와' 정류장까지는 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히타 관광루트>


히타(日田) 버스센터에서 삿포로 맥주공장과 마메다마치(豆田町)는 서로 반대편이 있습니다.

그리고 히타역이나 버스센터에서 마메다마치까지는 걸어갈만 하지만 

삿포로 맥주 공장은 고지대에 있고 대중교통이 없어서 택시를 타고 가야합니다.


그래서 버스센터에서 맥주공장까지, 맥주공장에서 마메다마치까지는 택시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1. 텐진 버스터미널 → 히타 버스센터 (08:10-09:45)



히타 버스센터는 우리나라 지방 소도시 버스터미널과 비슷한 분위기였습니다.

이곳에서는 택시를 잡기가 마땅치 않아서 2-3분 거리에 있는 히타역으로 이동했습니다.



히타역은 앞에가 공사중이였습니다. 역 건물과 내부는 리모델링을 했는지 깔끔한 모양이었습니다. 검은색 나무재질의 건물 모습이 전통적인 모습을 연상케 하네요.



역 바로 옆에는 히타 관광안내소가 있어서 안내책자를 받아갈 수 있습니다. 마메다마치 거리 안내도가 한국어로 자세히 나와있어서 들러서 하나쯤 가져가볼만 합니다.


자전거도 대여하고 있는데, 날씨가 좋았으면 빌려서 강가 산책도 해볼만 했는데 비가 내려서 그러지는 못한 게 좀 아쉽네요.


역 앞에는 택시가 항시 들어오고 있어서 금방 잡아서 삿포로 맥주 공장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맥주공장까지는 택시로 10분 정도 걸리고 1,200엔 정도 나왔습니다.




2. 삿포로 맥주 히타공장 (10:00-11:15)



맥주공장은 이렇게 언덕 위에 넓은 부지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주차장이 엄청 넓은데 주로 일본 단체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더라구요. 대부분 중년층이나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고 젊은 사람에 외국인은 딱 저희 밖에 없었습니다ㅎㅎ


우리나라 사람은 주로 후쿠오카에 있는 무료로 견학할 수 있는 아사히 맥주공장에 가니까 히타 맥주공장까지 갈 일은 잘 없긴 하죠.




입구 양 옆으로 삿포로 맥주, 에비스 맥주가 나란히 놓여있네요.




삿포로 맥주 히타공장은 30분 간격으로 삿포로 투어와 에비스 투어 두 가지 투어가 번갈아 가며 운영되는데,

삿포로 투어는 맥주 공장을 돌면서 공정 위주로 해설이 있는 가이드 투어이고, 

에비스 투어는 에비스 맥주 기념관을 돌면서 에비스 맥주 탄생과 역사 위주 해설이 있는 가이드 투어입니다.


투어 후 둘 다 맥주 두 잔을 시음할 수 있고 투어비가 500엔인 대신, 기념 맥주잔을 증정합니다.


그리고 에비스 투어 끝나고 나서도 별도로 공장견학은 자유롭게 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10시에 도착해서 10시 10분 에비스 투어를 신청하였습니다.



로비 오른편에는 기념품 가게가 있고 에비스 투어는 사진 오른쪽에 보이는 입구로 해설사와 함께 돌게 됩니다.




해설은 일본어로만 하기 때문에 일본어를 할 줄 모르면 크게 도움이 되지는 못합니다만,

함께한 친구의 통역덕분에 잘 알아 들을 수 있었습니다. ㅎㅎ


오른편의 그림은 처음에는 그림같이 생겼는데 해설을 하는 순간 음악과 함께 애니메이션이 나와서 신기했습니다.

  



이것은 무슨 뜻인가 했는데, 맥주가 나온 초창기에는 맥주가 귀해서 한 병이 국수 여덟 그릇 값이나 되었다고 하네요.





옛날 일제 시대 무렵 맥주를 마시던 곳을 모형으로 재현해 놓은 곳입니다.




에비스 맥주에 대한 역사를 이 모형 위에 애니메이션으로 촤르륵 펼쳐지는데 일반적인 스크린 위가 아니라 더 신기하고 재미있었습니다.






2층에는 맥주 시음장소가 있습니다. 시음장소에 도착으로 끝은 아니고,

해설가 분께서 맥주를 잘 따르는 법과 시판하는 에비스 맥주에 대해서 소개도 같이 했었습니다.




