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규슈] 나가사키 데지마 워프, 차이나타운, 구라바 스카이로드

2018. 5. 6. 21:25외국여행/2018.04 - 후쿠오카 3박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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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4. 16-19 후쿠오카, 북큐슈 3박4일 여행


1. Day 1 오후 - 기타큐슈 - 고쿠라, 모지코 레트로

2. Day 2 오전 - 히타 - 마메다마치, 삿포로 맥주공장

3. Day 2 오후 - 벳푸 - 흰연못 지옥, 우미 지옥, 스님머리 지옥

4. Day 2 저녁 - 쿠오카 - 도큐핸즈, 우오베이



※ 후쿠오카 숙소 후기 - WBF 후쿠오카 텐진 미나미(Hotel WBF Fukuoka Tenjin Minami)






규슈여행 셋째 날은 나가사키를 당일치기로 다녀오기로 하였습니다.


이 날은 나가사키 한 군데만 가지만 관광지가 꽤 여러군데 있기도 하고

거리도 기차로도 2시간 가까이 걸리는 먼 곳이라 역시 아침 일찍 일어나 8시쯤에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나가사키 가는 버스는 서로 경유지가 다른 노선이 번갈아가면서 오는데, 그 중에 나가사키 시내까지 한 번에 가는 슈퍼 논스톱 버스는 예약제가 미리 예약을 해서 갔습니다. 

여러 군데 경유하는 버스는 2시간 30-40분 정도 걸리는데 반해 슈퍼 논스톱 버스는 2시간-2시간 5분 정도로 30분이나 빠르니 미리 시간표로 확인하고 가면 좋겠습니다.





<나가사키 여행 일정>


나가사키는 나가사키역 남쪽의 바닷가 쪽 관광지, 그리고 역에서 동쪽 동네에 있는 관광지, 그리고 북쪽에 좀 멀찍이 있는 관광지로 분산되어 있는데, 


저희는 일정상 남쪽 관광지 위주로 둘러보았고 곁다리로 일본출판사에서는 비교적 자세히 나와있는데 우리나라 책자에는 있는둥 마는둥 나와있어서 호기심을 자극했던 동쪽의 '료마도리'라는 곳을 가보기로 했습니다.


동쪽에는 스와신사나 나가사키 박물관, 순교성지 같은 것들이 있고 북쪽에는 평화공원, 원폭기념관 등 유명한 관광지가 있는데

당일 일정으로 그곳까지 가보기는 어려워서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기로 하였습니다. 


슈퍼 논스톱 버스는 데지마 워프 근처에 있는 오하토 전차역 앞에서 세워주고 그 다음 나가사키 역 앞의 버스터미널까지 운행합니다. 저희는 관광지에서 좀 더 가까운 데지마 워프 근처에서 먼저 내렸습니다.


해변가인 데지마 워프옛 상업지구를 재현한 곳인 데지마를 보고 차이나 타운으로 가서 나가사키 짬뽕으로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그리고 네덜란드 언덕이라고 하는 오란다 자카를 거쳐 언덕 위에 있는 구라바엔 후문 쪽으로 들어가기 위해 동네에 있는 엘리베이터인 글로버 스카이로드를 지나가는 것까지 이번 포스팅에서 다루었습니다.




1. 텐진 버스터미널 → 나가사키 (08:05-10:20)



셋째 날도 변함없이 텐진 버스터미널로 향했습니다.

나가사키 가는 버스는 한 줄에 3열인 우등버스 시트라 고쿠라나 벳푸갈 때 탔던 일반버스보다 쾌적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중앙 왼편에(사진의 왼편에 좌석이 없는 곳) 쑥 들어간 공간에 문이 있어서 무슨 시설인가 했는데 화장실이라고 하네요.


기차나 비행기도 아니고 버스에 화장실이 있다니 신기했습니다. 

생각해보니 첫째 날에는 고쿠라에서 도쿄까지 밤새서 근성으로 달리는 침대버스도 봤는데 일본에도 버스가 종류가 다양한 것 같습니다.




첫째 날은 흐리고, 둘째 날은 비와서 약간 아쉬웠는데 다행히 날씨가 아주 화창했습니다.

