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6. 22. 18:38ㆍ외국여행/2019.02~03 - 프랑스 독일 26일
1. 소개
파리와서 처음 갔던 페흐 라셰즈 묘지. 그 곳을 가다가 길에서 우연히 발견한 곳이 있었습니다.
주변은 그냥 평범한 주택가 같은 분위기인데, 사람들이 잔뜩 줄을 서고 있었고 앞에는 고흐 그림이 그려진 모습.
빛의 아뜰리에(L'Atelier des Lumières / 라뜰리에 데 뤼미에흐) 라는 곳이였습니다.
뭔가 평범한 곳은 아닌 듯 했는데, 그 당시에는 이미 입장권 판매가 마감되었다고 하더라구요. 아직 오후 3시 밖에 안되었는데요. 그래서 이곳의 이름을 적어놓았다가 나중에 가보기로 하고, 숙소에 들어가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인터넷 사이트를 들어가보니 고흐의 그림을 영상화하여 화면으로 쏴주는 미디어 아트 형태로 보여주는 곳이라 기존의 미술관과는 다른 분위기를 가진 곳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입장료가 다소 비싸긴 했는데(14.5유로 / 경로 13.5유로, 어린이-청소년-학생 9.5유로) 후회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인터넷으로 예약, 결제를 하고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오후에 찾아갔습니다.
나중에 인터넷으로 자세히 알아보니 이 빛의 아틀리에는 1835년부터 주물공장으로 사용되던 건물을 개조하여 작년 2018년에 디지털 아트센터로 새롭게 개관했다고 합니다.
공장으로 사용된 건물답게 내장재가 시멘트, 콘크리트 등 투박한 재질로 되어있고 현재도 원형의 모습을 잘 유지하고 있는 듯 했습니다. 커다란 홀을 하나의 영화관처럼 모든 벽과 바닥에 120대의 프로젝터가 영상을 비추고 있고, 움직이는 그림의 리듬에 맞춰 들리는 음악이 결합되어 훨씬 생동감있고 입체적으로 미술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처음 개관 당시에는 구스타프 클림트 미술을 주제로 상영했었는데, 지금은 '고흐, 별이 빛나는 밤'이라는 주제로 상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계속되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또한 고흐 외에도 짧은 영상 두 개가 함께 이어지는데,
하나는 '일본의 꿈'이라는 제목으로 우키요에와 같은 일본 전통미술을 테마로 한 영상이고
다른 하나는 'Verse'라는 제목으로 우주적 분위기를 띄는 창작 영상입니다.
빈센트 반 고흐 영상은 35분 정도, 일본의 꿈은 15분, Verse는 5분 정도 길이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두 번 이곳을 찾았을 때 모두 사람들로 항상 북적였던 걸 보면 요즘 파리에서 핫한 문화공간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런 곳을 어떻게 우연히 발견해서 알게 된 것이 이번 여행에서 하나의 행운이 아니였나 싶었고,
기존에 고흐 미술 또는 인상파 미술을 좋아하시는 분들 뿐만 아니라, 미술을 고리타분하게 생각하는 분들이라도
이 곳에서는 누구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 추천하고 싶습니다.
빛의 아뜰리에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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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위치
빛의 아뜰리에는 지하철 2,3,9호선의 사이에 있어서 지하철역에서 내려서 도보 5-6분 거리로 갈 수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역은 3호선 Rue Saint-Maur(휘 생-모흐)역이지만, 지하철 2,3호선 Père Lachaise(뻬흐 라셰즈), 9호선 Saint Ambroise(생 땅브후아즈), Voltaire(볼떼흐) 역에서 가도 별 차이가 나지 않는 거리입니다.
뻬흐 라셰즈 묘지 입구로부터 서쪽으로 약 500미터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이곳과 연계해서 가보실 만 합니다.
시간대별로 나눠서 입장시키는 구조라 특히 주말에는 많이 기다려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 예매를 추천드리며, 영화관처럼 2시, 3시 이런 식으로 시간대를 선택하여 예약하시면 됩니다.