맥주 공장이여서 그러기도 했지만 첫 번째 잔은 정말 시원하고 깔끔하게 맛있었습니다.

여행을 좀 다니다가 오후나 저녁 때 마셨으면 더 맛있었을 것 같았네요.


그리고 해설가의 설명에 의하면 맥주 거품이 단순한 거품이 아니라 맥주의 맛을 살리고 김이 빠지는 것을 늦춰주는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캔맥주라도 잔에 따라서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최근에 캔맥주를 먹었을 때 왜이렇게 맛이 없지 했는데, 그냥 캔만 따서 바로 마셔서 그런 게 아니였나, 

그래서 앞으로는 항상 따라서 마시는 습관을 가져야지 하는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맥주 시음 장소>


삿포로 맥주 히타 공장은 교통편이 좋지 않다는 것을 빼면 꽤 만족스러웠습니다.


일본어이긴 하지만 해설가 분께서 설명을 굉장히 잘 해주시는 것이 느껴졌고 내부도 엄청 큰 규모는 아니지만 일본 특유의 아기자기함이 느껴지는 시청각 자료들이 있어서 보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맛있는 맥주와 맥주 잔도 덤으로 얻어갈 수 있어서 유익한 시간이었네요.







3. 마메다마치(豆田町) (11:30-13:15)



히타의 평범한 시가지를 지나다 별안간 사뭇 다른 분위기의 동네가 갑자기 등장했는데요.


별다른 표시 없이도 여기가 마메다마치인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집 사이로 물이 졸졸 흐르는 모습이 운치있고 정감있어 보이네요.




마메다마치는 큰 동네는 아니라 길거리만 빠르게 구경하면 삽사십분이면 충분하고, 가게들을 둘러보고 양조장이나 문화재 등을 돌아보고 장어덮밥이나 야끼소바 같은 지역 명물로 식사하면 두 세시간 정도 잡으면 될 것 같습니다.





비록 비가 오는 날씨지만 어두운 색조의 건물이 많아서 착 가라앉은 차분한 느낌이 비교적 잘 어울리는 듯 합니다.





오래된 건물이 문화재나 기념품 가게로만 쓰이는 것이 아니라 병원이나 관공서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 게 참 신기했습니다.






간장 등 조미료와 양갱 및 인형 등을 판매하는 전시장이자 전통 인형을 전시해 놓은 전시관입니다.


매장에 있는 직원 아주머니 분들이 마음껏 시식해 보라면서 친절하게 맞아주시네요. 전시관은 원래 유료이나 매장에서 물건을 사면 무료 입장이 가능하답니다.


친절하셔서 감사하긴 했는데 막 사고싶은 물건은 없어서 미안하지만 그냥 나왔습니다.




양조장은 현재도 양조업을 하고 있는 공장인데 매장 겸 약간의 전시도 함께 하고 있는 곳입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곳 같은데도 매장이 전통적이면서도 깔끔했습니다. 청주와 탁주 등 우리나라 술과 비슷한 전통주들이 많았고,

그 밖에도 일본식 감주(알콜이 들어있는 식혜)나 향이 첨가된 술 등 다양한 상품들이 있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종류별로 시음해주는 데 비교적 도수가 있는 것들이라 몇 잔 시음했는데도 꽤 술 기운이 나더라구요.


시음한 음료 중에 막걸리와 비슷한 탁주를 한 병 사갔는데(750mm, 1,250엔) 시음했을 때는 달달해서 맛이 있어서 샀는데 집에와서 보니 도수가 20도나 되더라구요.


막걸리 잔에 따라서 마시는데 맛은 막걸리와 비슷한 느낌인데 도수가 세서 그런지 훨씬 진하게 농축된 듯한 맛이였습니다.

쓴 맛도 강하지만 단 맛도 강해서 소주보다는 잘 넘어가는데 탁주라 그런지 마시고 나니 한 방에 훅 가는 그런 느낌이네요.




매장에서 더 안으로 들어가면 시골의 작업장 같은 분위기의 안뜰이 보입니다.



2층 다락방으로 올라가면 양조에 쓰이는 장비와 기구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무료로 전시하는 곳이라 대단치는 않지만 잠시 들러볼 만 합니다.




5. 센야(千屋) 장어덮밥



이번에 일본 여행을 하면서 장어덮밥을 먹기로 했었는데,


히타는 야끼소바가 유명한 곳이지만 이 곳에 유명한 장어덮밥 집이 있다 하여 가보기로 하였습니다.


