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여행] 앵발리드, 군사 박물관 - 나폴레옹이 잠들어 있는 군사기념관

2019. 6. 15. 16:42외국여행/2019.02~03 - 프랑스 독일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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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개

 

5년 전 처음 파리를 갔을 때는 앵발리드를 넓은 앞마당만 가보고 나왔는데요,

이름만 익숙하고 사실 제대로 알고 간게 아니라 그냥 '크다' 라는 느낌만 받고 나왔었습니다.

 

이번에 다시 여행준비를 위해 찾아보니 앵발리드(Invalides)는 프랑스의 군사적 역사를 보존하고 있는 곳이였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시설로 군사 박물관(Musée d'Armée)이 있었고, 미처 몰랐는데 나폴레옹 등 18-19세기 인물들의 묘도 이 앵발리드에 안치되어있고, 역사적 인물 뿐만 아니라 현대 군인들도 안치하고 있는 시설이 있어, 군복을 입은 현역 군인들도 종종 볼 수 있었습니다. 즉 전쟁기념관+국립묘지를 합쳐놓은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군사 박물관은 프랑스 근세-근대 전쟁사 및 중세부터 근대까지의 다양한 무기와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고, 프랑스 각지의 요새들의 디오라마도 잘 꾸며져 있어 생각보다 훨씬 볼 것이 많았고, 서양 전쟁사나 서양 판타지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더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앵발리드 군사박물관 지도>

 

앵발리드  매표소는 위 지도의 맨 아래 'i' 표시부분에 있습니다. 매표소를 기준으로 왼편과 오른편이 박물관인데,

왼편은 대략 1600-1800년대 시기의 전쟁사와 무기, 방어구들과 디오라마 전시, 군대 미니어처 전시, 샤를드골 전시관이 있고, 

오른편은 고대-중세 유럽 및 세계의 무기 방어구와 근현대 전쟁관련 전시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위쪽 돔형 건물에는 나폴레옹의 묘가 있습니다.

 

앵발리드는 상당히 크고 건물이 중앙 마당을 중심으로 삼면으로 되어있어서 일자형으로 동선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지도를 잘 보지 않으면 놓치고 가는 전시관이 생기기 쉽습니다. 저는 왼편 전시관을 갔다가 다 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오른편에서 전시관이 있었구요, 그마저도 근현대 전시는 놓치고 보지 못했습니다. 샤를드골 전시같은 제 관심분야가 아닌 전시를 건너뛰고, 이 다음 일정도 있어서 나중에는 엄청 설렁설렁 보고 다녔는데도 2시간반이나 소요되었습니다. 

그만큼 앵발리드 보러가시려면 그만큼 시간 배분을 잘 하셔야 할 것 같고 대신 그만큼 볼 것이 많이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술관보다도 훨씬 재미있었고, 미술관보다는 좀 더 남성 취향에 잘 맞는 곳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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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위치

 

앵발리드, 군사박물관은 알렉상드르 3세 다리의 남쪽에 있습니다. 다리 북편에는 그랑 팔레와 쁘띠 팔레가 있습니다.

 

앵발리드 북쪽으로 지하철 8,13호선과 RER C선의 Invalides(앵발리드)역이 있고, 한 정거장 옆의 8호선 La Tour-Maubourg(라 뚜흐 모부흐)역이나, 13호선 Varenne(바헨)역에서 내려도 됩니다.

 

 

 

3. 군사박물관 - 기병대와 군대 미니어처 전시관

 

군사박물관 서편 입구로 들어가서 1층에서 처음 보인 전시관은 기병대 모형이였습니다.

나폴레옹이 제위했던 시기이기도 한 1799-1870내의 기병대가 사실감있게 재현되어 있습니다.

 

 

사진으로 보면 아기자기해 보이는데, 실제 크기와 동일한 사이즈로 만들어 놓아서 사람 키보다 훨씬 높은 위압갑있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기병대가 거의 마지막으로 활약한 시대인데 그림이나 역사책에 들어간 삽화에서 보던 모습이 잘 현실적으로 재현되어 있어 리얼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음으로 군대 미니어처 전시는 새끼손가락 보다도 작은 아담한 사이즈의 모형들이 수백, 수천개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모형을 보면 공장에서 찍어낸게 아니라 다 사람 손으로 만든 흔적이 보입니다. 한쪽 벽면에 있는 TV에서는 이 미니어처들의 제작과정을 볼 수 있었습니다.

 

 

 

4. 군사박물관 - 루이14세부터 나폴레옹 3세 시대 전시

 

한층 더 올라가 2층(우리나라 3층)으로 올라가면 본격적인 무기, 방어구 등을 전시한 전시관이 보입니다.

