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2. 6. 00:14ㆍ외국여행/2019.02~03 - 프랑스 독일 26일
기차 박물관 소개
뮐루즈 기차 박물관, 시테 뒤 트랭(Cité du Train)은 프랑스의 철도공사 SNCF에서 운영하는 프랑스의 대표 철도 박물관이자 유럽에서 가장 큰 철도 박물관입니다.
철도 박물관은 거대한 열차들을 전시할만한 부지 마련이 어렵고, 또 그러한 열차 대부분이 국영, 공영 기업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대부분 기존 철도부지 근처에 지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철도 박물관은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있는데,
우리나라에서 코레일이 운영하는 철도 박물관도 서울에서 다소 떨어진 의왕에 있구요.
그런데 프랑스의 기차 박물관은 서울에서 조금 떨어진 정도가 아니라 파리에서 500km나 떨어진 독일과 스위스 국경쯤에 있는데, 뮐루즈 시에서 철도 박물관을 만들 수 있게 토지를 제공해서 현재의 위치에 자리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뮐루즈 기차 박물관에는 1844년의 증기기관차부터 2013년 TGV까지 시대별 기차 실물, 약 220여대 차량을 보유하고 있어 프랑스 철도의 성지와 같은 곳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철도 박물관은 크게 세 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되어있는데요.
1. 철도 무대의 여정 (Parcours Spectable, 파쿠르 스펙타클)
어두운 실내 안에 조명과 세트형식으로 꾸며진 전시관으로, 열차 내부도 당시 분위기로 연출되어 있어, 빈티지한 열차의 모습 뿐만 아니라 1800~1900년대의 기차 문화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2. 철도의 역사 플랫폼 (Les Quais l'histoire, 레 케 리스투아르)
1844년, 철도의 태동기부터 현대까지 철도의 변천사를 감상할 수 있는 기차 박물관의 가장 큰 전시관입니다.
옛 열차 뿐만 아니라 기차 관련 소품들과 고퀄리티 미니어처, 기관이나 제어 시스템 등 다양한 철도 분야의 전시로 즐거운 곳입니다.
3. 철도 파노라마 (Le Panorama Ferroviaire, 르 파노라마 페로비에흐)
야외 전시관으로 세트장 분위기의 기차시설들과 열차가 어우러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바로 옆에 트램과 기차가 다니고 있어 철도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뮐루즈는 생소한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도시이지만, 의외로 프랑스 여행에서 인기 관광지인 콜마르(Colmar)에서 기차로 20~30분이면 갈 수 있어서 아기자기한 마을과는 다른 근대의 유산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뮐루즈 기차 박물관은 뮐루즈 기차역 또는 시내 중심가에서 트램 3호선 또는 Tram-Train이라는 노선을 타고 Musée(뮈제)역에서 하차한 다음 도보 5분 거리에 위치해있습니다.
- 오픈시간 : 10~17시(1~3월, 11월~12월) / 10~18시(4~10월)
- 휴무일 : 12월 25일 (그외 요일 상관없이 오픈)
- 입장료 : 13유로 (성인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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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가는 길
시내에서 트램 3호선을 타고 Musée(뮈제)역에서 내립니다. 뮐루즈 트램의 특징은 시내구간은 도로에 홈만 파인 트램노선 위를 달리다가, 시 외곽부터는 일반 철도같은 돌이 깔린 철도 위를 달립니다. 그래서 이 구간을 달리는 트램 3호선과 거의 나란히 달리다가 이 박물관역 이후로 교외까지 더 멀리 운행하는 뮐루즈의 트램노선을 트램-트레인(Tram-Train)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렇게 트램노선을 기차노선에 접속시켜서 결합해서 운영하는 형태를 멀지 않은 독일의 카를스루에(Karlsruhe)에서 처음 적용되어서 카를스루에 모델이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주변이 너무 한산해서 잘못 내렸나 싶지만 제대로 내린 것이 맞습니다.
트램 내부는 신식으로 깔끔한 모습인데, 행선지 표시는 의외로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전광판 형식으로 되어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트램 도착시각을 알려주는 화면인데,
트램 노선인데도 전형적인 프랑스 철도역 스타일로 생겼습니다. 위에 로고도 철도 공사인 SNCF로 되어있네요.
이게 트램역인지 기차역인지 아직도 헷갈리네요ㅎ
기차 박물관 외관은 알록달록한 골판지 상자 형태로 생겨서 눈에 아주 잘 띕니다.
다소 투박한 외관과 달리 입구와 매표소는 깔끔한 외관을 하고 있네요. 뒷편으로는 기념품 가게가 있습니다.
