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낭트 여행] 100년 전 대서양 항해 여객선으로 시간 여행 - Escal'Atalantic

2019. 12. 10. 19:19외국여행/2019.02~03 - 프랑스 독일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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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및 위치


낭트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온 생 나제르는 조선도시이자 넓은 백사장이 있는 여름 휴양도시입니다.

하지만 생 나제르는 해변 말고도 2차 세계대전 때 독일군이 사용했던 잠수함 기지와 주변 항만 주변으로 다양한 산업과 해양 관련 볼거리들로 유명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는 20세기 초중반 대서양을 누비며 유럽과 미국 사이의 수많은 승객을 실어다녔던 여객선, 오션라이너의 내부를 복원하여 체험할 수 있는 Escal'Atlantic(에스칼'아틀랑틱)입니다.

 

타이타닉도 바로 대서양을 통해 영국과 미국을 잇던 오션 라이너 중 하나인데요,

에스칼 아틀랑틱은 프랑스와 미국 사이를 다니던 오션 라이너의 모습이 재현되어있고, 200여 점의 가구와 기구들은 오션 라이너의 전성기인 1930년대와 황혼기인 1960년대에 운항한 여객선에서 사용된 것들이라고 합니다.

 

복원된 옛 여객선의 모습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청각 자료들이 함께 있어, 재미있게 1900년대 시대상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에스칼 아틀랑틱은 낭트에서 기차로 30-40분 떨어진 생 나제르에 있지만, 예외적으로 낭트 관광 패스로 무료 입장이 가능한 특징도 있습니다. 낭트에서 일정이 되신다면 하루는 생 나제르에서 진귀한 체험을 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에스칼 아틀랑틱은 생 나제르역에서 도보로 1.7km 떨어져 있어 도보로 이동할 경우 20~25분 정도 소요됩니다.

버스로 이동할 수도 있는데(1.4유로), 작은 도시답게 자주오는 편은 아니라 시간을 보고 타시는 게 좋습니다.

 

U2 또는 Hélyce노선이 근처까지 가는데, U2 노선은 'Ruban Bleu'(휘방 블르) 정류장에서 하차하여 도보로 2-3분 걸어가면 되고, Hélyce노선은 'Rue de la Paix'(휘 드라 페) 정류장에서 내려서 6-7분 정도 걸어가면 됩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14유로이고, 낭트 관광패스 소지 시 무료로 입장 가능합니다.

운영시간은 계절마다 다른데, 생 나제르도 여름 휴양도시의 성격이 강하다보니 7-8월은 10시~20시까지 운영하지만,

그 외 시기에는 10~13시/14~18시에 운영하며,(13~14시는 점심시간처럼 일시 닫히는 게 특이합니다.) 월요일 휴무입니다.

 

 

자세한 관광 정보는 아래 관광 안내 사이트에 잘 나와있으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https://www.saint-nazaire-tourisme.com/

 

Saint-Nazaire Renversante - Site officiel - Office de Tourisme et visites

Bienvenue sur le site officiel de Saint-Nazaire Agglomération Tourisme. Retrouvez les informations pour préparer votre séjour et réserver vos visites.

www.saint-nazaire-tourism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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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구


 

 

생 나제르 항만 입구로 가면 커다란 잠수함 기지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육중한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쌓인 모습이 보르도에서 봤던 잠수함 기지와 비슷하네요.

 

기지 입구쪽에 작은 가건물이 두 개 있는데, 왼쪽이 매표소, 오른쪽은 관광 안내소입니다.

여기 매표소에서는 Escal'Atlantic 뿐만 아니라 생 나제르 항만에 있는 여러 관광지 표를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물론 해당 관광지 입구에서도 구매 가능합니다.)

 

생 나제르 항만에 있는 관광지 중 Escal'Atlantic만 이쪽 편에 있고, 나머지는 모두 항만 반대편으로 7-8분 정도 돌아서 가야하는 위치에 있으니, 다른 곳들도 방문할 계획이 있으시면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어쨌든 표를 사면 왼편에 커다랗게 현수막이 있어서 입구 찾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커다란 현수막에 비해 들어가는 문은 매우 작은게 대조적이네요. 문을 통과하면 배와 연결된 작은 다리를 건너 입구 로비로 입장하게 됩니다.