기다란 건물을 따라 가면 각 시대의 흐름에 따른 전쟁 및 무기 변천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무기, 방어구 뿐만 아니라 훈장, 장식품, 의료키트, 텐트 등 전쟁에서 활용된 다양한 도구 및 소규모 시설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보존상태가 좋아서 그림이나 사진으로 보는 것 보다도 훨씬 멋있어 보였습니다.

 

 

 

연이은 전쟁과 반복되는 성공과 실패로 잔뜩 스트레스로 찌들어있는 것 같은 나폴레옹의 모습이네요

 

 

 

 

 

5. 군사박물관 - Vauban 요새 디오라마관

 

마지막으로 가장 꼭대층인 3층(우리나라의 4층)으로 가면 입체모형 전시관이 있습니다.

여기에는 루이14세 시대의 유명한 군인인 보방(Sébastien Le Prestre de Vauban)이 프랑스 이곳저곳에 건설한 요새, 또는 요새화 시켜놓은 도시, 마을들을 사실적인 디오라마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군사 박물관의 한 일부임에도 그 규모와 양이 대단했습니다.

 

 

 

지난 번 프랑스 여행갔을 때 들렀던 한 시골마을인 Villefranche-de-Conflent(빌프랑슈 드 콩플랑)의 모습을 모형으로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몽생미셸도 있는 걸 보니 세월을 거쳐 보방의 손을 거쳐간 모양입니다. 현대 몽생미셸의 모습이 리얼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6. 안치소

 

전시관을 나와서 위 지도상의 건물 위쪽 부분으로 꺾어 들어가니 옛 건물의 분위기와 다른 굳게닫힌 철문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여기가 뭐하는 곳일까 봤는데, 1차세계대전 시기 전사한 군인들의 시신이 안치되어있다고 나와있네요. 

 

이것을 보고 앵발리드가 단순한 박물관이 아니라 현재도 정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군사관련 시설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7. 고대와 중세 무기,방어구 전시

 

군인 안치소까지 보고 이제 다 봤다보구나 싶었을 때쯤, 반대쪽 동쪽 건물로 들어가보니 또 다른 전시관이 눈에 띄었습니다. 위의 지도에서 설명드렸듯 동쪽은 고대와 중세시대의 군사유물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여기는 전형적인 중세 기사의 갑주들이 보입니다. 세월의 흔적이 많이 보이긴 하지만 다들 형태가 아주 잘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르네상스 시기의 머스킷 총기도 보이는데, 아까 루이14세와 나폴레옹 시대의 총기에 비하면 훨씬 장식적이고 고풍스러운 느낌이 납니다.

 

현재까지 보존된 것들이 너무 많아 주체가 안되는 듯하게 잔뜩 쌓여있는 보존실의 모습도 보이네요 ㅎㅎ

 

 

게임에서나 볼법한 투척단검이나 단검, 숏소드, 쇠뇌 등 다채로운 무기들을 볼 수 있어서 이런 것들이 실제로 쓰였던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양 무기 전시관에는 중국, 일본, 동남아의 중근세 시대의 무기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동양적임에도 이국적인 것들이 많이 있어서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것들이라 재미있었고 동양 배경의 판타지 상상력을 자극하게 합니다.

 

 

8. 기념품샵

 

기념품샵도 꽤 다양한 수집욕을 자극하는 기념품들이 많았습니다.

군사 박물관인 만큼, 무기 미니어처 모형도 있고, 아까 군대 미니어처 전시관에서 보던 것들도 실제로 판매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또한 나폴레옹 관련 문구,완구 및 장식품 등 어린이들이 좋아할 만한 물건들도 많이 있습니다.

 

장식품들은 퀄리티가 다 좋아서 사고 싶은 건 엄청 많았는데 대신 가격도 다 비싸고 부피가 커서 많이 사갈 수 없는 것이 그저 아쉬울 따름이였습니다. 나폴레옹 흉상 모양의 꼬냑은 술이면서도 어디에 전시해놔도 아주 좋을 것 같습니다.

 

 

 

9. 나폴레옹의 영묘

 

기념품 가게를 나와 마지막으로 매표소의 반대편 끝으로 꺾어보니 또 다른 기념관이 있었습니다.

이 곳이 바로 나폴레옹 1세(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묘가 있는 영묘입니다. 원래는 교회였는데 지금은 나폴레옹 및 그 일가와 역사 속 군인들의 묘가 이곳에 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박물관보다도 훨씬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습니다. 

 

 

나폴레옹의 묘는 지하층에 있고 뻥 뚫려있어서 내려다볼 수 있게 되어있었습니다. 대리석과 목조로 지어진 모습이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묘의 모습과 달라서 이질적이게 느껴집니다. 우리나라나 동양은 커다란 봉분으로 만드는데, 서양은 역사적으로 고귀한 사람들의 묘는 이렇게 생겼구나 알 수 있었습니다.

 

아까 디오라마로도 봤던 많은 요새들을 지었던 보방(Vauban)의 묘도 이 홀의 한편에 자리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