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9. 00:32ㆍ외국여행/2019.02~03 - 프랑스 독일 26일
소개 및 위치
트립어드바이저에 낭트의 인기 관광지를 보면 탑 3에 바로 이 Passage Pommeraye(파사쥬 포므레)라는 쇼핑 아케이드가 있습니다. 사진은 그럴듯하게 생기긴 했지만 왜 쇼핑하는 곳이 인기 관광지인가 의아한 생각이 들었었는데요.
알고보니 상가이면서도 1843년에 지어진 오랜 역사가 지니고 있고, 신고전주의 양식으로 지어진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시선을 사로잡기 때문이였습니다.
이곳의 이름인 Pommeraye는 바로 이곳을 처음 개발한 부동산업자인 Louis Pommeraye의 이름에서 따왔는데, 1800년대 중반 파리에서도 유행한 쇼핑 아케이드 양식을 낭트에도 적용하여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다고 합니다.
3층 구조로 된 쇼핑 아케이드는 낭트 중심가의 Gaslin 광장 인근에 있는데, 규모가 아주 크지는 않지만 의류, 잡화, 가구, 식료품점, 음식점 등 다양한 매장들이 있는데, 매장들 역시 정갈한 인테리어로 제법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나서 쇼핑하지 않더라도 둘러보기만 해도 괜찮은 곳이였고, 가장 아래 층에는 자연을 주제로 한 생활, 취미용품 매장으로 프랑스 및 유럽에 여러 체인을 갖고 있는 'Nature et Découverte'(자연과 발견) 낭트점이 있어서 둘러보았는데,
우리나라에는 없는 컨셉의 매장이라 특이하면서 구미를 당기는 제품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Passage Pommeraye는 Graslin 광장과 Royale 광장 사이에 있는데, 건물 사이에 통로처럼 나 있어서 가까이 가지 않으면 입구가 눈에 잘 띄지 않아서 찾을 때 좀 헷갈릴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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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ssage Pommeraye
사진만 보면 입구가 어떻게 생긴 곳인지 사뭇 궁금해지는 곳이였는데, 낭트 걷기 코스를 따라(사진 우측 하단 바닥에 칠해진 초록색 선) 걷다보니 불현듯 입구가 나타났습니다.
이렇게 보니까 파리에 있는 것과 비슷한 프랑스식 아케이드 형태로 생겼군요.
오래된 역사를 자랑하듯 입구부터 19세기 느낌이 짙게 풍겨옵니다.
월요일 점심 전 시간이라 아직은 한산한 분위기.
양 옆으로는 백과 신발, 장신구 가게들이 자리잡고 있네요.
진열된 컨버스화는 색깔이나 디자인이 정말 마음에 들었는데, 가죽재질이라 그런가는 몰라도 120~150유로로 꽤 값이 나가는군요. 컨버스화를 좋아해서 예쁜 것만 보면 사고싶은 욕구가 막 드네요.
여기는 셔츠, 넥타이, 손수건 등을 파는 가게인 듯 한데, 유럽 감성인가 특이함을 넘어 아스트랄한 디자인의 셔츠들이 많네요. 지구, 토성, 목성 같이 태양계 행성들이 빼곡하게 프린팅된 왼쪽의 셔츠 디자인은 흠...
우리나라에서는 왠만한 패셔니스타도 소화하기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ㅎㅎ
그리고 이윽고 드디어 인터넷에서 많이 보던 바로 그 곳. Passage Pommeraye의 중앙부가 펼쳐집니다.
3층 구조의 상가 모습이 한눈에 들어와서 아주 넓지는 않은 곳임에도 '웅장하다!' 라는 느낌이 물씬 풍겨옵니다.
계단 난간의 장식들도 요즘에 만드는 쇼핑몰이나 정원의 유럽을 모방한 디자인이 아닌, 진짜 100년이 넘는 세월의 진짜배기 스타일의 흔적이라 그런지 더 중후한 멋이 납니다. 그리고 관리를 잘 했는지 오래되어 벽이나 천장 등 뜯어고치기 힘든 건물 구조 부분은 세월의 흔적이 조금씩 나긴 합니다만, 전반적으로 낡거나 떨어져 나간 흔적이 거의 없어 오래된 쇼핑몰의 단점은 느껴지지 않고 고풍스러운 장점이 잘 살아있었습니다.
여기 중앙부분을 중심으로 양옆으로도 사이드 통로가 있어 생각보다 복잡한 구조를 띄고 있었습니다.
1887년부터 영업한 conserverie(통조림 식료품 매장)이 있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흔한 원통형 통조림이 아닌 직사각형 모양으로 디자인이 예쁘게 생겼네요.
꽁치, 정어리 통조림인데 포장은 낭트 관광지 사진이 프린팅되어있어 선물용으로 포장된 것들도 있더라구요 ㅎㅎ
사이드 통로에 있는 가구점인데. 복층 형태로 고급스럽게 꾸며져 있었습니다.
초콜릿 가게와 밖으로 나가는 사이트 계단.
사이드쪽 계단은 요즘식 쇼핑몰 분위기처럼 현대적으로 꾸며놓았네요.
