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4. 27. 03:19ㆍ외국여행/2019.02~03 - 프랑스 독일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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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개
우주박물관, 항공박물관, 지구과학관 등은 이따금씩 볼 수 있는 곳들이지만, 이러한 여러 주제를 '공간'이라는 키워드로 한데 묶어낸 곳은 Cité de l'espace(시떼 드 레스빠스 / 공간의 도시)가 유일하지 않나 싶습니다.
1997년에 개관한 이곳은 공간을 주제로 한 전시관, 아리안(Ariane) 우주선 복제품 및 야외전시물 등이 있는 정원, 그리고 아이맥스 및 플라네타륨 영상관인 아스트랄리아(Astralia)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규모자체는 아주 거대한 곳은 아니지만 각종 전시관과 체험 프로그램이 충실하게 차있어서 이 곳의 컨텐츠를 전부 다 즐기려면 한나절은 족히 걸릴지도 모르겠습니다.
Cité de l'espace의 입장료는 성인기준 21.5유로(비수기)/24.5유로(성수기)('19년 기준, 툴루즈 관광패스 소지시 15% 할인)로 일반적인 박물관도 비교해봐도 꽤 비싼 입장료인데, 그 이유는 바로 체험 프로그램 때문입니다.
이 테마파크의 내부 이곳저곳에서 매일매일 시시각각 프로그램이 돌아가고 있는데, 달 중력 체험(Meeting Moon), 진공에 관한 실험영상(Space Vacuum), 소유즈 호 탑승체험(Soyouz Capsul), 물로켓 체험(Water Rocket), 망원경 관찰(Astronomer's Observatory Dome), 플라네타륨 등이 있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조금씩 바뀌기도 합니다.
이 중에는 성인보다는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좋아할만한 것이 많긴 한데,
우주탐사 관련 아이맥스 영상(45분)과 플라네타륨(60분)만 봐도 2시간은 훌쩍 지나가기 때문에, 일정에 충분한 여유가 있을 때 방문하셔야 입장료 값어치를 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입장시간은 10시~17-19시인데, 시기마다, 요일마다 입장시간과 휴무일이 다르므로 미리 확인해보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자세한 방문안내사항은 공식 웹사이트에 잘 나와있고 브로셔에도 나와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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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방법
Cité de l'espace는 툴루즈 시 동쪽 끝에 있어서 가까운 지하철이나 트램역이 없습니다. 그래서 바로 앞에 서는 37번 버스를 타고 가셔야 하는데, 이 버스 또한 주요 관광지쪽으로 지나지 않고 메트로 A호선 'Jolimont(졸리몽)'역에서 환승해야합니다.
Jolimont 역은 Marengo SNCF(마헝고 에스엔세에프) 다음 역으로 잠깐 지상으로 나오는 역이라 이 곳에서 내려 왼편의 내려가는 계단으로 나가면 바로 버스타는 곳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사진 오른쪽 상단, 사진찍은 제가 서 있는 위치가 버스정류장). 여기서 37번 버스를 타시고 15~20분 정도 지나 'Cité de l'espace' 정류장에서 하차하시면(사진 하단) 맞은 편에 우주선이 우뚝 솟은 것이 보이는 방향으로 가시면 됩니다.
방 문 기
왼편의 큰 건물로 들어가시면 매표소가 보이고, 입장권을 사시면 위 사진과 같이 가이드를 주는데, 펼쳐보시면 위 오른쪽 하단 사진과 같이 당일 열리는 프로그램과 시간표가 나와있습니다. 이 시간표를 잘 살펴보시고 전시관과 정원을 둘러보시다가 프로그램 하는 곳을 찾아가시면 됩니다.
저는 오전에 알비를 갔다와서 관광안내소를 들러 툴루즈 관광패스를 사가지고 가느라 오후 3시가 되서야 도착했는데, 폐장시간이 6시라 그래도 3시간은 볼 수 있으니 넉넉하겠지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ㅎㅎ
시간 상 저는 아이맥스와 플라네타륨을 다 볼 수가 없어서 플라네타륨만 보기로 했는데, 마지막 플라네타륨이 16시45분 시작이라 1시간 삼사십분 밖에 전시관과 정원을 둘러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제서야 아 한시간 정도라도 더 빨리올 걸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Cité de l'espace 입장권은 입장권을 구매한 당일 하루동안 유효합니다. 그래서 나갔다가 티켓에 있는 바코드를 찍고 다시 들어가도 상관없습니다.
