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6. 18. 10:24ㆍ외국여행/2019.02~03 - 프랑스 독일 26일
카를스루에 도시 소개 및 관광 일정
2019년 유럽여행의 마지막 도시인 프랑크푸르트 가기 전 카를스루에에 2박3일 간 머물렀습니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길목이면서 제가 가고자 했던 하이델베르크와 슈투트가르트도 1시간 거이에 있는 교통이 편리한 위치에 있는 도시인데요. 하지만 주변에 있는 도시에 비해서 관광지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 저도 이번 여행준비를 하면서 처음알게 되었습니다.
카를스루에(Karlsruhe)는 프랑스와 독일의 접경지역에 있는 독일의 인구 30만명의 중규모 도시인데요, 관광보다는 산업과 교육으로 더 유명한 도시라고 합니다. 카를스루에 공과대학(KIT)는 독일의 최고 명문 공대로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하네요.
그렇다고 카를스루에가 관광으로 아주 별볼인 없는 도시는 아니고, 1715에 건설된 카를스루에 성이 도시의 상징물로, 인터넷에 검색해보면 대부분 이 건물을 상공에서 비춘 모습을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사진을 보면 특히 카를스루에 성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펼쳐진 듯한 기하학적인 구조의 도시구조가 눈에 띄는데, 이러한 모습이 부채처럼 보인다고 해서 부채 도시(Fächerstadt) 라는 별명이 있다고 합니다. 이러한 도시 구조는 카를 빌헬름 두얼라흐(Karl Wilhelm Durlach) 후작이 1715년에 카를스루에 성을 만들면서 함께 기획한 모습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계획도시의 형태로 체계적으로 만들어진 덕분에 19세기 후반 독일이 제후국을 통합한 독일 제국으로 합쳐지기 전까지 100여 년간 바덴 대공국의 수도 역할을 해왔습니다.
카를스루에는 하루동안 시내 명소들을 다녀보았습니다.
오전에는 카를스루에 궁전과 정원을 둘러보았고, 점심식사를 햄버거로 간단하게 한 후,
오후에는 ZKM이라는 카를스루에의 유명한 미디어아트센터에서 여러 재미있는 전시를 감상했습니다.
그리고 저녁에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버스를 타기까지 남는 시간은 카를스루에 동물원과 시내 동쪽의 옛 도축장 시설을 개조한 문화거리를 간단하게 둘러보는 것으로 일정을 마무리했는데요.
한나절 돌아본 느낌으로는 아주 멋있는 관광지가 있다거나, 번화한 시내가 있다든가 하지는 않아서 약간 심심한 듯 했지만, 공원이 많고 전체적으로 정돈된 듯한 느낌이 들어 살기에는 좋은 곳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카를스루에 궁전의 탑에서 보는 시내 전경은 카를스루에 특유의 기하학적 시내 모습을 볼 수 있는 점에서 구경해볼 만하다 생각되었고, 특히 ZKM 미디어아트센터는 개인적으로 기대했던 곳인데 생각보다도 더 좋았는데, 미디어 아트라는 점에서 미술에 큰 관심없는 분이라도 재미있게 구경할 수 있어서 추천하고 싶네요.
카를스루에 성 소개
카를스루에 성(Scholss Karlsruhe)은 위에서 소개했듯이 카를 빌헬름 두얼라흐(Karl Wilhelm Durlach) 후작이 1715년에 세운 바로크 양식의 성입니다. 지어진 시기가 시기이다 보니 베르사유 궁이나 쇤부른 궁과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지는데, 왕의 궁전이 아니라 후작의 궁이다 보니 규모는 훨씬 소박한 편입니다.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기하학적인 도로의 배치와 궁 뒷편의 드넓은 정원으로 꽤 근사하게 보이는 게 특징이죠.
카를스루에 궁은 현재는 바덴 주립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고, 궁의 부속시설인 탑은 42미터 높이로 아주 높지는 않지만 카를스루에 궁 정원과 시내의 모습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바덴지역의 문화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서 규모에 비해서 볼거리가 다양했습니다.
- 카를스루에 성 방문정보 -
- 영업시간 : 10:00~17:00,18:00(금,토,일) (월요일, 12/24일, 12/31일 휴무)
- 입장료 : 상설전시 5유로(바덴 고고학 전시 포함 12유로) / 탑 4유로
(카를스루에 관광패스 소지 시 1회 입장 무료)
(매주 금요일 오후 2시~6시까지 무료 입장)
- 가는 방법
카를스루에 중앙역 앞에 있는 'Hbf, VorPlatz' 트램 정류장에서 서쪽방향으로 4번 노선 트램을 타고 7개 정류장 후 'MarktPlatz' 정류장에서 하차 후 북쪽으로 향하면 약 500m 거리에 성이 보입니다.