빵집 겸 초콜릿 가게. 창쪽 진열대에는 예날 피아트 자동차 모형이 있는데, 그냥 장식이 아니라 초콜릿으로 만든 작품인 듯 합니다. 이런 건 먹어야 할 지 눈요기로 해야할 지 참 고민되는 것들이죠~
Passage Pommeraye의 매장들은 대부분 프랜차이즈가 아닌 현지 로컬 매장인 듯 한데, 가격대가 대체로 높긴 하지만 디자인이나 품질은 좋아보였습니다. 일반적인 상가나 아울렛 분위기 보다는 다소 고가의 멋진 인테리어를 하고 있는 백화점 분위기와 좀 더 가깝다고 볼 수 있겠네요. 프랜차이즈가 아닌 매장들이라 독특한 제품들이 많아보여서 잘 구경하다보면 개성있는 아이템을 발견하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프랑스의 자연주의 편집샵 브랜드, Nature et Découvertes(자연과 발견)
Passage Pommeraye의 맨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계단 뒷편으로 돌아가면 그리스 로마 시대의 고전적인 돌기둥 뒷편으로 넓은 매장이 하나보이는데요. 여기는 여기 쇼핑 아케이드에 몇 안되는 프랜차이즈 매장인 Nature et Découvertes(자연과 발견) 입니다.
'자연과 발견'은 1990년에 파리에서 처음 문을 연 자연주의를 표방한 각종 식품, 잡화, 용품 등을 판매하는 곳으로 현재 프랑스에서 77개 매장, 벨기에, 독일 등 해외에 12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올해 7월부터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문화,전자제품 유통회사인 FNAC계열사로 편입되었다고 하네요.
자연주의를 표방해서 수익의 일부를 Nature et Découvertes 재단 운영하는 데 활용하여 환경보호 활동을 추진하고 있는 등 차별화를 꾀하고 있고, 판매하는 차, 화장품 등의 상품은 100% 유기농 제품만 취급한다고 되어있습니다.
또한 '자연과 발견'은 '자연' 만이 아닌 '자연'과 '발견'의 조합된 컨셉, 즉 과학과 캠핑, 원예 등 취미생활 관련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취급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만 보면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물건들을 중구난방으로 파나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막상 들어가보면 기가 막히게 일관된 컨셉으로 매장이 구성되어있는게 놀라웠습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올리브영과 핫트랙스, 다이소를 조금씩 섞어놓은 듯한, 완전히 비슷한 컨셉의 매장은 없는 것 같은데,
그만큼 전형적인 프랑스에서 할 법한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요렇게 계단 안쪽에 있어서 앞만 보고 계단을 내려가면 그냥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위치에 있습니다.
'자연과 발견' 낭트점은 나무와 녹색을 테마로 한 인테리어에 분위기의 매장에 중간중간 Passage Pommeraye에 있는 고전적인 기둥 대들보가 있어서 오래된 유적같은 곳에 매장을 차린 것 같은 분위기가 이색적입니다.
입구쪽은 식물과 차류, 오일류 등이 있었습니다.
차류의 경우 자유롭게 받아서 마실 수 있는 시음 코너가 있었고, 고급스러운 동양 분위기의 도자기 티포트가 눈에 확 들어오네요.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저런 고전적인 동양풍 식기류를 본적이 없는데, 오히려 서양이 저런 오리엔탈적인 문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은근히 있나봅니다.
그리고 차류 코너를 지나면 맨 안쪽에는 도서코너가 있습니다.
원예와 자기계발, 운동, 그리고 자연과 과학, 여행 등과 관련된 '자연과 발견' 컨셉에 맞는 책들 위주로 모아놓은 것이 특징인데, 딱 몇 가지 주제로 압축시켜놓아서 작지만 흥미로운 책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자연과 발견'에서 발견한 가장 독특한 코너. 바로 과학 및 캠핑 분야입니다.
여기에는 주로 자연관측과 아웃도어 활동과 관련된 것들, 망원경이나 온습도계, 아웃도어 의류 및 가방, 자연에서의 생존 관련 가이드와 같은 제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망원경이라는 물건을 일상에서 본 게 언제인지 모르겠어서 오랫만에 보니 신기하기도 했구요. 우리나라에 있는 아웃도어 매장보다 좀 더 탐험과 발견의 컨셉이 강하게 나는 듯한 비현실적인 느낌에서 서양인들의 관심사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프랜차이즈 매장인만큼 구경한다고 점원이 말걸거나 하지 않으니 아기자기한 물건 좋아하시는 분들은 구경해보시면 좋을 듯 하구요. 만약 낭트가 여행의 마지막이나 후반부 도시였으면 여기서 이것저것 쇼핑하고 싶었는데, 아직 남은 여정이 많아서 벌써부터 쇼핑을 해가면 나중에 짐이 감당이 안될 것 같아 아쉬움을 뒤로하고 구경을 마치고 나와습니다.
낭트 외에도 프랑스 주요 도시에 하나 쯤은 있는 것 같으니 관심있으신 분은 지도에서 검색해보시고 찾아가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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