시내 고속도로 달리면서 본 후쿠오카 풍경도 새로워서 몇 개 사진을 남겨보았습니다.





2. 데지마 워프 (10:20-11:00)



나가사키 오하토 정류장에는 10시 20분에 도착했습니다. 원래 시간표 대로는 10시 7분 쯤 도착하는 걸로 되어있었는데 약간 지연되긴 했지만 그래도 빠르게 온 것 같습니다.




저 다리를 건너면 이제 바다가 보일 것 같습니다.





전 날같이 흐렸으면 어쩔 뻔. 날씨가 좋으니까 바닷가 풍경이 참 시원시원했습니다.


그리고 공장과 항만도 있는 곳 치고 물도 깨끗하더라구요. 반대편은 항만과 공장 같은 것들이 많아서 물이 탁할 줄 알았는데,

물 아래가 대충 보일 정도로 깨끗해 보였습니다.




데지마 워프에는 바닷가를 끼고 운영하는 음식점, 술집들이 있는데 이 쪽을 지나가다보니 이곳의 초등학교에서 소풍을 나왔나 봅니다. 어쩌다 보니 저희랑 동선이 겹쳐서 저 행렬에 파묻혀서 다니게 되었네요.


저희는 동양인이라 그런지 애들이 저희한테는 별 관심이 없었는데,

반면 서양인 관광객들을 보면 엄청 좋아하면서 헬로! 헬로! 소리치더랍니다ㅋ




10분 넘게 초등학생들이랑 같이 다니게 되었네요. 데지마 워프 옆의 미술관을 지나니까 공원이 나오는데, 여기도 정면에 보이는 다리와 만을 둘러싸고 있는 나가사키 시가지의 모습이 참 예뻤어요.



정면 우측에 보이는 동네는 이국적인 건물들이 많은데 저쪽이 글로버 정원(구라바엔)인가 봅니다.

산책하다보니 생각보다 멀리 왔는데 일단은 다시 데지마쪽으로 향하고 점심식사 한 후 구라바엔으로 가기로 하였습니다.



3. 데지마 (11:10-12:10)



데지마 워프 끝까지 가다보니 데지마 입구로 가는데 시간이 좀 걸렸습니다. 드라마 세트장같이 생긴 곳이 바로 데지마입니다.


데지마는 근세에 일본이 허가한 유일한 서양 교역국가인 네덜란드가 무역할 수 있도록 내어준 작은 인공섬이였다고 합니다. 현재는 간척을 통해 그냥 육지가 되었지만요. 예전에는 이 앞이 모두 바다였다는 게 신기하네요. 


그래서 시가지로 개발되면서 옛 모습을 많이 잃어버렸다가 약 20년 전부터 다시 복원을 시작해서 민속촌 비슷하게 옛 모습이 복원되었다고 합니다.


괜찮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크게 볼 게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해서 그냥 세트장 비슷하게 꾸며놓은 곳이려니 생각하고 큰 기대는 갖지 않고 들어갔습니다. (510엔)



예전의 섬이였던 영역을 발굴사업 및 역사 자료를 활용해서 복원되어 있습니다.

건물 안에는 전시관으로 되어 있어서 이 시대의 유물, 교역품이나 생활상 등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식 다다미 방에 침대가 놓여진 퓨전식 방은 네덜란드에서 온 선장이나 관리가 머물던 방이라고 하네요.



연회장은 이렇게 근사하게 생겼습니다.




모형 전시관도 있고,




실제로 땅을 파내서 발굴한 유물들도 있습니다.


여러 조각으로 깨진 도자기를 퍼즐맞추듯이 다 이어붙여 놓았더라구요. 

 





숙소와 창고, 관리실, 부엌 등 약 20채 정도의 다양한 건물들이 데지마 안에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메인 거리 뒷편에는 데지마 전경을 축소해 놓은 모형이 있습니다.



정성스럽게 복원해 놓은 건물들도 그렇고, 내부에 전시관이 생각보다 알차게 구성되어 있어서 볼만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당시 주거형태를 알 수 있게 내부를 꾸며놓은 것들이 동서양이 만난 것 같아 신기했습니다.


그냥 건물 겉만 복원한 곳인 줄 알았는데 전시관들 둘러보느라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더라구요.


