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6. 29. 17:25ㆍ외국여행/2019.02~03 - 프랑스 독일 26일
다양한 프랑스 파리의 빵집, 책 한권으로 찾아보기
빵의 나라 프랑스는 빵이 주식이라 동네마다 빵집들이 많이 있고 대체로 상향 평준화된 편이긴 하지만,
특히 좀 더 맛집을 찾아가보고자 예전에 사놨던 파리의 빵집을 소개한 책을 한 권 들고갔습니다.
'다시, 파리'는 책은 르 코르동 블뢰에서 제과를 전공한 여행 작가와 기자 두 분이 파리에서 생활하면서 인상깊었던 파리의 빵집과 과자점, 카페 49곳을 소개하고 있는 책입니다.
트렌디한 빵집, 오래되고 변함없는 빵집, 로컬 파리지앵이 아는 빵집, 그리고 이색적인 카페, 이렇게 네 개로 구분해서 다양한 분위기의 매장들이 소개되어 있고 이번 여행에서 여기에 나온 곳들을 중심으로 빵집들을 돌아다녀 보았습니다.
여기에 있는 빵집들은 대부분 개인이 운영하는 매장이라 일찍 문을 닫고 휴무일도 주 1-2회라 찾아가기 생각보다 까다로웠습니다. 그리고 간혹 휴무일이 아님에도 몇몇 사정으로 일시휴무해서 헛걸음 친 적도 있었구요.
또는 열었더라도 마감 직전에 간 경우 대부분의 빵이 팔린 상태라 살 게 몇 개 안 남은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파리의 인기있는 빵집을 가려면 늦어도 3-4시에는 가야겠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 책에 나온 빵집 외에도 길 가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 마트 내에 있는 곳 등 여러 유형의 빵집을 다녀보면서
파리의 빵도 가격대가 천차만별이고 다양한 타입의 빵집이 있는 등 프랑스의 빵 문화를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파리에서 다녔던 9곳의 빵집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파리 빵집 지도
이번 여행에서 방문한 9곳의 빵집 위치를 지도에 표시해보았습니다.
정리해놓고 보니 République 역 주변(지도상 북동쪽) 과 Saint-Germain-des-Prés 역(지도상 중앙) 주변에 있는 곳에 집중되어 있었네요. 그 밖에 파리 서쪽에 있는 대형마트 모노프리 내에 있는 제과점과 남동쪽에 있는 카페테리아형 음식점인 라 펠리시타에 있는 빵 코너와 같이 독립적이지는 않지만 전문 코너도 함께 넣어보았습니다.
9곳을 하나의 글로 쓰기 길어서 이번에는 현지, 관광객에게 좀 더 유명하고 인지도 있는 Boulangerie Utopie, Yann Couvreur Pâtisserie, Pierre Hermé 세 곳을 소개 및 후기를 남겨보았습니다.
- 프랑스 독일 여행 포스팅 목록 -
Boulangerie Utopie (불랑즈리 위토피)
불랑즈리 위토피는 2014년 9월에 연 짧은 역사를 가진 빵집이지만, 2016년 M6 TV 채널에서 프랑스 최고의 불랑즈리로 선정된 이후로 유명세가 높아졌다고 합니다. 아침 시간도 아닌데도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줄이 바깥까지 흘러넘치는 걸 보면 확실히 파리에서도 맛집으로 유명한 곳인가 봅니다.
깜빠뉴, 바게트 등 기본 빵과 샌드위치같은 식사 빵, 타르트, 케이크같은 디저트 빵 등 다양한 빵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유기농 밀가루, 게랑드 소금으로 만든 기본 빵인 Pain Authentic(뺑 오텅틱)이 시그니처 메뉴라고 하네요.
좁은 매장임에도 다양하고 개성있는 빵들이 많아서 집 근처에 있었다면 이것저것 돌아가면서 사먹으면서 단골로 자주 찾아갈만한 곳이란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깜빠뉴 등 기본 빵류는 무게 단위로 팔고 있으며, 쇼케이스가 아닌 벽면에 위치해있어 원하는 만큼 썰어달라고 하는 식으로 주문합니다.(이것은 다른 프랑스 빵집들도 마찬가지 입니다. 마치 정육점처럼 무게로 주문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나라 빵집과 가장 큰 차이!)
저는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Éclair Sésame(에클레흐 세잠/ 참깨 에클레어, 4.0유로), Pain Musli(뺑 뮈즐리, 1.5유로, 1kg에 8유로), Viennoiserie 어쩌구(필기체로 흘려써져 있어서 정확한 이름을 모르겠네요ㅠ, 3.2유로) 세 가지 빵을 샀습니다.
프랑스의 개인빵집은 대개 안에서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없는데, 이 곳은 앉아 먹을 자리는 없지만 창가쪽에 서서 먹을 수 있는 작은 바가 있어서 매장 안이 혼잡하긴 했지만 안에서 좀 먹고 갔습니다.