어쨌든 일단 전시관을 먼저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전시관은 지하 1층부터 2층(우리나라 3층)까지 네개 층으로 되어있습니다.
먼저 매표소를 지나면 지하층의 모습이 내려다보이는데 이 곳에는 특수한 장비를 장착하고 달 중력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공간이 있습니다. 장비 위로 케이블이 연결되어 있어 달에서 처럼 높이 점프하는 등의 느낌을 경험해볼 수 있습니다. 단, 이 프로그램은 진행 강사의 설명과 가이드로 진행되기 때문에 많은 사람이 모두 해볼 수는 없고 몇 명이 시범타자고 직접 해보고 다른 사람들은 참가자가 체험하는 모습을 구경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달 중력 체험 공간 맞은 편 영상관은 중력실험에 관한 영상을 30분간 상영하는데, 달 중력 체험이 어린이와 학부모들이 많이 참여한다면, 중력실험영상은 성인들이 많이 참여하였습니다. 제가 갔을 때 이미 좌석이 가득찬터라 전시관 다른 층들을 구경하기로 했습니다.
0층(우리나라 1층)에서는 유럽의 우주선 개발현황과 우주비행사, 우주탐사관련 유품 등에 대한 전시 및 시청각자료들을 볼 수 있습니다.
1층(우리나라 2층) 중 Le Vaisseau Terre(지구 공간)은 지리학, 지구생태, 인공위성 등과 관련한 기술과 장비, 현황 등에 관한 전시와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지구 다음으로는 Le Quai Système Solaire(태양계 도크)에서는 태양과 태양계 행성, 그리고 아까 지하층에 있었던 달 중력 체험의 간소화 판인 누워서 점프할 수 있는 기구와 화성탐사 등에 관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1층의 마지막 파트인 La Pôle Météo(기상기지)에서는 기상현상에 대한 전시물 및 가상현실과 합성하여 기상캐스터가 되어보는 체험시설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꼭대기 2층에는 태양계 너머의 먼 우주, 은하, 별 관측 등에 관한 내용들이 있고
그 중에 흥미로왔던 것은 우주의 구성요소 및 환경에 따라 외계 문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숫자를 계산해주는 체험기구였습니다. 이른바 드레이크 방정식이라고 하는 인간과 교신할 수 있는 외계 문명의 수는 1년간 탄생하는 항성의 수 x 행성을 가질 확률 x 생명체가 있을 확률 등등을 곱한 숫자다 라는 것을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제가 드레이크 방정식을 들어본 것은 중고등학교때가 아닌 대학교도 졸업한 한참 이후였는데, 이렇게 상식적인 수준의 어려운 내용이 아닌 것을 꼭 학교 책에서 배우기만 하는 것 보다 이렇게 박물관에서 직접 조작하고 경험할 수 있는 시설이 있어서 어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관을 나와서 정원으로 들어서면 우주선으로 가는 길목에 사진이 주루룩 나열된 것이 보이는데, 이것은 바로 툴루즈 이 장소에서부터 10거듭제곱 단위로 지상에서부터 멀어졌을 때의 모습을 연속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바로 위에서 찍은 것 같다가 멀어질수록 항공사진, 그다음 위성사진, 더 멀어지면 지구 전체와 태양계, 은하, 마지막으로 우주의 끝까지... 우리 우주가 어느 정도 크기인지를 대략적으로 가늠할 수 있게 해줍니다.
1986년부터 2001년까지 우주에서 임주를 수행했던 우주정거장 Mir의 복제품 안에 들어가면 우주정거장 안의 모습과 우주비행사가 어떻게 생활하는 지를 볼 수 있습니다.