- 공식 웹사이트
https://www.landesmuseum.de/en/
- 프랑스 독일 여행 포스팅 목록 -
숙소에서 성까지
카를스루에 역 플랫폼.
카를스루에가 철도 교통 중심지다보니 역이 꽤 큰 편입니다. 하이델베르크에서 타고 온 이 기차는 명색은 기차인데 별도 지정좌석없이 내부는 지하철처럼 마주보고 앉는 의자형태라 잘못탔나 어리둥절했네요 ㅎㅎ
숙소는 역 맞은 편에 3분 거리에 있는 Hotel Avisa라는 곳에서 머물렀습니다. 아주 만족스럽거나, 특별히 불편한 점은 없던 전체적으로 모나지 않은 무난한 숙소로 기억에 남네요.
카를스루에 역 맞은 편에 관광안내소가 있습니다. 카를스루에도 주요 관광지와 대중교통을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는 관광카드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무료 대중교통 기능이 없는 것은 16.5유로, 있는 것은 22.5유로라 대중교통을 3번 이용할 때부터 이득이 됩니다. (카를스루에 대중교통은 1회 2.1유로, 1일권이 6.7유로 입니다.)
트램선로에는 하나의 노선만 다니는 게 아니라 버스처럼 여러 노선이 번갈아가며 도착하니, 전광판을 보고 타려는 노선을 확인하고 타셔야 합니다, 이제 궁전으로 출발해보죠~
궁전 앞
트램에서 내려서 북쪽으로 향하면 이윽고 탁 트인 앞뜰과 궁전의 모습이 펼쳐집니다.
아직 수목이 우거지기 전이지만, 모처럼 파란 하늘을 보게되어서 상쾌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궁전 앞에서 시가지 방향으로 뒤돌아보니 탁트인 앞뜰과 시가지 전경이 시원하게 보입니다.
궁전 내부로 들어가면 매표소가 있습니다. 왼편은 고대 전시관, 정면은 중세 및 근현대 전시관으로 올라가는 길, 오른 편은 기념품 매장입니다. 궁전 내부는 박물관으로 완전히 개조되서 그런지 궁전 특유의 호화로운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습니다.
고대 전시관
고대 전시관은 고대 이집트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역사책에서 많이 봐왔던 양식의 조각과 도기, 장식품들이 많이 전시되어있었습니다. 이런 물건들은 얼마나 쏟아져나왔으면 루브르 박물관이나 대영 박물관 말고 이런 작은 곳까지 흘러들어 왔는지 신기하네요. 그냥 구색만 갖춰놨다기에는 상당히 많은 고대 전시품이 있어서 놀랐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유물들을 직접 눈으로 보니 색다른 기분이 납니다.
중,근세 전시관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 전시관에는 주로 기독교 문화, 그리고 주택 건축에 대한 전시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기독교 관련된 미술, 특히 조각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구요.
카를스루에와 라인 강을 사이에 두고 붙어있는 프랑스의 알자스 지방도 위와 같은 반목조 건물들을 많이 볼 수 있었죠. 현재 카를스루에는 근대에 새로 지어져서 위와 같은 양식의 건물은 보기가 힘든데, 예전에는 알자스 지방과 이어져 있어서 거의 비슷한 문화를 공유한 듯 합니다.
르네상스 시대의 무식하게 큰 열쇠와 미술도구 등 아기자기한 물건들도 있습니다.
한편 한 전시관은 타 유럽지역이나 동양 등 타 지역의 미술품이나 장식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글로벌 문화 전시관도 있습니다. 약간 꼽사리 같아 보이지만, 난잡하지 않게 구성되어 있어서 눈요기하기에는 좋습니다.
카를스루에 탑
카를스루에 탑으로 가는 입구는 통로 사이에 작게 나있어서 일부러 찾아가려면 좀 헤맬 수도 있겠습니다.
옛 건물에 지어진 탑이라 당연히 엘리베이터는 없어서 뱅글뱅글 나있는 계단을 계속 올라가야 합니다.
마지막 둥글게 나선형으로 난 계단을 올라가면 드디어 탑 위 전망대로 나가게 됩니다.
전망대에서 시가지 정면을 바라본 모습인데, 완전히 상공에서 보는 만큼은 아니지만, 궁을 주변으로 가지런히 펼쳐진 모습이 눈에 잘 들어옵니다.