- 에클레흐 세잠은 일반적으로 커피나, 초콜릿 크림이 들어간 에클레흐와는 다르게 우리나라 흑임자 소스같은 동양적이고 고소한 느낌이라 익숙하면서도 이색적이였습니다.
- 뺑 뮈즐리는 깜빠뉴에 각종 견과류와 말린 과일이 들어간 빵인데, 제가 가장 좋아하는 종류의 빵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도 몇몇 개인빵집이 이런 견과류, 과일이 들어간 빵을 팔고 있는데요. 이 집이 우리나라 빵집과 약간 다른점은 헤즐넛(헤즐넛 향 말고 진짜 헤즐넛 견과류)이 들어갔다는 점, 그리고 빵 겉면을 바싹 구워서 바삭바삭하다는 것이였습니다. 특히 빵 끄트머리 부분은 겉면 비중이 높아서 꼭 러스크를 먹는 것 같이 바삭바삭한 과자 느낌이 났습니다.
- Viennoiserie 어쩌구(비에누아즈리 ~) 하는 이름의 빵은 제가 알아본 앞 부분 단어의 뜻과 같이 우유, 버터가 들어간 식빵 반죽으로 만든 빵 느낌이였구요, 대신 안에 해바라기씨, 초콜릿칩 등이 박혀있어서 은근한 달콤 고소한 맛이 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비슷한 빵은 못 본것 같구요, 맨 입으로 먹어서 좀 목이 메이긴 한데,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포만감이 있어서 식사로 먹어도 간식으로 먹어도 좋을 것 같은 맛난 맛이였습니다.
- 위 치 -
지하철 5,9호선 Oberkampf(오베르캄프) 역에서 100m 거리입니다.
https://goo.gl/maps/smuPb1SCV4ScHRFb7
Yann Couvreur Pâtisserie (얀 쿠브뢰흐 파티스리)
호텔 파티시에로 인지도 있던 얀 쿠브뢰흐가 개인 매장을 낸 곳이 바로 여기라고 합니다. 지금은 갤러리 라파예트 백화점 내에 입점한 매장을 포함해 파리에 세 개 매장이 있다고 하고, 제가 간 곳은 생 마르탱 운하 근처의 Parmentier(파흐망티에) 지점입니다.
파티시에로 일한 경력을 살려 화려한 케이크와 디저트 류가 주를 이루고 있고,
고급스럽고 창의적인 메뉴가 인상적인 곳이였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가격도 인상적인 곳입니다.ㅎㅎ
매장은 역 바로 앞에 모퉁이에 위치해있는데, 나무 재질로 외관을 꾸며놓아서 확 눈에 띕니다.
매장 내부도 현대적이고 세련된 분위기에 창가에 앉아서 먹을 수 있는 바가 있어서 다른 파리의 빵집에 비해 쾌적한 분위기였습니다.
일단 시각적으로도 예쁜 디저트들로 가득해서 일단 눈이 호강합니다.
특히 여기 에클레흐는 일반적인 에클레흐의 원기둥 모양과는 다르게 약간 직사각형 모양이고 겉면 전체가 크림으로 덮혀있어서 특이했습니다.
여기 빵들은 다른 일반 빵집보다 2유로 정도씩 더 비싼 느낌이였습니다. 일반적인 빵집의 에클레흐가 3-4유로 정도라면 이 곳의 에클레흐는 6유로(7,500원 정도)라는 무지막지한 가격을 자랑합니다!
다른 타르트, 케이크 등의 디저트 류도 비슷한 가격대입니다.
하지만 일단 비주얼이 너무 예쁘고 특이한 것이 많아서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서 두 개를 주문해서 먹고 갔습니다.
우리나라 빵집에서 접하기 힘든 스타일이 많고, 맛도 고급스러워서 빵, 케이크, 디저트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절대적으로 추천드리고 싶은 곳입니다.
왼쪽 까만 것은 Merveille(메흐베이유 / 경이롭다는 뜻, 6.5유로), 그리고 오른쪽는 Baba au Rhum(바바 오 럼, 6.5유로)인데, 크기는 아기 주먹 정도로 크지 않은 크기입니다. 크기도 작은게 과연 얼마나 맛있을 지 궁금했습니다. 혹 후회하지는 않을지 걱정되기도 했네요.
- 메흐베이유는 작은 크기임에도 내부가 상당히 복잡한 구조였는데요, 겉부분은 커피초콜릿으로 코팅되어 있고 내부의 윗부분은 일반적인 커피 가나슈 맛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위 절반을 먹고나면 흰색의 무언가가 등장하는데, 이거는 약간 바삭바삭한 게 꼭 그 알새우칩있죠? 그 과자느낌입니다. 바삭바삭하면서 약간 달라붙는...