기념품 매장은 당연하게도 철도와 기차와 관련된 도서나 모형, 장난감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티셔츠나 컵 등 생각보다 여러 종류의 오리지널 상품들도 보였습니다. 모형은 장난감 수준이 아닌 실제모습을 잘 재현해놓은 것은 가격이 무려 500유로에 육박하는!! 그냥 눈으로 구경하는 데 만족해야했습니다ㅎㅎ
철도 무대의 여정(Le Parcours Spectacle)
처음 전시관 안으로 들어가면 광활한 차량기지 안에 열차들이 펼쳐져 있어 멋지기 그지없습니다.
특히 어두운 공간 안에 열차들이 조명을 받아서 그런지 연극 무대 속 주인공 같아 더 분위기가 살아있습니다.
얼핏보면 중구난방으로 전시된 것 같지만, 일자로 따라가면서 구경할 수 있게 화살표로 동선이 안내되어 있습니다.
이 첫번째 전시관은 각 열차들의 외관 뿐만 아니라 열차 내부와 주변 풍경을 세트처럼 구성해서 영화나 애니메이션 속의 100~200년 전의 기차풍경을 구경해볼 수 있었습니다.
나무와 철제로 꾸며진 투박한 기차 내부 인테리어가 일제 강점기 시대의 기차모습과 비슷한 분위기가 납니다.
가장 안쪽에는 여객기차 뿐만 아니라 화물기차나 군수송용 기차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작게나마 꾸며놓은 기차역 주변의 모습. 열차 안에는 1차세계대전 쯤 전쟁터로 나가는 듯한 프랑스 군인 복장을 한 인형이 자리에 앉아있습니다. 독일과 접경지역으로 가는 알자스-로렌 지역을 다닌 기차인 듯 합니다.
기차 박물관에서 눈에 띄는 열차가 바로 파리 지하철 열차입니다.
파리 지하철이 1900년에 개통했는데, 1900년대 초의 파리 지하철 초기 모델 실내모습을 직접 안에 들어가 구경할 수 있습니다. 기차는 그나마 영화나 게임 등을 통해서 옛 모습을 볼 수 있지만, 지하철은 이렇게 백 년 전 모습을 본 적이 전혀 없어서, 지금과는 완전히 다르게 생긴 지하철 내부의 모습이 정말로 신기했습니다.
내부에는 TV가 달려있어 옛 시절의 파리 지하철 풍경이 담긴 영상도 있구요. 시대가 흘렀어도 지하철역 내부는 지금 파리 지하철의 모습과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네요.
지하철 내부는 나무로 된 의자가 놓여있어 지금보다 좀 더 빈티지한 느낌이 강해 보입니다.
오래되어 색이 누렇게 바랜 노선도는 세월의 흔적이 보이나, 현재 파리 지하철과 사실 노선 형태나 역들은 차이가 없어 보여서 거의 100년 전에 이미 파리 지하철의 기본 골격이 만들어져 있는 게 실감이 됩니다.
전시관의 마지막은 유럽대륙횡단 열차입니다. 긴 통로를 따라 좌우로 열차 내부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평범한 서민들이 이용하던 2등석은 삶의 애환이 느껴지는 듯 하고, 부유층이 이용하던 고급스러운 1등석은 요즘 열차보다도 더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인물을 표현한 인형이 복식에 비해서 얼굴을 너무 대충 만든 듯 한데, 어설프게 사실적이 않아서 그런지 뭔가 프랑스만의 갬성이 아닌가 싶기도ㅎㅎ
기차의 역사 플랫폼 (Les Quais de l'Histoire)
두 번째 전시관인 기차의 역사 플랫폼은 처음 전시관과는 대조적으로 기차 정비소인 듯한 채광이 되는 밝은 실내 건물에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기차들이 많이 있어서인지 유난히 더 기름 냄새가 진하게 풍겨옵니다.
역사관의 입구 부분에는 철도 모형과 철도 테마의 예술작품, 그리고 관련된 작은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벽면에는 커다랗게 프랑스 철도 지도가 그려진 타일을 볼 수 있습니다.
북부는 노선이 바글바글한 반면, 남부로 올수록 듬성듬성한 게 우리나라랑 어떻게 보면 비슷하네요.
