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8. 29. 12:42ㆍ외국여행/2019.02~03 - 프랑스 독일 26일
소 개
아키텐 박물관(Musée d'Aquitaine)은 보르도가 속한 프랑스 남서부 지방인 아키텐 지역의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긴 역사를 총 망라한 박물관입니다. 한 개 지역의 박물관임에도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처럼 다양한 전시물 구색과 규모를 갖추고 있고, 단순한 유물 전시 외에도 근대 보르도의 모습을 재현한 세트 및 모형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있어서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아프리카 방면 무역으로 번성한 항구도시로서의 보르도의 역사를 반영하여 아프리카 및 오세아니아 지역의 내용도 다루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르도와 아키텐 지역의 역사를 짧은 시간동안 이해하기 좋은 곳이라 보르도 방문하시는 분들께 주요 코스를 돌고 난 이후에 시간이 된다면 방문을 추천드리고 싶은 곳입니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5유로이며, 단체, 대학생 등 할인요금은 3유로입니다.
아키텐 박물관은 트램 B 노선 'Musée d'Aquitaine'(뮈제 다키텐) 정류장 바로 앞에 위치해있습니다.
또는 보르도 대성당(생 앙드레 대성당)에서 남쪽으로 100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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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 홀은 굉장히 넓은데 꼭 그리스, 로마시대 건물을 보는 듯 고전적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전시관은 대체로 직선으로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둘러볼 수 있는 동선인데, 중간중간 시대가 바뀔 때마다 위의 홀로 빠질 수 있는 문이 있어서 은근히 엉뚱한 곳을 먼저 들어가기 쉽더라구요.
저도 모르게 중세시대부터 로마시대까지 거꾸로 시대를 거슬러가면서 구경해버렸네요.
선사 전시관
아키텐 박물관에는 선사시대 유물도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었는데요.
이 지역에 선사시대 유물이 많이 출토되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보르도 인근의 Lacoste(라코스트)지역에 갈리아인 살던 거주지를 대대적으로 발굴한 과정도 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이 지역이 선사인들이 많이 살았던 곳임을 알 수 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로는 세계사 책의 가장 처음을 장식하는 라스코 동굴벽화가 있는 라스코 동굴이 바로 이 아키텐 지역에 있었습니다. 라스코 동굴은 보르도보다 좀 더 내륙에 있는 몽티냑(Montignac)이라는 마을에 있는데 방문객이 너무 많아서 훼손 우려때문에 근처 동굴에 거의 똑같이 벽화를 모조해 만들어서 그곳에서만 감상할 수 있다고 하죠.
고대-중세 전시관
고대-중세시대 전시관은 선사시대나 근대 전시관보다는 조금 심심한 느낌이였지만
그래도 꽤 많은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전시된 많은 유물이 건축에 사용된 돌로된 조각들이 많아서 다른 전시관보다 유난히 더 묵직한 느낌이 드는 곳이였습니다.
위의 길다란 병은 설명을 보니 와인 보관에 쓰던 것인 듯 보입니다.
그리고 위의 오른쪽 기하학적 무늬의 돌조각은 와당같은 것이 아니고, 성당 상단 벽면에 스테인드 글라스를 끼워넣는 동그란 부분이라고 합니다. 저 부분은 거의 꼭대기에 있어서 크기가 짐작이 잘 안갔는데, 이렇게 보니 사람 키보다도 큰 거대한 조각을 일일이 손으로 깎은다음 높은 곳까지 실어올렸다는 게 너무 대단하다고 느껴지네요.
근현대 전시관
근대시대는 보르도의 황금기였던 만큼 근현대 전시관은 다른 시대보다 다양한 유물과 모형, 세트와 함께 보르도의 화려했던 시절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와인 뿐만 아니라 무역으로도 상당히 번성했던 곳임을 알 수 있었네요.
특히 항구도시로서 번성한 점을 살려서 다양한 배 모형과 무역과 관련된 사료들을 많이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아키텐 박물관에 있는 중요 전시물로 르네상스 시기의 철학자인 미셸 드 몽테뉴(Michel de Montaigne)의 위령비가 있습니다. 원래 몽테뉴가 사망한 1593년에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복원작업을 거쳐 현재 아키텐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었습니다.
넓은 전시관 통로로 나오면 푸른색 벽면에 각종 조각, 그림과 함께 근사한 배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고급스럽고 고풍스러운 르세상스 시대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대항해시대부터 산업혁명시기까지 바다를 누빈 다양한 배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대항해시대 게임할 때 보던 익숙한 모습의 배들을 모형으로나마 실물로 볼 수 있어서 신기합니다.
그리고 보르도를 통한 인구이동 경로와 옛 무역관련 장표. 각종 상품 광고 포스터와
19세기의 식료품점, 카페 등의 모습을 세트로 재현해놓아서 산업화시대 때 모습을 좀 더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아프리카 민속품과 아프리카인들에 대한 전시가 마련되어 있었는데,
그 이유는 보르도가 근대에 흑인 노예를 수출하는 프랑스 최대의 기지였다고 합니다.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약 130만명의 흑인 노예를 아메리카 지역으로 보냈다고 하는데, 그러한 어두운 역사를 숨기지 않고 자성적 차원에서 마련한 듯 보였습니다.
독일의 홀로코스트라든가 일제시대의 학살 등 현대에 일어난 사건은 할아버지,할머니 세대와 직접 연결되어 있어 책이나 TV를 통해 많이 접하고 있고, 독일은 잘 반성하고 있더라, 일본은 반성의 기미가 없더라 그런 내용은 대부분 알고 있지만,
흑인 노예 및 수탈은 좀 더 이전시대라 지금이랑은 별 상관없는 옛날얘기로만 생각되었는데
이렇게 박물관을 통해 노예 무역에 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새로운 사실을 알 수 있어서 유익했습니다.
박물관 구경 일정 이후에 시티투어 버스 시간에 맞춰 관광안내소 앞으로 가야해서 한 시간 정도 급하게 휙휙 둘러보고 나오느라 근현대 전시관은 천천히 살펴보지 못한 것이 좀 아쉽긴 했습니다만, 이렇게라도 시간을 쪼개서 전 시대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었던 점에서는 찾아간 보람이 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이제 다음으로는 보르도 시내를 버스로 둘러보는 시티투어 버스 탑승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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