그리고 이 흰부분을 먹고나면 안에서 진한 무언가가 쭉 흘러나오는데 아주 진한 커피 소스였습니다. 달다기 보다는 진짜 커피 원두를 갈아넣은 것 같은 씁쓸한 맛이 강한 느낌. 이런 식의 커피 소스는 처음이라 생경한 느낌입니다.
달콤, 씁쓸, 부드러움, 바삭함을 이 작은 디저트에서 다 느낄 수 있어서 감히 '경이롭다'는 이름을 붙인게 아닌가 싶습니다.
- 바바 오 럼은 이름답게 럼 향이 강하게 나는 디저트였습니다. 빵에 럼을 잔뜩 먹였는지 상당히 촉촉하고 술 향이 은은하게 베어나오는데, 이런 맛은 처음이라 '환상적이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맛이였습니다.
바바 오 럼 자체는 서양권에서는 나름 대중화된 디저트이긴 한데, 얀 쿠브뢰흐의 특별한 점은 내부가 단순 크림이 아니라 Riz au Lait(히 오 레/ 우유 밥)로 채워져 있는 건데요, 밥을 우유로 끓인 죽 형태에 바닐라 빈 등이 들어가서 커스터드 크림 느낌이 나면서도 약간 밥알의 씹는 느낌이 있어 재미있고, 또 바바오럼과 위화감 나지 않게 잘 조화시킨 느낌이였습니다. 깊은 풍미와 부드러운 맛을 좋아하는 분께 단연 추천드리고 싶은 최고의 맛이였습니다!
- 위 치 -
지하철 11호선 Goncourt / Hôpital St Louis(공쿠흐 / 오피탈 생 루이)역 바로 위에 있습니다.
https://goo.gl/maps/TxtvPuCN3D8wS5py5
Pierre Hermé (피에르 에르메)
피에르 에르메는 여행갈 당시에는 모르던 곳이였는데, 나중에 네이버 카페 등을 보니까 라 뒤레 못지않게 우리나라 관광객들에게도 마카롱으로 유명한 과자점이였습니다. 피에르 에르메라는 분이 프랑스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유명한 파티시에라고 하네요. 이곳은 마카롱을 중심으로 아기자기한 형태의 디저트와 초콜릿을 팔고 있었고, 현지인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많이 찾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라 프랑스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매장이 있고, 우리나라에서 강남에 매장이 있다고 하네요.
특히 피에르 에르메에는 이스파한이라는 가장 유명한 메뉴가 있는데, 마카롱을 몇 배는 늘려놓은 대형 사이즈가 인상적인 마카롱입니다. 우리나라 뚱카롱의 모티브라고 볼 수 있겠네요.
파리에 있는 많은 매장 중 저는 생 쉴피스 성당 근처에 있는 Bonaparte(보나파르트) 지점을 찾았습니다.
이 지점에는 한국말을 잘하는 직원이 있어서 유명할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들어가서 메뉴들을 구경하는데 한 젊은 남직원 분이 영어로 '찾으시는 거 있냐?'고 물었는데,
제가 뭘 고를 지 몰라서 쭈뼛쭈뼛대니까, 한국인이냐고 물었고 그렇다고 했더니...
대뜸 우리나라 말로 '한국말로 안내드리겠습니다.' 라고 얘기하는 게 아닙니까!!
영어로도 주문할 수 있는데도 저도 모르게 '이거이거 주세요~'라고 한국어로 얼떨결에 주문해버렸네요.
심지어 전혀 외국인 억양이 느껴지지 않는 20대 한국남자같은 말투라 더 깜놀했습니다.
아마 파리 다녀간 우리나라 사람 중에 저 직원 분 아실 분 많을 것 같습니다ㅎㅎ
저는 일반 사이즈 마카롱 두 개(4.7유로)와 Ibiza(이비자, 7.2 유로)를 샀습니다.
- 마카롱은 산딸기 맛과 노란 색(기억이 안나네요ㅠ)으로 샀는데 고급스럽고 좋은 맛이지만 제가 마카롱을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니라 딱 그 정도 느낌이였습니다.
- 이비자는 무슨 맛인지 딱 알아내기는 좀 어려운 맛이였는데 겉은 아몬드와 초콜릿을 뭉쳐 굳혀놓아서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였고 내부는 부드럽고 고소한 크림이 몇 개의 층으로 쌓여있었습니다. 초록색 부분은 피스타치오가 들어간 것 같고, 아마 아몬드, 호두 등 견과류가 들어간 크림 느낌입니다. 맛은 좋지만 위의 얀 쿠브뢰흐의 것 보다는 가격대비 만족도는 덜한 느낌입니다.
- 위 치 -
지하철 4호선 Saint Sulpice(생 쉴피스)역에서 170미터 거리입니다.
https://goo.gl/maps/1aTa12Jr8fjjEvyG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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