 

 

전시관 내부


 

입구로 들어가면 여기가 배인가 싶을 정도로 넓고 깔끔한 홀이 보입니다.

과연 대양을 항해하는 보통 크기의 배가 아닌가봅니다.

여러 방향으로 길이 나있지만, 안내된 입구따라 일직선으로 가면서 구경할 수 있게 되어있어서 헤맬 일을 없었습니다.

 

 

맨 처음 길고 좁은 복도를 따라 1900년대 초 대서양을 누비던 연락선, 오션 라이너들의 모델과 여정을 보여주는 자료들이 보입니다. 프랑스에서 뉴욕까지 대략 일주일 정도 소요된 것을 알 수 있었네요.

 

 

그리고 빨간 카페트가 깔린 모습이 인상적인 이 복도에서는 객실에 배치된 가구와 3등석 객실의 모습이 재현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객실별 특징과 운임도 알 수 있었는데요, 1935년에 르 아브르에서 뉴욕으로 운항한 여객선의  1등석은 공장 운영자의 8일치 수입, 2등석은 대학교수의 10일치 수입, 그리고 3등석은 선생님의 30일치 수입이였다고 하네요. 3등석 배 운임이 30일치 수입이면, 요즘으로 치면 못해도 200만원 이상이라는 어마어마한 값이였네요. 반면 1등석은 3등석보다 훨씬 비쌀텐데도 수입이 높은 사람은 8일치면 지불할 수 있는 금액이였던 듯 합니다.

 

1950년 여객선의 3등석 객실의 모습이 재현되어 있습니다. 가벼운 짐 놓은 자리와 딱 잘 공간만 있는, 그런 곳이네요.

타이타닉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이런 비좁고 꾸질꾸질한 곳에서 머물었던 장면이 생각나네요.

 

 

 

객실을 지나 계단으로 한 층 아래로 내려가면 프랑스에서 미국까지 여행객의 입장에서 여정이 어떻게 되는지, 살펴보는 미니 어드벤처 게임이 있습니다. 여객선이나 몇가지 옵션을 선택하면 가운데 커다란 화면에 그 모습이 재생되는 재미있는 프로그램입니다.

 

 

여기서 한 층 더 내려가면 엔진실이 나오는데요. 석탄을 때서 운항을 하는 특성을 살려서

엔진실에 들어가니 공기가 후끈후끈하고 실제 엔진이 돌아가는 사운드가 나서 실제 운항 중인 배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납니다. 그리고 1935년과 1962년에 건조된 노르망디호와 프랑스호의 성능과 연료소모량을 비교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엔진실을 지나면 갑판구역이 등장합니다. 시원한 바다소리와 바람이 불어오는데, 실제로 난간 아래에는 바닷물이 출렁거리고 있네요ㅎㅎ

 

 

갑판을 지나 나타난 작은 선장실. 여기서는 가상현실로 구현된 프로그램으로 배를 조타해 볼 수 있습니다.

 

 

이리저리 돌고돌다보니 처음 들어왔던 홀의 2층으로 왔네요. 2층에는 식당, 라운지 등 승객용 공용시설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여객선 내부 일러스트가 그려진 화면의 각 부분에 손을 갖다대면 각 공간에 대한 설명과 실제 당시의 영상이 재생되어서 흥미로왔습니다.

 

 

 

100년 전임에도 아늑하기 그지없어 보이는 고급스러운 가구들이 여객선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여기 전시되어 있는 가구들은 실제 선박에 사용되었던 고가구들이라고 하네요.

 

 

 

바에서 칵테일 한 잔, 그리고 탈출


 

전시관을 지나 갑자기 탁 트인 공간이 펼쳐졌는데요. 여기는 당시에도 그렇고 지금도 실제 바로 운영되어서 음료와 칵테일 등을 팔고 있습니다. 무알콜 칵테일은 4.5유로, 유알콜의 경우에는 6유로 이렇게 되네요.

 

여기 바를 지나면 마지막 영상관으로 들어가는데,

여기는 영상시작하는 시간에 맞춰 들어가야되서 기다리는 동안 칵테일 중 맨 아래 것(Une Escale aux Antilles, 서인도제도 기착)이라는 지극히 바다스러운 이름의 칵테일을 주문해 보았습니다.