시내 뒷편으로는 이렇게 독일 풍의 기하학적인 길이 나있는 정원의 모습이 내려다 보입니다.
카를스루에 탑에서 바라본 시내 전경 파노라마 사진
근현대 전시관
중앙 홀에 테이블이 있는데, 카를스루에 궁전이 지어질 당시의 조감도 모형이 놓여있습니다. 궁전을 중심으로 360도로 길이 나있는데 무려 32개의 길이 있다고 합니다. 뒷편으로는 공원과 숲이라 차가 다닐 수 있는 실질적인 도로는 절반 정도 되는 듯 합니다.
탑 입구로 가는 길에 200년 간 카를스루에를 비롯한 남서 독일을 다스렸던 바덴 공국의 가문의 귀족문화를 엿볼 수 있는 전시관이 있습니다. 카를스루에 궁에 있는 박물관 치고 귀족 문화와 관련된 전시는 비중이 낮은 편이였습니다.
전시관 마지막을 장식하는 근현대관은 넓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데, 1800~1900년대의 생활상이나 문물을 다양하게 담고 있습니다. 주택이나 잡화상을 재현한 세트도 구경할 수 있었고요.
카를스루에 궁전의 그림이 프린팅된 아주 고급스러운 찻잔도 있군요.
현대로 오게되면 1,2차 세계대전을 통해 폐허가 된 모습도 일부나마 보여주고 있고, 세계대전 이후 60~80년대의 각종 미디어와 대중문화의 발달까지 흔히 말하는 레트로로 통하는 시대의 문물도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저 프리즘을 상징하는 듯한 앨범커버는 전설적인 록 밴드, 핑크 플로이드의 1973년 작, Dark side of the moon의 앨범커버입니다. 워낙 유명한 이미지라 핑크 플로이드 노래는 몰라도 저 앨범커버는 인터넷에서 봤던 기억이 납니다.
고대부터 바로 30-40년 전 현대까지 인류의 역사를 압축적으로 볼 수 있어서 전시 규모에 비해서도 더 많이 구경한 듯한 느낌이 들고, 전시물이 다양해서 지루하지 않아서 재미있게 잘 구경했습니다. 다만 한 두가지 주제를 심도있게 파고드는 형태는 아닌지라 전문적인 정도는 낮지만, 일반인이 가볍게 역사를 이해해보기에는 괜찮은 구성이였던 것 같습니다.
카를스루에 궁전 정원
궁전 겸 박물관을 나와서 뒷편으로 가면 잔디와 숲이 있는 정원이 펼쳐져 있는데, 아직 쌀쌀한 날씨지만 날씨가 화창해서 산책 및 소풍나온 사람들이 꽤 보였습니다.
궁전 앞의 정원은 베르사유 궁전같이 대칭적이고 인위적인 형태라면, 궁전 뒷편의 정원은 꾸민 듯 안꾸민 듯한 자연스러운 경관을 보여주는 18~19세기 영국 등에서 유행했던 정원 양식인 듯 합니다. 잘 가꿔진 잔디밭이 넓어서, 봄 가을에 놀러오기 좋아보입니다.
정원 깊숙히 들어가니 이런 작은 철로와 승강장이 보이는데, 공원을 한 바퀴 도는 관광용 열차 트랙입니다.
올림픽공원이나 서울대공원에 있는 코끼리열차 같은 개념이죠. 기차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걸 보니 성수기에만 운행하나 봅니다.
한편 정원의 남서쪽으로 가면 벽이 보이는데, 벽 사이로 난 통로를 지나면, 아까의 정원과는 사뭇 다른 조금 고전적인 형태의 정원이 나타납니다. 이곳은 카를스루에 식물 정원(Botanical Garden)인데, 1808년에 지어진 오랜 역사를 자랑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클래식한 스타일의 건축물이 눈에 띄는데요. 레스토랑으로 쓰이기도 하고, 특히 온실정원이 위치해 있습니다.
봄꽃들이 이제 막 피어올라 있어서 여행 막바지에 이르러서 드디어 봄 다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온실은 시간관계 상 들어가보지는 않았지만, 온실 바깥의 정원만으로도 봄 분위기를 충분히 즐길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런 날씨는 거의 3주 전 여행 맨 처음 2-3일 빼놓고는 구경할 수 없었다 보니,
유럽 사람들이 왜 해가 쨍한 날에 특히 햇볕쬐러 나오길 좋아하는 지 알겠더라구요. 모처럼 맑아진 하늘 덕분에 카를스루에는 아주 대단한 명소가 없더라도 기분좋게 돌아다녔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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