철도 역사관은 열차 뿐만 아니라 철도기술의 발전도 조명하고 있습니다. 철도 기술에 대해서 아는 건 별로 없지만, 옛날의 철도는 상당히 기계적이고 아날로그 적인 제어방법을 사용하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현황판은 선로 분기 제어기인 듯 한데, 각 분기기별로 스위치를 조작하여 진로를 바꾸고 현황판으로 보여주는 방식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1868년의 3등석 열차의 모습. 철도의 완전 초창기 시절이라 그런지 거의 짐칸에 의자만 놔둔 듯한 모습이 참 너무하다 싶으면서도, 저 시절에는 타는 것만 해도 어디였을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시간이 흐르며 비슷비슷한 디자인으로 수렴하는 현대의 철도와 다르게, 1800년대의 철도는 네모난 것, 동그란 것, 철제, 목제 열차 등 다양한 형태의 것들이 많아 실제 기차임에도 불구하고 미니어처를 보는 것 같은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
옛 철도의 조종간과 운행제어 패널. 카페객차 같은 못쓰는 옛 열차에 들어갔을 때 봤던 모습 같습니다.
철도와 자동차가 대결을 펼쳤다는 1932년의 대결.
뮐루즈에 자동차 박물관도 있어서 두 박물관이 조인해서 만든 코너인 듯 합니다ㅎㅎ
1900년대로 들어오면서 조금씩 현대적인 모습으로 기차의 외관이 진화해가는 것이 보입니다.
옛날 석탄을 때서 동력얻던 시대의 기관차의 동력흐름을 선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좀처럼 볼 수 없는 열차 하부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반지하 형태로 길에 통로를 내놨습니다.
기계 좋아하는 분들은 좀 더 신기하게 보실 수 있으실 듯~
중간에 보이는 밀리터리스러운 곳은 2차세계대전 시기의 철도의 역할에 대해 소개되어 있는 곳이였습니다.
1940~50년대 기차의 객실과 화장실의 모습. 객실은 여전히 가죽 소파와 나무 테이블의 고전적인 모습인 데 반해, 화장실은 현대 호텔 느낌의 신식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60~70년대의 프랑스 기차. 이제 요즘의 기차 스타일과 거의 유사해져 갑니다.
2007년 기차로 세계최고속도 기록인 시속 574.8km을 세운 프랑스 철도차량 제작사인 알스톰(Alstom)과 철도 운영공사(SNCF)의 시험운전의 테스트 기록이 나와있습니다.
테스트를 한 구간과 속도 그래프가 나와있으며, 최고속도를 기념하기 위해 아래에 관계자들의 사인이 적혀있습니다.
천막 안으로 들어가보니 2007년 최고속도 기록을 세웠던 당시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역사관의 맨 마지막에는 보너스로 열차 미니어처와 디오라마가 있습니다.
사실적인 것과 토블론 초콜릿 로고를 새겨놓은 것까지 아기자기한 미니어처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산악지역에 있을법한 철도마을은 철도 주변의 마을 분위기와 철도 차량기지, 화물터미널 등 다양한 철도 관련 시설을 디테일하게 재현해놓은 퀄리티가 대단했습니다. 규모도 엄청나서 하나하나 감탄하면서 구경했습니다.
여기에 있는 미니어처와 디오라마는 알자스 지역의 철도 미니어처 제작 동호회인 RAMCAS에서 제작한 것이라고 합니다. 미니어처 관 옆에는 미니어처를 만들어볼 수 있는 워크샵도 열리는 듯 합니다.
철도 파노라마 (Le Panorama Ferroviaire)
철도 파노라마, 야외 전시관은 기차 플랫폼의 모형과 비교적 현대까지 사용되었던 열차들의 모습, 그리고 차고에 넣기 위해 회전시설 등 여러가지 철도 관련 시설을 구경할 수 있고, 성수기에는 어린이용 꼬마열차도 운행한다고 합니다.
다양한 모습의 열차들. 파리에서 외곽으로 가는 RER 열차 등 교외열차인것 같기도 합니다.
제어기로 방향을 틀어서 여러 각도로 차고지로 밀어넣는 회전설비도 구경할 수 있구요.
철도 부지에 자리잡은 박물관이라 실제 철도와 제가 탔던 트램이 바로 박물관 옆을 지나가고 있습니다.
약 2시간의 철도 박물관 구경을 마쳤는데요. 일단 규모도 규모고 다양한 생김새의 옛 열차의 실물이 잘 보존되어 있는 것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열차의 모습이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변화해가며 지금의 모습으로 되는 과정이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근대 역사에서 사실 빠질 수 없는 테크놀로지가 바로 철도인데, 전시하기 너무 크기가 크다보니 막상 철도의 역사를 체험해보기는 쉽지 않은데, 이번에 프랑스 여행하면서 마침 제가 가는 동선에 이런 좋은 박물관이 있어서 진귀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기차 박물관 다음 코스로는 뮐루즈의 또 하나의 대표적인 박물관인 자동차 박물관(Cité de l'Automobile)을 가봅니다.
여기도 기대해도 좋은, 특히 수많은 자동차의 향연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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