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28. 00:08ㆍ외국여행/2019.02~03 - 프랑스 독일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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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개
툴루즈 시내에는 크게 두 개의 물길이 흐르는데, 하나는 가론강, 하나는 미디운하입니다.
가론강은 한강같은 좀 넓직한 느낌이라면 미디운하는 가론 강보다는 훨씬 아담한 하천 느낌입니다.
미디 운하는 툴루즈 남쪽에서 북쪽 방향으로 흐르다가 툴루즈 마타비요역을 지나면 서쪽으로 꺾어서 가론강과 합류합니다.
미디운하(Canal du Midi)는 프랑스가 대서양과 지중해 사이를 이동하려면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있는 이베리아반도를 멀리 둘러서 가야하기 때문에 건설한 운하로, 총 길이는 240km이고 1600년대에 건설되어 루이14세 시기에 완공되어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현대는 세월이 오래되어 화물운송의 역할은 없어지고 관광 및 레저용으로 배들이 운항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각 도시에 있는 하천변 산책로처럼 현대적으로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지는 않지만, 배들이 정박한 선착장 부근은 우리나라와는 다른 운치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선착장에서 운하 옆으로 난 산책로를 걷다보면 조르주 라비 박물관(Musée Georges-Labit)이 나오는데, 이곳은 특이하게 중국, 일본, 인도, 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 및 이집트의 유물이 전시된 곳입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여러 문화의 유물을 한 군데서 볼 수 있어서 동양적인 것을 보고자 하는 현지인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동양인 관광객이 가기에는 서양에서 동양 박물관을 보러갈 필요가 있나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미디운하 근처에 있고 관광 패스로 무료 입장이 가능해서 겸사겸사 방문해보았습니다.
조르주 라비 박물관 입장료는 성인기준 5유로이며, 오픈시간은 10시-18시, 휴무일은 화요일 및 1월1일, 5월1일, 12월25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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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방법
미디운하 자체는 툴루즈 마따비요역 바로 앞을 흐르고 있기 때문에 찾기는 매우 쉽습니다.
하지만 작년 10월부터 시작된 광장 리모델링 공사로 아름다움은 찾아볼 수 없고 가림막과 공사차량이 드나드는 산만한 분위기입니다. 이 공사는 올해까지 지속된다고 하고, 재단장이 끝나면 우리나라의 청계천 광장같이 좀 더 쾌적하고 현대적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툴루즈 마따비요역에서 약간 아래로 내려가면 미디운하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 쪽 부근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양 옆에 콘크리트 등으로 막아놓은 제방이 있는 운하가 아니라, 그냥 흙을 파 놓은 작은 물길 사이로 물만 지나가는 듯한 모습이고 깔끔하게 정비된 느낌이 아니라서 운치있는 느낌은 아닙니다.
그래서 저는 버스를 타고 좀 더 남쪽방향으로 내려가서 좀 더 그럴듯한 산책로와 분위기가 있는 선착장 부근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전 글인 Aerospace 가는 방법에서도 설명드렸듯이 미디운하를 따라 가는 버스는 27번이 유일하기 때문에, 이번에도 27번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습니다. 네 정거장을 지나 'Passerelle St-Sauveur'(빠스헬 생 소뵈흐)에서 내리면 되고 10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미디 운하
툴루즈 마따비요역을 조금 지나면 위와 같이 물이 흐르는 미디운하가 보입니다. 이곳 왼편에 'Riquet' 정류장이 있어서 여기서 버스를 타면 됩니다(왼쪽 사진). 반면 다리 오른편으로 넓게 뻗은 대로 방향으로 가면 시 중심부인 카피톨 광장이 나옵니다.
Passerelle St-Sauveur 정류장에 내리면 바로 옆에 반대편으로 건너가는 다리가 보입니다. 이 다리 위로 올라가면 통통배들이 정박해있는 아기자기한 운하의 모습을 잘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운하 경치를 감상하고 운하 옆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면서 조르주 라비 박물관 방향으로 걸어갔습니다. 다리에서 박물관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 거리입니다.
버스로 이동했던 곳과는 달리 이쪽부근은 차가 별로 안다녀서 번잡하지 않아 산책하기 더 좋습니다.
우리나라 하천보다도 좁은 폭인데도 저렇게 배들이 많이 정박해 있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하고, 날씨가 풀리는 봄부터는 관광용으로도 운행한다고 하네요.
조르주 라비 박물관
미디운하를 따라 내려가다 정원이 있는 건물이 보이는데 조르주 라비 박물관 후문이 있습니다.
아열대 식물들이 자라있는 모습이 상당히 이국적이고 건물 외관도 아랍느낌이 살짝 나는 것 같습니다.
박물관은 0층(우리나라 1층)과 지하 1층, 두 개 층으로 되어있는데, 아담한 규모라 아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다니지 않으면 20-30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작긴 해도 동양의 다양한 문화권의 유물들이 컴팩트하게 전시되어 있어서 다채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지상층에는 주로 일본, 중국 및 불교 문화권의 유물, 도자기, 장신구,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지하층으로 내려가면 이집트 유물과 석판, 미라 등이 있는데 반지하라 약간 어두컴컴한 분위기와 잘 어울립니다.
이집트 유물 외에도 인도, 티베트쪽의 유물 등도 지하층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박물관이 작다보니 기념품 가게도 지하층 한 켠에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는데, 엽서와 동양 미술 관련 책들 위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특히 '동양'이 주제다 보니 서구권 계열에서 가장 유명한 '동양'미술인 일본의 판화인 호쿠사이 관련 엽서와 책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기념품 가게에서 한 손 크기의 아담한 사이즈의 호쿠사이 도록이 있어 하나 구매했습니다.(13.5유로)
'일본의 풍경'이라는 제목과 같이 주로 자연 및 도시 풍경 주제의 호쿠사이가 무광지로 차분한 색상으로 인쇄되어 있어 고급스럽습니다. 프랑스에서 일본 주제의 책을 사다니, 뭔가 좀 아이러니하긴 한데 막상 일본을 가면 워낙 다양한 기념품이나 상품들이 있으니 정작 저런 미술 주제의 책을 구경할 일은 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서양으로 가니까 확 눈에 띄는 점이 있네요.
조르주 라비 박물관은 '동양'을 주제로 한 박물관이다 보니 우리나라 사람 입장에서는 꼭 가볼 필요는 없고 미디 운하 구경하면서 그냥 건물 겉모습만 잠깐 보고가도 무방하긴 합니다.
하지만 작은 규모의 전시관에서 다양한 문화권의 유물을 만나볼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다른 곳 보다 이집트 부분은 루브르나 대영박물관 같은 일부 큰 박물관 빼고는 유럽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데, 이런 작은 박물관에서 핵심만 간추려서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나름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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