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5. 30. 00:48ㆍ외국여행/2019.02~03 - 프랑스 독일 26일
1. 소개
뻬흐 라셰즈 묘지를 산책한 다음,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역시 파리 시내를 산책할 만한 곳인 생 마르탱 운하(Canal Saint-Martin)를 가보기로 했습니다.
파리의 명소 중 하나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의외로 인지도가 낮다는 듯 하네요.
지난 번 파리를 왔을 때는 근처에 음식점 갈 때만 잠깐 봤어서 잘 기억이 안나는데 드디어 가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République(헤퓌블릭) 광장 근처 생 마르탱 운하가 시작하는 곳에서부터 출발해서 북쪽으로 운하를 따라 이동하다가 Jaurès(조헤스) 역까지 약 2km 정도 운하를 따라 걸었습니다.
조헤스 역에서 잠깐 끊겨있어서 저는 더 갈 생각을 안하고 뷔뜨 쇼몽 공원으로 발길을 틀었는데, 나중에 지도를 보니 조헤스 역 북쪽으로도 운하가 계속 이어지더라구요. 시간이 많거나 체력이 되시는 분들은 더 가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가 간 구간이 가장 좋았던 점은 바로 운하 중간중간 설치된 갑문이 열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점이였습니다!
이 구간은 운하가 폭이 굉장히 좁은데도 작은 유람선이 다니고 있는데, 북쪽으로 갈수록 지대가 높아지는 점을 극복하기 위해 중간에 갑문을 통해 물을 넣다뺐다 하면서 거슬러 올라가는 점이 굉장히 인상깊었습니다.
이 장면은 하루에 몇 번 볼 수 없다고 하는데, 제가 딱 준비하지도 않았는데 운이 좋게 구경할 수 있어서 참 뜻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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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가는 방법
생 마르탱 운하는 센 강에서부터 이어지는데요. 중간중간 복개된 구간이 있어서 다 연결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제 편의상 세 개 구간으로 나눠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첫번째 구간은 지하철 5호선 Quai de la Rapée(께 드라 하뻬)역에서부터 1, 5, 8호선 Bastille(바스띠유)역 사이 600m-700m 구간입니다. 여기서 운하 폭이 넓고 센 강과 바로 연결되어 있어서 보트가 많이 정박한 세련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바스티유 광장부터는 복개된 구간으로 운하의 모습이 잠시 사라졌다가, 지하철 3, 5, 8, 9, 11호선 République(헤퓌블릭)역 인근부터 2, 5, 7B호선 Jaurès(조헤스) 역까지 다시 운하의 모습이 등장합니다. 여기는 아까 첫번째 구간보다 훨씬 폭이 좁고 북쪽으로 갈수록 은근한 오르막으로 되어있습니다. 첫번째 구간만큼 시원시원한 풍경은 아니지만 오밀조밀하고 갑문으로 배가 지나다니는 장면을 볼 수 있어서, '생 마르탱 운하' 하면 가장 유명한 구간이 이쪽인 것 같습니다.
이 구간은 파리 동역에서도 금방 찾아갈 수 있습니다.
2, 5, 7B호선 Jaurès(조헤스) 역에서 다시 복개된 구간이 등장하여 운하의 모습이 잠시 사라졌다가 역 뒷편에서 부터 다시 운하가 이어지는데, 여기서부터 파리 북동쪽 끝에 있는 La Villette(라빌레트) 공원까지가 세번째 구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두번째 구간에 비해서 다시 폭이 넓어지고, 이쪽은 파리의 외곽부분이라 그런지 건물이나 산책로가 현대적이여서 깔끔한 느낌이 납니다. 라빌레트 공원은 지하철 7호선 Porte de la Villette(뽀흐트 드라 빌레트), Corentin Cariou(꼬헝땡 까히유)역 또는 지하철 5호선 Porte de la Pantin(뽀흐트 드라 빵땡)역에서 내려 갈 수 있습니다.