센야(千屋) 라는 곳인데 값은 비싸지만 평이 꽤 좋은 집이라 큰 기대를 갖고 찾았습니다.




겉으로 봤을 때는 영업 중인지 아닌지 애매했는데 오른편 창 너머로 장어가 잘 구워지는 모습이 보여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크지 않은 가게라 12시가 되기 전에 좀 일찍 찾았습니다.

마메다마치 분위기와 같이 지나치게 인위적이지 않으면서 차분한 전통적인 느낌이 좋네요.


우리나라 사람들도 많이 찾는지 한국인 목소리도 종종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식사메뉴는 가장 오른쪽의 장어덮밥과 장어덮밥(대) 로 심플합니다.

이름이 히타마부시라고 하더군요. 나고야의 명물인 '히츠마부시'의 히타 버전이라 '히타'마부시 라는 이름이 되었답니다.


이년 전 정도만 해도 2,600엔 이였는데 최근에 3,000엔으로 올랐더라구요. 민물장어가 비싸서 그런지 조금 비싼 느낌은 들긴 했지만 장어덮밥을 주문하였습니다.





장어덮밥과 함께 곁들이는 양념과 채소가 나옵니다.


왼쪽부터 무 갈은 것, ???, 와사비, 파인데, 잘 모르겠는 양념은 나중에 찾아보니 유자고추소스라고 하네요.


매운 맛은 안나고 소금의 짠맛과 새콤한 맛이 나는 양념인데 그냥 먹으면 강렬한 맛에 얼굴이 찌푸려지는데 소량을 밥에 비벼먹으니까 특이한 감칠맛이 나서 손이 가더라구요.




장어덮밥을 먹는 방법이 소개되어 있는데, 첫번째는 그냥 덮밥을 먹어보고 

그 다음에는 위에 곁들여진 양념과 함께 먹는 것이고

마지막에는 같이 나온 육수를 덮밥에 부어서 따끈하게 먹어보시라 합니다.



장어덮밥과 장아찌, 홍합맑은탕으로 간단하게 차려져 있습니다.




크지 않은 나무용기 이지만 그 위에 장어가 밥이 안보일 정도로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서 먹음직스럽게 생겼습니다.

민물장어는 잘 먹어볼 일이 없어서 어떤 맛인지 잘 기억은 안나긴 하지만 살이 엄청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워서 역시 이름값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장어 뼈 우린 육수같은데 감칠맛 나는 육수를 밥에 자작하게 부어서 먹으니 국밥먹는 느낌도 나고요.

그리고 와사비와 유자고추소스와 곁들여서 먹기도 하면서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름과 가격이 아깝지 않은 살면서 손에 꼽을 인생 음식 중 하나로 기억에 남습니다.



6. 마메다마치 → '고속히타' 정류장으로 (13:15-13:40)



마메다마치에서 벳푸로 가기위해 시 외곽에 있는 '고속히타' 정류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여기도 교통이 애매해서 그냥 걸어서 이동하였습니다.




이쪽은 그냥 평범한 시골마을이네요. 일본 시골집들은 대부분 2층짜리 기와집으로 짓더라구요.

우리나라는 꽤 다채로운 디자인으로 집을 짓는데 일본은 어느정도 정형화 된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일본 느낌이 더 잘 나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고속버스는 이렇게 고속도로에 간이 정류장이 종종 있는데, 중간 경유지를 시내까지 들어가느라 시간을 지체하지 않으면서 중간에 승객들을 태우는 목적도 있고, 환승의 목적도 있습니다.


히타 시내에서는 벳푸로 바로가는 버스가 없어서 이런 간이 정류장까지 가서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13시 50분 경에 나가사키에서 출발해 히타를 경유하는 벳푸행 버스를 타고 이제 벳푸로 향하였습니다.


히타는 기차의 경우 교통이 편리하나, 버스를 이용할 경우 후쿠오카에서 히타만 갔다오면 상관없지만 히타에서 유후인이나 벳푸로 이동할 경우 버스가 하루에 몇 대 없다는 점을 유의해야 겠습니다.


하지만 유명한 관광지인 유후인과 벳푸를 가는 길에 있는 도시라 3시간에서 반나절 정도만 투자하면 쉽게 구경할 수 있고 북부 규슈의 유명한 관광도시와 다른 조용하고 한적한 느낌이 있어서 들러볼 만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