이번 여행에서 박물관은 일정에 있지 않았었는데 여러모로 유익하면서도 만족스러운 곳이였습니다.








4. 차이나타운, 나가사키 짬뽕 (12:10-13:10)



데지마에서 나와 차이나타운으로 가기 위해 천변을 따라 이동했습니다. 바다가 가까워서 그런지 물가가 민물이 아니라 꼭 바닷물 같더라구요. 원래는 이 곳이 하천이 아니라 바다였던 곳이라 그런건가 싶어 신기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나가사키는 관광지가 많아서 주요 관광지들은 이정표가 곳곳에 잘 설치되어 있습니다. (료마도리 빼구요ㅠ)




차이나타운은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에 있었습니다. 

인천 차이나타운같이 커다란 문이 반겨주네요. 사실 어느 차이나타운을 가도 보이는 모습인데,

그냥 외국이라 신기해서 사진찍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저도 따라서 사진을 찍었지요.



골목은 그렇게 길지는 않고 그냥 중국음식점 많은 우리나라 차이나타운과 비슷한 느낌이네요.


여기를 온 이유는 유명하다고 하는 나가사키 짬뽕을 먹기 위해서였는데요.


원래는 데지마워프에서 구라바엔 쪽으로 가다보면 나오는 시카이루(四海樓)라는 곳이 유명하다고 해서 가려고 했는데,

시 그 쪽으로 가려면 아까 지나왔던 똑같은 곳으로 돌아가야해서 차이나타운에도 나가사키 짬뽕을 파는 곳이 많다고 하여 찾았습니다.


이곳에 있는 대부분의 중식당은 나가사키 짬뽕을 파는 것 같더라구요.

저희는 딱히 여행책자에는 나와있지는 않지만 구글맵을 켜서 평이 나쁘지 않은 곳으로 찾아갔습니다.




차이나타운 입구쪽 중국집을 비롯해 대부분 중국 특유의 빨간색 장식으로 되어있는 곳과 다르게

여기는 생긴지 얼마 안되었는지 캐주얼하게 생겼습니다.




저희가 거의 첫 손님인가 봅니다. 좀 썰렁해서 제대로 들어온게 맞나? 싶긴 했는데

좀 있으니까 손님들 두어 테이블 오더라구요.




한자와 히라가나 조합이라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나가사키 한자가 적혀있는 걸로 봐서 맨 위에 매뉴가 나가사키 짬뽕인가 봅이다. (800엔)


그 아래 1,100엔 짜리는 특 사이즈인데 새우같은 부재료가 더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굴 짬뽕 비슷하게 빨갛지는 않은 국물인데 그렇다고 뽀얀 국물도 아니네요.

고추가루가 안들어가 그렇지 고기와 해물, 채소가 다 들어가서 짬뽕 특유의 퓨전된 국물 맛은 여전하네요.


그리고 일본 음식답게 국물이 감칠맛과 짭잘한 맛이 강해서 맛있을 수 밖에 없는 맛이긴 하더라구요.


짬뽕 국물의 주 베이스는 무슨 국물일까 궁금했는데, 물어보니 닭육수가 베이스라고 하네요.

먹을 때는 다 섞여있는 맛이라 알아채지 못했는데, 알고나니 색깔과 개운한 맛이 닭육수 같은 느낌이 들더라구요.


아무튼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짬뽕이지만 막상 우리나라에서는 먹어보기 힘든 음식을 맛보아서 좋았던 식사였습니다.




5. 오란다자카, 그리고 구라바엔 가는 길(글로버 스카이로드) (13:10-13:50)



차이나 타운을 나와서 구라바엔 쪽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구라바엔 갈때는 대로변 쪽 정문이 아닌, 오란다자카를 통해 언덕 쪽으로 해서 후문으로 들어가는 방향을 선택했습니다.


오란다자카와 구라바엔은 사진에 보이는 정면이 아니라 우측으로 가면 됩니다.


아직 구라바엔은 멀긴 한데 이정표가 여기서부터 잘 나와있어서 헤매지는 않았습니다.




고가도로 밑을 지나서



이런 곳이 나오면




왼편의 꽤 언덕진 오란다자카입니다.