예약하시고 종이에 출력하거나 PDF에 담아서 안내요원에게 보여주면 됩니다.
영화관과 차이점이라면 대부분 입석으로 보는 구조라 좌석예약이 따로 없고, 영상이 계속 반복되어 재생되는 스타일이라 한 세트를 보고 나가도 되고, 계속있고 싶으면 있을 수 있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저는 2시로 예약했는데 2시 10분에 도착해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표를 보여주니 그냥 바로 입장시켜주었습니다.
3. 입구와 기념품샵
빛의 아뜰리에는 표 검사를 상영관 앞이 아닌 건물 입구에서 합니다. 표를 확인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상영 중인 영상 안내판과 화장실, 그리고 기념품샵이 보입니다. 내부가 그렇게 넓지 않은데 사람이 많아서 꽤 혼잡한 분위기였습니다.
기념품샵에서는 이번 상영 주제인 고흐와 근대미술, 그리고 일본 미술을 다룬 책, 도록들이 많았습니다.
여기에서 안쪽 문을 열고 들어가면 바로 상영관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3. 반 고흐, 별이 빛나는 밤(Van Gogh, La nuit étoilée)
다행히 아직 본격적인 반 고흐 영상이 시작되기 전 오프닝 영상이 나오는 중이였습니다.
생각보다 넓은 공간에 한 번 놀라고, 서서 보는 사람, 의자에 앉아 보는 사람, 땅바닥에 앉아 보는 사람, 앞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등... 정적으로 관람하는 공간이 아니라, 이 곳 자체가 또 하나의 세상인 듯한 느낌에 또 한 번 놀랐네요.
엄청나게 넓은 공간 아무 곳에서 제약없이 영상을 보실 수 있는데, 평평한 벽을 스크린으로 볼 수도 있고, 기둥을 배경삼아서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한쪽은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어서 위에서 영상을 바라볼 수 있어서,
같은 영상이라도 다양한 각도와 위치에서 보면서 여러가지 느낌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한 가운데에 별도의 방 처럼 꾸며진 공간은 좀 더 작품 자체에 집중해서 볼 수 있도록 각 작품을 개별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골 풍경과 도시풍경, 집과 가족들을 스토리로 엮어서 보여주고 분위기에 맞게 음악이 흘러나와서
고흐의 작품들을 통해 그의 일생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이번 영상에 들어간 작품들과 설명을 볼 수 있고, 2층 난간 높은 곳에서 넓게 영상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4. 일본의 꿈(Japon rêvé)
고흐 영상이 끝나고 약 2분 정도 쉬는 타임이 지난 다음에는 일본의 꿈 영상이 상영됩니다.
일본 음식점이나 애니메이션, 미술책 등에서 지나가면서 한번쯤은 봤을 법한 일본 미술의 전형적인 인물, 동물, 사물, 풍경 등을 영상으로 엮어서 보여주고 있고, 생동감있고 특히 색채가 매우 아름다웠습니다.
고흐는 서양인들에게는 익숙한 주제이지만, 일본은 아무래도 좀 더 이국적이고 신기하게 다가와서 그런지
끝나고 나니 오히려 고흐 영상보다도 더 큰 박수소리가 흘러넘쳤습니다.
제가 봐도 분명 아름답고 예쁘고 좋긴 했는데,
저도 분위기에 맞춰 막 환호하기가 좀 머쓱했던 게 저도 역시 한국사람인가 봅니다;;
4. Verse
Verse는 THomas Vanz의 창작 영상으로 우주를 뜻하는 'Universe'에서 따온 듯한 우주적인 분위기의 영상이였습니다.
우주 영상이 대개 아름답고 경외감이 들 듯, 이 영상도 짧지만 훌륭한 영상미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2층 계단이 있는 쪽으로 가면 또 다른 문이 있는데 여기는 영상을 관람하면서 음료도 마실 수 있는 바가 있었습니다. 여기는 Verse의 또 다른 영상을 상영하고 있는데, 여기서 편하게 앉아서 음료나 칵테일을 마신다면 세상 황홀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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