지하통로 쪽에는 작은 캡슐모양의 시설이 있는데, 소유즈호에서 우주비행사가 앉는 좌석 내부를 체험해보는 곳이 있습니다. 저도 들어가볼까 하다가 줄이 길어서 그냥 안에만 빼꼼이 들여다보기만 했네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기다리던 플라네타륨 상영시간이 임박해서 상영관으로 들어갔습니다. 플라네타륨에서 나레이션 음성은 프랑스어로 나오기 때문에 영어를 원하시면 영어 오디오가이드를 요청하시면 됩니다. 입장하시면 위 사진 우측 상단처럼 툴루즈 관광을 홍보하는 듯한 영상을 틀어주는 임시공간에서 대기하다가 본격적으로 천장에 구체형으로 스크린이 달려있는 플라네타륨으로 입장하게 됩니다.
제가 본 플라네타륨 영상은 지상과 지구, 달, 그리고 태양계 행성. 그 너머 별 등을 순서대로 탐험하는 내용으로 되어있습니다. 재밌는 점은 중간중간 퀴즈를 내고 팔걸이에 달려있는 여러 버튼 중 하나를 누르게 해서, 그 결과가 전송되어 얼마나 정답을 맞췄는지를 실시간으로 보여줍니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보는 것인 만큼 대체로 어려운 문제는 아니지만, '블랙홀의 크기는 어느정도일까요?' 라는 질문에서는 정답인 '도시 정도 사이즈' 보다 더 큰 지구나 달 사이즈로 틀리게 답한 사람이 더 많았습니다. 사실 블랙홀이 엄청 작은 크기인 걸 안 게 몇 년 안되었으니 이번 기회를 통해서 많이들 알아갔을 거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때가 여행 첫날이였는데 아침부터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쉴 시간도 좀 필요했고, 또 아직 2월임에도 이상고온으로 한낮에 날씨가 20도가 넘어서 엄청 더웠는데, 한국에서는 잘 갈 일이 없는(그리고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요) 플라네타륨에서 느긋하게 앉아서 쉬면서 관람할 수 있어서 참 좋은 시간이였습니다.
기념품 매장
마지막으로 기념품샵에서는 Cité de l'espace 관련 각종 기념품과 우주와 관련된 책, 모형 등을 위주로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 켠에는 기념주화 자판기가 있고, 기념지폐 자판기도 있었습니다.
기념주화는 종종봤어도 기념지폐는 거의 본 적이 없어서 신기해서 2유로를 넣고 하나 뽑아봤습니다.
알고보니 이런 기념지폐 프랑스 각 도시의 유명한 관광지에는 하나씩 설치가 되어있는데 앞 면은 공통 일러스트로, 뒷 면은 각 관광지 장소를 상징할 만한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습니다. 기념주화보다 크기가 큼지막해서 엽서대신 기념품으로 사갈만 한 것 같습니다.
제가 3시라는 어중간한 시간대에 도착하느라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지 못하고 전시관 외 별도 프로그램은 플라네타륨 상영 밖에 참여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이렇게 프로그램이 있는 줄 알았으면 어떻게 해서든 더 빨리 도착할 걸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리고 이 곳의 전시내용이나 프로그램들은 참신하고 흥미롭긴 했습니다만, 대체로 어린이와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진 것들이 많아서 다 큰 성인이 보기에는 좀 시시하다 느껴질만 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과학적인 걸 좋아하기도 하고, 내용은 좀 시시하더라도 설명하는 방식이 우리나라와 달라서 흥미로왔던 점, 결정적으로 대부분 프랑스어로 써져있기 때문에 아무리 쉬운 내용이라도 제가 금방 파악하기 어려운 점도 있어서, 약간의 동심으로 돌아가서 나름 흥미롭게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20유로 넘는 입장료를 감안한다면, 외국인 관광객이 전통이나 문화와 거리가 먼 과학기술적인 관광지를 큰 돈 내고 구경하기에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생각은 듭니다.
그래서 모든 분께 '이 곳은 무조건 가야해. 강력추천 쾅쾅!' 이렇게 말씀은 못드릴 것 같고, 툴루즈의 항공우주 컨셉을 느껴보고 싶거나, 어린 자녀와 동반한 가족여행을 가시는 분들께 추천드리고 싶은 곳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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