이곳도 네덜란드를 비롯한 서양국가 인물들이 살았던 동네라 네덜란드 언덕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곳에는 여자대학교가 있는데 이 부지 중 한 곳은 예전에 지어진 건물을 개방해서 기념관으로 쓰고 있습니다.


안에는 관리인 한 분이 계셔서 학교와 이곳과 관련된 일화를 소개해주셨는데,

설명을 들으면서 놀라웠던 점은 유명한 오페라인 '나비부인'이 바로 이 곳이 무대였고 여기에 살았던 인물들이였다고 하네요.


푸치니는 이탈리아사람인데 어떻게 이곳을 배경으로 오페라를 만들게 되었을까 신기하고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몰랐던 지식을 하나 얻고 가니 재미있네요~





기념관을 지나 비교적 평범한 동네길을 지나는데 이색적인 건물들이 많아고 꽤 고지대라 평창동 쪽 동네같은 느낌도 나더라구요. 오란다 자카라는 곳이 생각한거랑 다르게 완전 관광지는 아니고, 그냥 이쪽 길 부근의 동네라고 봐야겠습니다.


대단하지는 않아도 한적하고 꽃이 많이펴서 언덕 초반이 좀 가파랐던 것 빼고는 걷기는 괜찮은 길이였습니다.




언덕을 약간 내려오면 큰 길이 나오고 전차노선이 시작되는 역인 이시바시(石橋) 역이 나옵니다.

저희는 사진의 오른쪽에서 내려왔고 글로버 스카이로드는 왼편으로 길을 건너가면 나옵니다.




길을 건너면 저렇게 아득한 높이의 언덕진 동네가 나오는데, 특히 여기는 고저차가 심해서 이렇게 

뱅글뱅글 도는 구조의 길과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있더라구요.


사진의 왼편이 엘리베이터 입구이고, 엘리베이터가 수직으로 이동하는게 아니라 리프트같이 45도 정도로 경사지게 올라갑니다.


원래는 관광용은 아니고 이곳 주민들을 위한 시설인데, 구라바엔을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이기도 하고 

일반 동네에서는 잘 보기 힘든 시설이라 스카이 로드라고 따로 이름도 붙여놓았나 봅니다.




그냥 엘리베이터타고 언덕만 올라왔을 뿐인데 이렇게 탁 트인 풍경을 볼 수 있군요!




근데 엘리베이터가 이게 끝이 아닙니다. 앞에 보시면 하나가 더 있습니다. 

아까 전 꺼 보다는 좀 더 소규모이긴 한데 수직으로 4층 정도 올라가는 엘리베이터가 하나 더 있습니다.


언덕진 동네지만 약간의 평평한 공터가 있어서 이곳 주민과 고양이들이 잘 놀고 있더라구요.






이곳, 구라바엔 뒷쪽은 그냥 일반 서민들 사는 동네인데, 그들에게는 늘상 보는 풍경이지만

저 같은 관광객에게는 참 아기자기하고 예쁜 풍경이네요. 


구라바엔에서도 물론 시가지가 잘 보이구요, 다만 구라바엔은 바다쪽을 향해 있어서 바다 반대편 언덕진 마을을 구경하기는 구라바엔 뒤쪽에 있는 스카이 로드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보니 나가사키가 말처럼 산이 정말 많은 것 같습니다. 산도 많은데 그 위에 까지 집들이 들어서 있는 게 저렇게 높은데 살아도 이동하는데 불편하지는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우리나라 같으면 저 주택들 다 밀어내고 엄청난 옹벽을 세워놓고 아파트로 만들었을텐데, 만약 그랬으면 훨씬 못나지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구요. 


어쨌든 사람 사는 집이니 풍경좋고 겉보기 좋아보이는 게 다는 아니긴 하지만

도시도 아니고 시골 산자락이나 논밭 가운데에 있는 고층 아파트는 너무 뜬금없고 조화롭지가 않아 보여서 좀 그렇긴 해요. 


아무튼 산이 많은 것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친숙한 면이 느껴지면서도 막상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보기 힘든 풍경이라 이쪽 스카이 로드로 해서 온 것이 조금 힘들긴 해도 만족스러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