 

 

 

럼 베이스로 바나나 리큐어, 파인애플 주스 등에 각종 과일꼬치로 장식된 칵테일이였는데,

맛도 그렇지만 고전적인 아늑한 분위기라 그런지 더 좋네요. 당시 생 나제르는 흐리고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씨라 쌀쌀했는데, 여기 따뜻한 곳에서 음료한 잔 하니 피로가 풀리는 느낌입니다.

 

 

 

바 아래쪽에는 각종 자료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윽고 직원이 바에 있는 관광객들을 영상관으로 안내하는데요. 스크린 앞을 커튼으로 가려놓은 모습이

오래된 극장에 온 듯한 느낌이 드네요.

 

여기서는 오션 라이너의 흥망성쇠 역사를 6-7분의 짧은 필름으로 보여줍니다.

1900년대 초부터 운항을 시작해 1930~40년대에 최고 전성기를 달리던 대서양 횡단 여객선, 오션 라이너는

1950년대부터 여객 항공의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반사작용으로 급격히 쇠퇴하여 불과 10여년 후인 1960년대에 마지막 정기선 운항이 종료되었다는 내용을 흑백 무성영화 스타일로 담고 있습니다.

 

오션 라이너를 주제로 한 박물관에서 이런 내용은 어떻게보면 씁쓸한 추억일텐데도 찰리 채플린 시대 무성영화처럼 해학적이고 익살스런 배경음과 효과를 동원해 유쾌하게 표현하고 있어서 아이러니하면서도 오히려 더 깊은 여운이 남습니다.

 

그러면서도 영상 말미에는 갑자기 요즘 스타일 영상으로 반전되어 오션 라이너는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지금은 호화크루즈선으로 살아있다라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했습니다.

 

 

 

 

영상관을 나오면 갑자기 어두침침한 공간이 나와 분위기가 급반전되는데요.

여기서는 직원의 가이드로 구명정을 타고 아래로 내려가 출구로 나가게 됩니다!

 

'볼 거 다 봤으니 이제 탈출해서 떠나야 할 시간~'이라는 뉘앙스가 팍팍 풍기는, 박물관을 나가는 과정은

정말 리얼하면서도 서양식 센스가 돋보여서 얼마나 웃겼는지 모르겠습니다 ㅎㅎ

 

 

 

기념품 매장


 

그냥 나온 게 아니라 '탈출'을 해서 그런지 다른 곳 보다 더 진한 여운을 남기고 출구를 향해 갔습니다.

 

 

출구로 나가면 완전히 밖으로 나가기 전 기념품 매장을 지나가게 됩니다. 

 

여기는 주로 생 나제르, 그리고 해양과 관련된 기념품과 자료들 위주로 진열되어 있었습니다.

 

 

 

여기서 파는 모형이나 장난감, 장식들은 대개 19세기와 20세기 초의 복고적인 분위기가 많이 납니다.

대형 선박 모형은 퀄리티가 좋은 편입니다.(당연히 가격은 어마어마하게 비싸구요ㅎㅎ)

 

이렇게 1시간 20분 정도 즐거운 20세기 초 여객선 체험을 마쳤습니다.

 

일반적인 박물관과 다르게 실제 선박을 복원해서 만들어서 그런지 더 리얼한 느낌이 살아있었고,

추레한 3등석 객실, 고급스러운 응접실, 분위기 있는 바, 그리고 엔진실과 선장실 등 다양한 공간을 구경하면서

타이타닉 영화에서 보던 낭만, 치열함, 고달픔 등 다양한 인간 군상이 모여있던 20세기의 모습을 느껴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였습니다.

 

또한 단순 복원에서 그치지 않고 여러 인터랙티브한 시청각자료와 센스있는 일러스트가 곁들여져 고루한 느낌이 나지 않는 것도 좋았습니다.

 

입장료가 다소 비싸긴 했지만, 일반적인 박물관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는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최고의 관광지, 박물관으로 꼽고 싶은 곳이였습니다.

 

그래서 유럽의 근현대 문화유산에 관심있으시거나, 특히 오션 라이너 쪽에 관심있으신 분께 더욱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