3. 생 마르탱 운하 방문기
생 마르탱 운하는 센 강에서부터 이어지는데요. 중간중간 복개된 구간이 있어서 다 연결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헤퓌블릭 역에서 2-3분 거리에 생 마르탱 운하가 시작지점이 보입니다. 제가 생각한 것 보다도 아담해서 약간 예상 외였네요~
처음에 생 마르탱 운하를 본 소감은 의외로 '생각보다 예쁘진 않네?' 였습니다.
일단 아직 나무가 푸르게 자라지 않을 때라 그렇기도 했고, 운하 폭이 좁아서 양 옆의 산책로가 상당히 그늘져 있었습니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생각보다는 좀 어두침침한? 그런 느낌도 살짝 들었습니다.
산책로도 요즘 우리나라 공원처럼 깔끔하게 조성되어있지 않고 오래된 콘크리트에 이끼낀 모습, 그리고 우리나라 80-90년대에 많이 보였을 법한 초록색 페인트 칠한 철제 난간 등 생각보다는 오래된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날씨가 나쁘지는 않아서 산책나오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더라구요. 그리고 운하만 보면 그냥 그런데, 주변 건물과 조화된 모습을 보면 또 운치있어 보였습니다.
그러다가 놀란 장면이 이렇게 좁아터진 운하에도 유람선이 다니고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유람선 앞에 가로막고 있는 장벽이 바로 갑문이였습니다. 설마 진짜로 갑문 안으로 물을 넣어서 배를 위로 띄우겠다는것인지 갑자기 흥미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재밌는 것은 바로 90도로 회전하는 다리였습니다!
평상시에는 운하를 가로질러 사람과 차가 다닐 수 있게 놓여있다가, 배가 지나갈 때는 지나갈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운하와 평행한 방향으로 90도 회전합니다. 어디 항구나 작은 도시에서나 볼 법한 아날로그 느낌이 대도시인 파리에 있다니 신기하네요~
배가 갑문 앞에 도착하면 배 뒤쪽은 갑문이 닫히고 앞쪽은 갑문이 열리면서 물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그래서 배가 향하는 방향으로 수위가 맞춰지게 되겠죠? 갑문의 역할이 이런 것이라는 것은 책으로 보긴 했지만 실제로 보니까 또 신기하더라구요. 저만 그런 것은 아니고 주변의 수많은 관광객들도 다리 위에서 사진찍고 동영상 촬영하는 걸 보니 다들 재미있어 하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두 차례 갑문을 통과해서 배가 중력을 극복하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갑문을 지나고 나서부터는 비교적 한적한 동네를 지나갑니다.
그러다가 소방서와 재활용수거장 같은 공공시설이 보이는 곳이 등장하면서 갑자기 분위기가 딱딱한 곳으로 바뀝니다.
그리고 앞에 다시 복개된 구간이 보이고 여기서 운하 두 번째 구간이 끝납니다.
산책로를 나오면 앞에 고가철도가 보이는데, 지하철 Jaurès(조헤스) 역입니다. 저는 여기서 뒤로 더 운하가 다시 보일거라고 생각을 못해서 여기서 생 마르탱 운하 구경을 마무리 하고 뷔뜨 쇼몽 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여기서 더 운하를 보러 가시려면 이 역 반대편으로 길을 건너가면 될 것 같습니다.
생 마르탱 운하는 제가 생각한 것 만큼 아주 예쁜 모습은 아니였지만, 운이 좋게 갑문으로 유람선이 지나가는 모습, 그리고 유람선이 통과하기 위해 다리가 회전하는 모습 등 우리나라에서 보기 어려운 진귀한 장면을 볼 수 있어서 좋은 구경을 하였습니다. 저는 사전에 알아보고 간 것이 아니라 우연히 발견한 것이지만, 아마 인터넷을 찾아보면 언제 유람선이 다니는 지 시간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왕 생 마르탱 운하를 가실 때는 유람선 운행 시간을 맞춰서 가시면 제가 봤던 재미있는 장면을 보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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